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오전 7시 42분 경 사설 목장 우리에서 탈출했다가, 1시간 10분여 뒤에 사살된 암사자 ‘사순이’의 죽음을 위로하고 재발 방지의 염원을 담은 천도제가 21일 청도 용천사에서 열렸다. 암사자 ‘사순이’는 이날 고령 덕곡면 옥계리의 한 사설 목장 우리에서 탈출했었다. 탈출 소식이 전해지자 인근 주민에 대피령이 내려지고 경찰과 소방 등 인원 159명이 투입돼 수색 끝에 엽사에 의해 사살됐다. 마취도 검토됐지만 안전을 위해 사살로 결정된 것이다. 한편 용천사 대웅전에서 열린 천도제는 ‘사순이’를 위한 49재의 초재다. 49재는 불교식 장례 예법으로 매 7일마다 7번 총 49일간 재를 지낸다. 천도제는 불교생명존중동물복지회(회장 지거스님)와 동물권행동단체 카라,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 구자욱 선수가 공동으로 ‘기도 동참 발원’으로 마련했다. 아울러 지난 11일 대구 달성공원에서 우리를 탈출했다가 마취 총을 맞은 뒤 회복 중 기도가 막혀 숨진 수컷 침팬지 ‘루디’의 49재도 함께 진행됐다. 지거스님은 “모든 생명은 존귀해 나와 남의 생명을 똑같이 존중하여야 한다”며 “인간과 동물, 짐승과 미물, 들판의 잡초까지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자비이다”고 천도제 취지를 밝혔다. 동물권행동단체 ‘카라’의 조현정 활동가는 “사순이는 사람의 관리소홀로 인해 불행한 죽음을 맞이했다”며 “그 넋을 위로하고 재발 방지의 염원을 담아 동참했다”고 말했다. 구자욱 선수는 “불자로써 사순이의 희생이 너무 마음이 아팠고 불쌍했다"며 "불행하게 생을 마감한 사순이가 다음 세상에는 좋은 곳에 태어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사순이’의 탈출 목장은 개인이 운영하다 모 종교단체에서 인수한 곳으로 사육 농장주는 환경청에 신고 후 적법한 절차를 거쳐 민간에서 키운 것으로 조사됐다. ‘사순이’는 국제멸종위기종 2급인 '판테라 레오'로 확인됐다. 해당 종은 서아프리카, 중앙아프리카 북부, 인도에 서식하는 사자의 아종으로 개체 수는 250마리 미만이다. 사건이 전해지자 온라인상에서는 동정 여론이 일었다. 관계 당국은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지만, 암사자를 생포하지 않고 사살한 것이 적절했느냐는 비판도 이어졌었다. 황보문옥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