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14일, 68년 만에 가장 큰 달 '슈퍼문'이 떠올랐다. 그 당시 역대급 슈퍼문을 보고 저마다 인증샷을 찍어 올리는 등 모두가 들떠있는 분위기였지만, 해안가 저지대만은 달랐다. 슈퍼문으로 인해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과 전남 신안의 도로, 주택, 선착장 등 해안가 저지대가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본인도 당시 뉴스를 통해 침수피해 현장을 접했는데, 안타까운 마음과 동시에 미리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하고 깊은 고민에 빠졌던 기억이 난다. 앞서 소개한 슈퍼문 사례처럼 연안이나 하구에서 밀물의 영향으로 해수면이 상승해 해안가 저지대의 침수피해를 일으키는 것을 '조수재난'이라 한다. 특히 연안에서 태풍이 고조되는 시기에 내습할 경우에는 선박 침몰, 도로·주거지·산업단지 침수, 양식장·농작물 피해 등 재산피해는 물론, 심각한 경우 인명피해까지 일으킬 수 있다. 만약 침수로 인해 해상에 기름까지 유출된다면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해상에 기름이 유출될 경우 주변 양식장, 연근해 어장 피해와 더불어 해양생태계 교란까지 돌이킬 수 없는 피해까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난상황에 있어 '만약'은 없다. 변화무쌍한 바다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앞서 언급한 모든 재난은 실제로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며, 우리도 언제든지 이에 대응할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 해양수산부는 이를 위해 오는 5월 17일, 여수신항과 오동도에서 국내 최초로 조수, 태풍, 해양오염에 대응하는 복합재난 훈련을 펼친다. 해수면이 가장 높게 상승하는 백중사리 시기에 태풍이 내습하고 해양오염 사고까지 한꺼번에 발생하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여 실전과 같은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번 훈련에는 해양수산부와 전라남도, 여수시, 서해해양경찰청, 여수해양경찰서, 해양환경관리공단, 남해어업관리단, 수산과학원 등 15개 기관과 수협중앙회와 자원봉사협회 등 민간단체 3곳에서 총 500여 명의 인력이 참여하며, 구조 헬기와 17척의 선박, 드론 2대 등이 동원돼 실제 재난현장을 방불케 하는 훈련이 진행될 예정이다. 올해에는 해수면이 가장 높아지는 백중사리 기간 중 태풍 내습에 의해 침수피해가 발생하고, 여수신항 내 송유관 시설 파손으로 인해 송유관에 실려 있던 원유가 유출되는 복합적인 상황을 설정해 훈련을 진행한다. 500여 명의 훈련 참가자들은 조수재난에 따른 대피, 익수자 구조 및 유출된 유류에 의한 해양오염에 대한 육?해상에서의 오염방제 작업을 순서대로 이행하며 훈련에 임하게 된다. 해양수산부는 해양 선박사고, 오염사고, 적조, 조수 등 바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각종 재난을 예방하고 긴급 상황에도 신속히 대응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낼 수 있도록 실전 중심의 재난대응 훈련을 매월 실시하는 등 현장 대응을 능력 강화하는 데 만전을 기할 것이다. 로마 철학자 퍼블릴리어스 사이러스(Publilius Syrus)가 '안전해 보일 때 조차 경계하는 것이 위험으로부터 가장 안전하다'라고 했던 것처럼 이번 훈련을 비롯해 해양수산시설 안전점검 및 관리, 재난대응 매뉴얼 구축, 국민과 종사자 대상 안전교육 등을 적극 추진하여 국민들께서 안심하실 수 있도록 안전한 바다 만들기에 최선을 다할 것임을 약속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