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4-05-20 12:07:41

‘단칸방’과 ‘우유’

김찬곤 경북과학대 교수·시인
홈페이지담당자 기자 / 1484호입력 : 2022년 10월 17일

몇 년 전 “서울대학교 지질학과 62학번 일동”이라고 밝힌 한 단체가 “우리말을 이대로 두어도 괜찮겠습니까?”라는 제목으로 국내 주요 일간지에 한글사랑 광고를 내어 당시 많은 사람의 신선한 화제가 되었는데, 모두 그의 뜻에 지지와 찬사를 보냈다는 기사를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한글날만 되면 우리 말과 글을 사랑하자는 특별한 주장들이 많이 등장하곤 하는데, 그런 주장은 대개 두 가지 측면이다. 하나는 한글에 대한 긍지와 자랑스러움을 가지자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한글을 올바르게 사용하자는 취지의 의견이다.
 
한글학자는 아니지만, 평소 글을 가까이하는 편이라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 앞서 언급한 단체의 주장을 곰곰이 되새긴 적이 있다. 그들의 한글사랑 광고의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우리말을 토씨처럼 가볍게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하였다. 그 예로 당시 “레드썬에서 마인드 디자인하세요.”라든지, “쉐이빙을 멈추고 프로 글라이딩하라”는 구체적 표현을 들었다.

또 아무리 줄여 쓰고 싶다고 해도 삼가야 하는 것과 자신의 느낌을 확신 없는 어미로 쓰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도 강조하였다. 요일을 “욜”로, 내일을 “낼”로 한다든지, 자신의 기분을 이야기하면서 “기분이 좋은 것 같아요”라고 표현하는 것을 그 예로 들었다. 존댓말을 마구잡이로 쓰는 것이나 앞뒤의 내용이 전혀 어울리지 않은 것을 연결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하였다. 합이 3천 원이라는 뜻을 “3천 원이시고요”라든지 “충남의 날씨는 쾌청인데 전북의 평균기온은 15도다.”를 그 사례로 들었다. 또 ‘행복하다’는 것은 형용사이기 때문에 명령형으로 할 수 없음에도 여기저기서 무분별하게 “행복하세요.”라고 쓰고 있음을 안타까워했는데, 이 낱말은 지금도 당연한 듯 비판 없이 많이 쓰이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우리말을 외국어와 무분별하게 섞어 쓰는 것을 경계했다. 엄청난 아이디어를 성공시키거나 특별한 기지를 발휘한 듯 보이지만, 결국은 우리말의 고유성을 망가뜨리는 일이라고 지적하고 있었다. 날씨를 “날see”로, 잠을 잘 자라는 표현을 “Have a good 잠”, 나트륨을 줄여 건강을 챙기자는 취지의 표현을 “나트륨 줄이Go, 건강 올리Go"로, 산불 조심을 “산에 火내지 맙시다.”로, "벤처 창Up, 청년 취Up” 표현 등을 그 예로 지적하였다. 물론 이런 표현은 시각적 주목을 끌기 위해서거나 포스트의 구도상 필요할 때가 있겠지만 마치 이런 것이 한글의 새로운 응용인양 주저 없이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걱정하고 있었다.

원룸과 단칸방은 어떤가? 방이 하나인 주거 공간이라는 개념으로 원룸이나 단칸방은 같은 개념이다.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말하자면, 일반적으로 원룸은 영어이고 단칸방은 우리말이라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단칸방’이라고 표현함은 왠지 초라하다는 느낌이 들고 ‘원룸’은 그렇지 않다고 느끼는 언어 사용 분위기가 문제다.
 
이런 사례가 특별한 상황이나 경우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팽배하고 있다는 데 더 큰 문제가 있다. 어떤 음식의 광고를 위해서나 출판물의 촬영하기 위하여 요리를 하는 사람을 우리말로 얼마든지 표현할 수 있겠지만 굳이 “푸드스타일리스트”로 한다든지, 일정한 소속이 없이 자유 계약으로 신문이나 잡지 등에 실을 사진 작업에 종사하는 사람을 “프리랜서포토저널리스트”로 굳이 강조하여 표현하고자 한다든지, 보험 관련 ‘인생 설계사’를 “라이프디자이너”로 나타내어야 한다는 것이 그 증거다.
 
그런 낱말들이 갖는 직업이 어떻다는 것이 아니라 그런 직업을 우리말로 표현하고자 하는 최소한의 노력이나 사회적 합의 없이 여기저기서 무분별하게 쓰이고 있음이 문제고, 그런 쓰임이 마치 고급스런 언어를 발견한 양 비판 없이 도입하는 사회 분위기가 문제라는 생각이다. ‘달빛소나타’ 보다 ‘월광소나타’가 더 감미롭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마치 ‘밀크’가 곧 ‘우유’인데, ‘밀크’라고 하면 ‘우유’보다 좀 더 고급스럽고 품질이 좋다는 이미지를 가지지 않을까 하는 판단을 한다면 그것이 곧 한글 업신여김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원룸’보다 ‘단칸방’이, ‘밀크’보다는 ‘우유’가 우리말로 우리 곁에 가까이 있음을 잊지 않아야 하겠다. 그런 측면에서 위 단체가 스스로의 뜻으로 펼치는 우리말 사랑은 말로만 하는 잔치가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가치 있게 느껴졌다. 우리말 사랑을 “나부터 실천하자”는 호소는 그래서 더욱 진정성이 돋보인다. 본받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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