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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字로 보는 世上] 문전작라(門前雀羅)

배 해 주
수필가

안진우 기자 / 894호입력 : 2020년 04월 05일
문 門 앞 前 참새 雀 그물 (벌릴) 羅
부와 권력이 쇠락하자 사람은 찾아오지 않고 새들만 찾아와서 그물을 칠 정도이다. 세력이 몰락한 집안의 풍경을 말해준다. 또 집안이 쓸쓸하고 한산한 상태를 가르치기도 한다. 사기의 급정열전(汲鄭列傳)에 실려 있다.
한 나라 무제 때, 높은 벼슬을 한 급암(汲黯)과 정당시(鄭當時)는 모두 의리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으로서 찾아오는 손님들을 극진히 대우했다. 늘 겸손했으며 귀천을 가리지 않고 사람들을 대한 것이다. 그러나 두 사람의 관직은 변화가 심했다. 급암은 매사에 직언하다가 무제의 미움을 사 면직되기도 했으며, 정당시 역시 연좌제에 걸려 평민이 되었다가 나중에 여남군 태수로 끝을 맺었다. 이 두 사람이 벼슬자리에 물러나자, 평소에 많던 빈객들이 다 흩어지고 찾아오지 않았다.
적공(翟公)도 벼슬에 있을 때는 문 앞에 빈객이 득실거렸지만, 벼슬을 그만두자 빈객들이 뚝 끊어졌다. 그러다 적공이 다시 벼슬을 하자 예전처럼 빈객들이 모여들었다.
이를 본 적공은 문 앞에다 크게 써 붙여 놓았다.
“한번 죽고 한번 사는 데서 서로 사귀는 정을 알고, 한번 가난하고 한번 부자가 되는 데서 서로 사귀는 실태를 알며, 한번 귀하고 한번 천하게 되는 데서 서로 사귀는 정이 나타난다. 이 얼마나 슬픈 일이던가”
문전작라(門前雀羅)의 현상은 특히 권력자와 관련되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높고 힘 있는 자리에 있을 때는 문전성시를 이루다가 그 권력이 없어지거나 줄어들면 언제 그랬냐는 듯 걸음을 멀리한다. 물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후자는 자리를 보고 맺은 정이거나 인연이 아니라 그 사람의 됨됨이를 보고 인연을 맺으면 언제나 그 사람 집은 문전성시(門前成市)를 이룬다. 또 혹자는 옛사람과 맺은 인연을 소중히 하여 모두가 그 곁을 떠나가도 홀로 그 곁을 지키는 절개를 보이기도 한다. 어떤 경우가 잘된 것이고 어떤 경우가 못된 것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금도 혹자는 권력자의 편에 있으나 때로는 권력자의 잘못을 직언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그 사람은 권력자의 추종 세력으로부터 뭇매를 맞는다. 심지어는 협박까지도 한다. 그래도 그 길을 마다하지 않는 이가 바로 충신이고 참 인간이리라. 그리고 지금은 몰락한 권력자로 낙인찍혀 당신 아니면 안 된다던 많은 사람이 그 곁을 떠나가도 지난날 의리와 인연으로 누가 뭐라든 그를 따르고 돌봐주는 인물도 있다. 살아있는 권력자의 편에 있으면서 권력자의 잘못을 충언하는 사람, 쇠락한 지난 권력자를 끝까지 믿고 따르는 사람, 바로 이런 분류의 사람들 때문에 세상은 변하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닐까?
세상사 어려울 때 친구가 친구이듯이 권력도 크게 다르지 않다. 권력의 정점에 있을 때가 아니라 권력이 쇠하였을 때 찾는 그런 사람이 필요한 것은, 바로 지금이 어려운 시절이기 때문이다.
난세가 영웅을 만들고 어려운 계절이 충신을 만들어 낼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기대한다. 권력의 정점에 있든 쇠락한 자리에 있든 많은 사람이 그를 존경하고 그의 집 앞은 언제나 문전성시를 이루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런 일들이 일어나면 분명히 경제가 살아나고 문화가 융성해지는 사람 사는 세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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