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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움을 안다는 것


세명일보 기자 / 입력 : 2018년 10월 01일

고마움을 아는 사람은 최고의 인격을 갖춘 된 사람이다. 배은망덕이란 말이 이 세상에서 가장 나쁜 말이라 확신한다.
옛날 이스라엘에서는 나병(한센병)을 가장 나쁜 병으로 여겼다. 나병은 신의 저주로 걸린 병으로 여겨, 사람들이 사는 마을에서 같이 살지 못하고 마을에서 쫓겨나 외딴 곳에서 혼자 숨어 살아야 했다. 나병환자는 길을 걸을 때도, 얼굴을 가리고 ‘불결합니다! 불결합니다!’ 큰소리로 외쳐, 성한 사람들이 마주 치지 않도록 경고음을 발사해야 했다.
열대지방에 흔한 병이 나병과 학질(말라리아)이다. 유대인들은 이른 아침 일어나면, 야훼께 기도를 올리는데, ‘오늘 길에 나가, 나환(나병환자)과 여자를 만나지 않도록 은총을 주소서’라고 기도했단다. 2000여 년 전 예수가 이스라엘 땅을 순례하면서, 각종 병자들을 고쳐주었다. 앉은뱅이는 걷게 하고, 소경은 눈을 열어 세상을 밝게 보게 해 주었다. 발 없는 말이 옛날에도 천리(千里)를 가서, 떼 문둥이(나환열명)가 예수 앞을 가로막고, 나병치유를 애소했다. ‘병아! 물러가라’는 예수의 한마디에 열 명의 나병환자도 피부가 건강한 사람으로 고침을 받았다. 이들에겐 세상에서 이보다 더 큰 은총과 기적이 있을 수 없었다.
나병을 고친 이는 열 명이었는데, 그 중 한명만이 예수께 병 고쳐 주셔서 고맙다고 감사인사를 드리려 왔다. 예수님은 감사하러 온 청년에게 나머지 아홉 명은 어디 있느냐고 반문하며, 인사를 드리러 온 청년을 칭찬하고 축복해 주었다.
세상살이는 어떤 불행이 닥쳐올지 아무도 모른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말을 믿고, 세상을 자신 있게 살아가는 것이다. 아버지도 안 계시고, 토지도 없던 가난하고 불우한 나에게 인생의 위기가, 열여섯 살 가을(고1시절)에 닥쳤다. 고1·3기분 공납금을 마련할 길이 없어, 일주일 결석 끝에 자퇴원을 제출했다. 담임선생님(이대성 선생님)이 학부모인 우리 어머니와 나를 부르셔서, 자퇴원서를 돌려주시며, 가정형편이 어려우니 수업료를 면제시켜 주도록 조치를 취할 터이니, 딴 생각 말고 학교에 계속 다니라고 타이르셨다. 앞으로 세상은 개명(開明)한 사회가 될 테니, 최소한 고교졸업장이라도 있어야 말단직(하급공무원)이라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명히 일러주셨다. 은사 이대성선생님의 각별한 배려로 천신만고 끝에서 고교과정(고등학교)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은사 이대성선생님의 특단의 배려로 나의 인생길은 확실하게 열리게 되었다.
이대성은사님은 내 인생의 절대적 은인이신데, 크신 은혜를 제대로 갚아 드리지 못하고, 은사님이 작고하시고 나서 3년 뒤에 은사님 산소 옆에 조그만 추모비를 세워드렸다. 경제적 여건 때문에 호화스런 추모비를 못 세워드려 송구스러웠지만, 아쉬운 대로 조촐한 추모비를 세워 드렸다.
은사 이대성선생님(1922~1986)의 맏 아드님이신 이금량학형(당시 국민은행 남서울본부장)이 추모비 제막식에 오신 내빈들께 점심(불고기백반)과 고급 타올 기념품을 드렸다. 이 날 참석하신 대부분의 하객 분들은 이대성은사님의 고향(무이리)의 선후배 어른들이었다. 원로 하객 분들이 몇 십 년 만에 제자가 은사님 추모비 세우는 걸 처음 본다며, 치사와 더불어 진심으로 기뻐하셨다. 추모비를 근수하고 나서 가을이 되면 은사님 산소에 성묘도 하고, 추모비를 점검했다.
은사 이대성선생님의 크신 배려 덕분에 육군에 만기 제대 후에, A교육대학에 입학·졸업하고 몇 해 후 문교부시행 중등준교사자격고시검정(1969년 역사과)에 단번에 합격하고, 공립 문경중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임(2004년 8월 31일)하고, 황조근정훈장(2등급)을 수훈했다. 시인으로서도 중진이 되고, 41권의 시집과 4권의 에세이집을 펴냈는데, 모든 게 인생의 실마리를 열어주신 은사 이대성선생님의 크신 제자 사랑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길 게 아니라, 인심(人心)을 남겨야 함을, 은사 이대성 스승님의 생애에서 배웠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2018. 9. 25. 11시 11분)

▲ 김시종 시인 / 국제PEN클럽 한국본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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