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4-05-31 18:35:43

제1회 세명일보 신춘문예 우수작


세명일보 기자 / 입력 : 2018년 06월 04일

▣ 수필 부문




당선소감 - 박 석 원

손자와의 일상 중 한 장면으로 세명일보에서 시행한 신춘문예에 당선되고 보니 초등학교 때 선생님께 처음 칭찬받은 것처럼 즐겁고 기쁘다.
당초 응모는 생각지도 않았는데 사무실에 가끔 들르시는 중학교 은사님께서 권하셔서 응모한 것이 좋은 결과를 얻게 되어 은사님은 물론 행사를 마련한 세명일보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졸필을 뽑아 준 데에는 좀 더 공부하고 노력해서 좋은 작가가 되라는 격려의 의미가 가장 크리라고 여긴다.
이것을 기화로 좋은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다시 한 번 세명일보와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세명일보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


당선작 - 무한 A/S

“할아버지, 공 사 주세요.”
“오냐, 사러 가자.” 우리 나이로 4살, 31개월 난 외손자 지호의 뜬금없는 부탁에 자동으로 대답을 한 뒤, 외출 준비를 하고 나오는 뒤에서 “아빠, 지호 자동차 장난감은 많이 있으니 자동차 장난감은 사지 마세요” 하는 딸아이의 말을 들으면서도 “지호가 사고 싶어 하면 사 줘야지” 하는 마음을 내심 먹고 가까운 곳에 있는 대형 마트에 갔다. 장난감 코너로 가는 중에 좀 더 큰 아이들이 사서 들고 오는 로봇에는 일절 관심을 보이지 않던 지호는, 장난감 코너에 가서는 공 얘기는 언제 했느냐는 듯이 자동차에만 관심을 보이면서 “할아버지, 노란 버스 사 주세요” 라고 한다.
“오냐” 하고 둘러보니 지호가 바로 집어든 노란 버스는 7만 원이나 하는 다소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하여 3만 원대의 다른 버스를 보여주면서 “이 장난감은 어때?” 하고 물으니 말없이 그러자고 한다. 돌아서 오려고 하다가 괜히 마음이 안쓰러워 다시 두 장난감을 보여 주면서 고르라고 하니 처음 집어든 7만 원짜리 버스를 고르기에 큰 맘 먹고 샀다.
“얼마나 이 장난감이 마음에 들었으면 이럴까” 하는 생각에 눈 질끈 감고 할애비 노릇 한 번 제대로 해 준 셈 쳤다.
이 일이 있기 2주 전, 다른 마트에서 지호가 처음에 이 장난감을 고른 것을 보다 싼 다른 장난감으로 샀던 적이 있었는데, 외손자는 기어이 이 장난감이 갖고 싶었는지 평소 잘 찾지도 않던 공을 사 달라는 핑계로 마트에 와서는 대뜸 이 장난감을 고른 것이, 그때 사고 싶었던 것이 마음에 남아 있었나 보다. 그러면서도 미안한지 제 동생인 “지수(7개월짜리 외손녀) 장난감도 사야지” 하는 것을 “지수 장난감은 다음에 사자.” 이러면서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와서 사정 얘기를 하니 아내는 “잘 했다”고 하고, 딸아이는 “이제 아빠와 지호 둘만 마트에 못 가게 해야 겠네” 한다. 이러면서 2주 전에 있었던 얘기를 나누면서 “지호 저 녀석이 꾀가 보통이 아니야, 공 사달라고 가서는 결국 제가 갖고 싶었던 것을 고르는 것 좀 봐” 하면서 모두 한바탕 크게 웃었다.
우리 부부는 슬하에 남매를 두었다. 그 중에 맏이인 딸아이는 4년 전에 결혼해서 아들, 딸을 낳았고, 아들은 아직 미혼이다. 우리는 자식 공부 시키고 결혼까지 시켰으니 이제 부모 할 도리는 다 마친 줄 알았다.
그런데 딸을 결혼시키고 나니 오히려 더 일이 많아졌다. 명절 때 집에 오면 사위 대접해 주어야 하고, 아이를 낳으니 집사람은 딸아이 산바라지, 손주들 뒤치다꺼리에 여념이 없다. 거기에 몸이 조금 불편하거나 바쁜 일이 있으면 바로 제 엄마를 호출하는 딸 때문에 아내는 “여보, 부모는 죽을 때까지 자식 뒷바라지해야 하나 봐”하는 푸념을 한다.
그러면서도 우리 부부는 손주들을 보면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워 어쩔 줄을 모른다. 나도 우리 자식 키울 때는 어떻게 컸는지 기억도 없는데, 지금은 손주의 기저귀도 갈고 똥 싼 엉덩이도 씻기고 같이 놀아 주면서 온갖 정성을 기울여 보살핀다. 이러는 나의 모습에 아내는 “어릴 때 자식에게 못했던 아버지 역할을 손주에게 대신해서 하네” 라면서 핀잔 아닌 핀잔을 준다.
아내는 딸아이가 도와달라고 하면 바쁘다고 하면서도 막상 가서는 온갖 시중을 다 든다. 일을 도와주고 집에 돌아오면 “일을 도와줄 때는 힘든데, 집에 오니까 손주들이 눈에 선하다”고 한다.
우리 부부는 무한 A/S의 정신으로, 오늘도 고객의 호출을 설레임 속에 기다린다.





당선소감 - 임 미 경

우선 저의 작품을 읽고 당선시켜 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저는 글쓰기에 소질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전문적으로 배운적은 더더구나 없습니다. 그렇지만 글이란 머리가 아닌 뜨거운 가슴과 삶에 열정을 다하며 살아가는 진실 되고 소박한 이야기를 남들에게 정성을 다해 바칠 때 글을 읽는 이의 마음을 감동받게 하고 기쁨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겉멋이 잔뜩 든 화려한 글보다는, 소박하고 진실된 글로 사람의 마음을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다시 한 번 작품을 낼 수 있게 기회를 준 세명일보에 감사드리며, 저를 아끼고 최고라 여기는 사랑하는 우리 가족들에게 다시 한 번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당선작 - 손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손들이 있다. 그림을 그리는 화가의 손, 음식을 만드는 요리사의 손, 아픈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의 손, 등‥‥.
우리 남편은 기계를 만지는 손이다. 남들에겐 천박해서 거들떠보지도 않을 하찮은 손이지만 우리 가족에게는 내일의 희망이 달려있는 귀한 손이다.
야간 근무에 출근나간 남편이 밤 12시가 채 되지 않아 집에 다시 돌아왔다. 정상근무를 했다면 아침 동이 틀 무렵에 들어왔어야 정상이었다. 좀 피곤하고 컨디션이 좋지 않아 조퇴를 했다며 남편은 이내 잠자리에 들었고, 난 하루 종일 아이 돌보느랴 피곤했던지 이내 잠이 들어 버렸다. 아이 칭얼대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 얼핏 보니 남편의 오른손엔 붕대가 칭칭 감겨 있고, 깊은 잠에 들지 못한 듯 남편은 간간이 신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나는 호들갑을 떨며 자는 남편을 깨웠다.“얼마나 다친거야? 피는 얼마나 났어? 아프지 않아? 병원엔 다녀 온거야?”내 호들갑이 무색하리만큼 남편은 별일 아니라는 듯 살짝 웃어 보이며 “현장에서 일하다 기계에 손가락을 좀 비었어. 자고 일어나면 괜찮을 거니 걱정하지마!” 하고 다시 잠을 청했다. 난 남편의 말만 믿고 정말 괜찮은 줄 알고, 별일 아니겠지 넘기며 다시 잠을 청했다.
다음날 아침,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눈을 떠보니 남편은 급한 볼일이 있다면서 부랴부랴 나갈 채비를 했다. “손도 다쳤으면서 어딜 가는 건데?” 남편은 내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다녀와서 얘기해 준다며 쏜살같이 나가 버렸다. 그렇게 오후가 다 되어가도록 나간 남편에게선 연락이 없었다. 내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을 오후 5시 무렵 한통의 문자가 날라 왔다. “손가락 상처가 생각보다 심해 수술했어. 수술도 잘 끝났고 아프지도 않으니 걱정하지마.” 난 부랴부랴 병원으로 달려갔다. 아직 마취가 안 풀렸는지 남편은 침대에 곤히 자고 있는 게 아닌가. 혼자 모든 걸 인내한 남편에게 한편으로 화가 났다. 가족이 없는 것도 아닌데 수술하면서 보호자도 없이 수술대에 오른 남편이 야속하게만 느껴졌다. “아프면 아프다고 말을 하지, 바보같이 어떻게 여태 참았냐?, 손가락 수술은 까다롭다는데 큰 병원으로 옮기자”는 등‥‥. 난 남편에게 있는 투정 없는 투정 다 쏟아 부었다. 그런 아픈 와중에도 남편은 오로지 혼자 계신 어머니 걱정뿐이다.
노인네 걱정하면 식사 못 하시니깐 당분간 출장 간 거로 둘러대라며 오로지 다른 사람들 걱정뿐이다. 내 남편은 그런 사람이다.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줄 모르는 사람, 아무리 힘들고 슬픈 일이 있어도 울지 않는 사람, 난 그런 남편이 한편으로 답답하면서도 이내 안쓰럽게만 느껴진다.
의사에게 정확한 사인을 들어보니 인대와 힘줄이 완전히 절단됐단다. 통증이 무척이나 심했을 텐데 어떻게 참았냐며 인내가 대단하단다. 손가락 부상이 심각해서 수술시간도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면서 적어도 6주 이상 입원에 석 달 이상 물리치료를 받아야 회복 될 것 같다고 했다.
결혼하고 난생 처음으로 손이 불편한 남편을 위해 발을 씻겨주고, 머리도 감겨주고, 세수도 시켜 주었다. 남편은 어린 아이처럼 “손은 다쳤어도 이렇게 마누라한테 호강 받으니 좋네!”하며 배시시 웃는다. 남편은 이내 걱정스런 내 맘을 알아챘는지 금방 나을 거니깐 걱정하지 말라며 아무 말 없이 내 손을 꼭 잡아 주었다. 그동안 현장근무에서의 고생이 말해 주듯 남편의 손은 거칠었지만 그 어떤 손보다 믿음직스럽고 따뜻했다. 내가 어렸을 적 지치고 힘들 때마다 내손을 잡아주던 아빠의 손과 닮은 느낌이었다. 자식들 뒷바라지를 위해서라면 자기 손 거칠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넘겨 버리던 아빠의 따뜻하지만 거칠었던 손, 정말 오랜만에 가슴이 뭉클해지는 느낌이었다.
시간이 지나 남편의 손에 상처가 아물 때쯤이면 우리 가족의 사랑과 행복도 지금보다 열배 아니 스무배쯤 커져 있을 것 같다.




당선소감 - 안 경 희


연꽃 씨앗은 돌처럼 단단해서 백년 후에도 조건이 맞으면 싹을 틔운다고 하지요.
56년이나 된 저의 단단하고 두꺼운 껍질에 틈을 내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예쁜 꽃 피우겠습니다.


당선작 - 스물한 살 그때에 그런일이 있었다

이번 중학교 동창 모임에서 거의 30년 만에 진영이를 보았다. 이쁘고 멋진 내 친구 진영이... 진영이와 나는 중학교 때 가장 친한 친구였다. 학교에서 가까운 대상리 좁은골에 어머니와 여동생과 셋이 살았는데 십리 길을 걸어 다니던 나는 방과후에 진영이네 집에 가서 놀다가 저녁 다 돼서 집에 가곤했다. 진영이는 3년 내내 반장을 하며 우등상을 놓치지 않았고, 배구선수에 글도 잘 지어 선생님들이 많이 이뻐 하셨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진영이는 같은 면 소재지내 S고에 진학을하고 나는 점촌읍내에 있는 M여고를 가게 되었다. 읍내에서 자취를 하다 보니 자주 만나지 못하고 3년이 훌쩍 지나가 버렸는데 졸업하고 진영이네 가족은 서울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 처음에는 얼마간 편지를 주고 받다가 진영이는 또 이사를 간다고 하였고 이사 후에 편지 하마 하더니 몆 달간 소식이 없어서 주소도 모르는 채로 나는 인천에 있는 오빠 집으로 가서 재수를 하게 되었다.
고3때 낙방한 학교를 가 보겠다고 용을 쓰던 스물한살 늦은 가을, 학력고사(지금의 수능)도 얼마 남지 않았던 어느 일요일 아침에...  나는 연락이 끊긴 진영이가 갑자기 너무나 보고 싶었다. 이사하기 전 주소가 성수 1동 이었지...성수1동을 찾아가면 진영이를 꼭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이른 아침에 서울 가는 전철을 무작정 타고 갔는데 성수1동을 어찌 찾았는지 그 기억은 잊어버렸다.지금 생각하면 평일 날 동사무소라도 갔으면 쉬웠을 텐데 ... 딴에는 똑똑하여 복덕방을 찾아가 이분들을 아시냐고하니 사장님이 껄껄 웃으시며 지도를 보고 성수동 설명을 대강 해주셨다. 복덕방에서 나와서 처음 마음 먹은대로 성수 1동부터 한 집씩 뒤지기 시작했다. 길 가면서 만나는 사람마다 계속 물어 보았다. "여기요 경상도 사투리 쓰시는 어머님하고 따님 두 분이 사시는 집 있나요? 따님들은 키도 크고 예쁜데요. 큰딸 이름은 진영이구요. 봄까지 성수1동에 살았어요" 이 얼마나 무모한 짓 인지... 열시도 지나고, 열두시도 지나고, 세시도 지났다. 가을 찬바람에 떨어진 나뭇잎은 노랑잎 빨강잎 섞여서 이리 딩굴 저리 딩굴 하는데 허기를 잘 참지도 못하는 나는 밥을 사 먹을 줄도 빵을 사 먹을 줄도 모르고 자꾸자꾸 걷기만 하였다. 그러다가 어느 큰 골목 삼거리에 두레박 우물을 발견하고는 우물가에 쪼그리고 앉아 쉬었다. 거기에는 오래된 아름드리 은행나무가 있었는데 그 나무사이로 올려다 보았던 하늘이 지금도 생생하다. 파란 가을 하늘아래 밝은 햇살은 밤에 비추이는 후레쉬 불빛처럼 나뭇가지 사이로 쏟아져 내리고, 금색 이파리들이 반짝거리며 살랑거리며 저들끼리 소곤소곤 이야기 하던 것을 기억한다. 나는 배고픈 것도 잠시 잊은 채 넋을 놓고 아름다운 가을을 바라보았다. 그때 지나가던 아주머니 한분이 우물가에 장바구니를 내려놓고 앉으셨다. 정신이 번쩍 나서 "아주머니 여기 혹시 경상도 사투리 쓰는 어머니하고 ..."  "그런 집 있는데 아가씨는 어디서 왔는고?" 내가 자초지종을 말씀드리니 아주머니께서 깜짝 놀라시면서 옆집에 그런 분들이 산다고 하셨다. 빨리 따라오라고 하시며 뛰다시피 앞장 서 가시더니 금새 도착한 집, 담장이 낮았고 대문도 열려 있었다.
어머나! 정말로 거기에 진영이가 있었다. 진영이 어머니가 나를 보시고 너무나 놀래서 어쩔 줄 몰라 하시며 물김치 한 그릇을 떠 오셨다 " 아이구야, 아 잡을 뻔 했데이. 경희야 이거 좀 마셔봐라 얼마나 고생했노? 신문에 날 일이다. 진영아 우리 경희 얼른 밥 해 줘라 얼른 " 하셨다. 이웃 어른들이 나를 본다고 구경 오셨다. "서울에서 김서방 찾는다더니 어째 그런 친구가 다 있는가, 어떻게 생겼나 어디 얼굴 좀 보자." 그런 말씀들을 하시며 어떤 분은 들어와서 보시고 어떤 분은 담 너머에서 보셨다.
찾아간 집은 성수 6동이라고 하였다. 1동부터 6동까지 거리는 지금도 모르지만 진영이를 만난 그날 밤, 우리는 낮은 배게를 같이 베고 달이 보이는 방에서 낮에 보았던 은행나무 이파리들처럼 반짝 거리며 살랑 거리며 소곤소곤 밤을 지새었다. 그 다음해에 나는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게 되어 진영이네 집에 자주 놀러 갔는데 어머님은 늘 '우리 경희 밥 해줘라' 하셨고 우리는 마당과 별 차이가 없는 문턱 낮은 방에서 달과 별과 함께 반짝 거리고 살랑 거리고 소곤 거렸다. 진영이 어머님은 겨울 동치미를 정말 맛있게 담그셨다. 시원하고 새콤하고 달달하고 사각거리던 그 기막힌 맛을 이후로 어디서도 느껴 본적이 없다. 학교를 졸업하고 인천에 있는 회사에  취직이 되어 이사를 하고나니 진영이를 가끔씩 만나게 되었는데 진영이가 결혼을 하고 첫딸 가람이를 낳을 때까지 내왕을 하다가 내가 스물일곱이 되던 해 결혼을 하면서 지금껏 진영이를 만나지 못했다.
이번에 중학교 동창모임에서 다시 본 진영아!
반가운 마음을 그 순수했던 날의 에피소드로 대신 한다. 여전히 예쁘고 아름다운 내 친구야, 그때 그 소중한 추억의 한 페이지를 너도 기억하는지... 그리고 그때 니가 해 준 밥 정말 꿀맛 이었다. 그 밥은 유니세프에 기부금을 내는 만큼이나 또 교회나 절에 기도비를 내는 만큼이나 성스러웠다. 왜냐하면 나는 너의 가족과 같이 앉았던 밥상에서 정말 평화로웠고, 안정되었고, 힘든 날에는 많이 위로받았다. 앞으로 우리 자주만나서 나에게도 그 귀한 공양을 갚을 수 있는 시간이 있기를 소망한다. 내 소중한 친구야!



▣ 시 부문



당선소감 - 김 경 애

숲의 노래
멀리서 바라볼 땐 풍경이던 것이 가까이 들여다보면 생채기 아물린 흔적이다. 폭풍의 눈, 혹은 무늬의 울림 같은 정처 없는 것들을 껴안아 木管악기 현을 켜던 뒤란은 바람이 할퀸 자국, 볼수록 쓸쓸한 나의 뒷모습, 흔들릴 때마다 둥지를 점지받은 어미 새는 한결같이 그 자리를 지키려 쉬임 없는 날갯죽지 온기를 지폈을 것이다. 절망의 날들을 퍼 올려 희망이게 하는 그리운 숲으로 가기 위해 버팀목 기둥을 세우는 일, 아직도 나무의 몸짓은 서툴지만 둥근 수풀림 가꾸려는 새들의 呪文은 간절하다. 生津을 다 빼고도 축나지 않는 音의 질량, 상처의 날들을 돋을새김하며 처연히 詩의 숲이 되는 꿈, 질긴 기다림은 나의 몫이다.
까마득한 기억을 퍼 올리면, 한창 크던 아이들 입맛 달게 먹던 밥상 둘레 고깃국 한 근 값에 책값 저울질하며 서점 안 서성인 시간은 악착스러워 기어코 내 손에 詩集 한 권 안겨 황홀하던 뒷심 당기던 生의 질주여, 낱장낱장 아껴 읽다 밤 꼬박 샌 아침, 가뭇없이 쓰러지고 일어서던 그리움의 잉걸불이여. 처맨 상처 홀로 삭혀 생쌀 불리는 밥물로 안치던 그 환한 눈물의 두께여, 하이힐 속 부은 발등과 맞바꾼 詩보다 아름다운 밥이여, 밥보다 달디 단 詩의 뿌리여. 사유의 골방에 나를 감금해 옥살이 시킨 숱한 파지 묶음이여 고문에 시달린 흔적 멀쩡하게 그대들 모두 위안의 문지방으로 닳아 있기에 ‘세상의 밝은’ 지면(세명일보) 통해 고맙다 안부 전하네. 세월 안팎 그리운 어머니 아버지께 처연스레 기쁨을 바치며, 존재의 어머니로 달갑게 희생하며 시를 호흡하리.
미흡한 詩 빛나게 올려주신 심사위원님께 큰 절 올리며 선비정신으로 글쓰기 더불어 인간의 도리를 깨우치던 문예대 故 구림 이근식 선생님. 울들의 영혼에 詩의 生金을 입힌 강의 시간들, 아름다운 열정의 손진은 교수님! 추억 속 육부촌 詩同人, 누이 사랑 한결같은 나의 큰오빠 작은오빠 두 남동생. 부끄러이 감사 인사드려요.


당선작 - 手話하는 숲

手話하는 숲
                     김경애

흔들리는 뼈마디로 잎들이 가지를 키워
상처를 풍경으로 길러낸 숲의 통로를 찾기까지
고요의 틈바구니 묵언수행한 시간은 아득했다
새들이 부르면 홀연히 따라갔던 자리,
바람이 시켰는지, 무성한 잎들 말을 걸어와
스스럼없이 내미는 손등엔 잘 삭은 윤기가 흘렀다
푸른 혓바닥을 달고 있는 곧은 척추에 기대어
뿌리를 업고 가는 나무의 등짝을 살피면
시달린 흔적 두껍게 꿰맨 균열 심한 껍질이
튼 살갗에 낀 비늘을 악착스레 털어내고 있었다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는 허공중에
버팀목을 세우기까지, 나이테를 둥글려 앉혔다고
눈 귀 밝은 잎사귀가 수화로 가르쳐 주었다
소리 없는 말에 마음을 기대어
침묵 속의 언어를 가려내는 숲의 품 안
나무의 몸들이 하늘 땅 연결하는 기둥으로 든든하다




당선소감 - 오 명 희

늦은 나이에 문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부족한 작품을 뽑아 주신 심사위원 선생님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좋은 글을 쓰는 작가가 되겠습니다.
항상 곁에서 묵묵히 응원해 주신 사랑하는 호현씨와 수상의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주님이 주신 귀한 달란트 아름답게 쓰겠습니다. 함께 공부하고 있는 서울디지털대학 교수님과 학우님들께도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지치지 않고 묵묵히 걸어가겠습니다.


당선작 - 당신의 바다

당신의 바다
                                                 오명희

파아란 바다 속 삶 어머니 인생이네
저승서 벌어온 돈 이승서 쓴다시며
물질로 모아온 돈 병든 자식 살렸네

들숨과 날숨으로 살아낸 모진 세월
시퍼런 바다 속을 쉼 없이 헤쳐 가며
정직이 재산이라며 반듯하게 사셨네

목숨을 저당 잡힌 아슬한 삶을 살며
날마다 바다 향해 생명줄 내어 걸고
푸르른 저승 속에서 물질하는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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