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4-05-20 04:57:13

교원자격증 부자의 애환


세명일보 기자 / 입력 : 2018년 07월 01일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육군에 자원입대한 필자는 2년10개월에 걸친 군 복무를 마치고 자유의 몸이 되었다. 자유의 몸이 되었지만 필자는 자유의 고마움을 제대로 느낄 수 없었다. 집도 절도 없는 절박한 가난 앞에 직장마저도 없었기 때문이다. 1963년 10월 제대를 하고, 그 해 연말까지는 앞날을 모색하며 조용히 지냈다.
이듬해 3월에 함창에 있는 성모고등공민학교를 찾아가 교사로 취직하고 싶다고 하니, 그 학교 교장이던 독일인 왕신부님이 필자에게 교사자격증이 있느냐고 물으셨다. 교사자격증이란 말은 생전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말이었다. 고등학교를 제대로 마쳤으니 중학교 국어나 사회는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이 학교에 취직하고 싶으면 교사자격증을 취득한 뒤 다시 오라고 했다.
1964년 문교부에서 초등학교 준교사 고시 검정이 있다고 주요 일간지에 보도가 되었다. 사범학교(고교과정)가 교육대학으로 승격되고 나서 최초로 초등교원 자격시험을 실시하게 된 것이다. 수험과목은 교육학 등 10개 과목이고, 과락(과목낙제)은 40점 이하이며, 평균 60점 이상이면 합격이 되고, 출제수준은 교육대학 졸업수준이라고 했다.
첫 시험이니만큼 기출문제집도 없고, 수험과목 10개를 어떤 책을 봐야 하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가난한 실직자를 면하기 위해 무모하게 도전을 했다. 당시 필자의 중?고 동기생 중엔 교육대학 1기 출신 교사가 둘이나 있었는데도 시험이 어렵다고만 말할 뿐, 교육대학에서 배운 교재를 빌려주거나 수험에 도움이 되는 말은 한 마디도 없었다. 1964년 10월 19일 부산에서 초등학교 준교사시험에 도전했다. 60점 이상을 획득하여 합격한 과목은 교육학, 국어, 사회, 실업의 네 과목이었고, 불합격한 과목이 6과목이었다. 앞으로 5년 내로 나머지 6과목을 통과하면 초등학교 준교사자격증을 획득할 수 있지만, 실업자로서 어떻게 5년을 기다릴 수 있겠는가? 학창시절(중?고교) 대수롭지 않게 보던 초등학교교사자격증이 태산같이 높아 보였다. 교육대학에 진학하면 2년 졸업 후에 초등학교 2급 정교사자격증을 준다는 사실을 알고, 초등 교사자격 검정고시는 1회 응시로 접었다. 교육대학을 진학하자니 입학시험은 자신 있는데, 학자금이 제일 큰 난제였다. 수학기간이 2년이니 고학을 할 각오로 입학시험을 봤다. 정원200명 모집에 840명이 응시하여 경쟁률이 4.2대1이었다. 입학시험 합격증은 받았지만 등록금 4천550원을 마련할 길이 도무지 없었다. 지역출신 R국회의원님께 혈서를 쓰다시피하여 학자금 1만원을 지원받았다. 그런 다음 저임금 가정교사를 하여 학비를 마련하고, 죽기 살기로 뛰어 2년간의 교육대학 과정을 고학으로 마쳤다.
1967년 2월 16일 안동교육대학 1회 졸업생이 되고, 안동교육대학 초대 학보편집국장으로 안택수 학장님이 주시는 공로상도 받았다. 이날 문교부장관이 발급한 초등학교 2급 정교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필자는 초등학교 2급 정교사 자격증을 취득한 뒤, 교원자격증을 7개나 추가하여 모두 8장의 교원자격증을 소지한 교원자격증 부자가 되었다. 필자가 소지한 교원자격증을 열거하면 1.초등학교 2급 정교사자격증(문교부장관 발행) 2.중등학교 사회(역사) 준교사자격증(고시검정합격?문교부장관발행) 3.중등학교 사회(역사) 2급 정교사자격증(경북도 교육감) 4.중등학교 사회(역사) 1급 정교사자격증(경북도 교육감) 5.중등학교 교도교사 자격증(경북도 교육감) 6.중등학교 국어과 준교사 자격증(전형검정/경북도 교육감) 7.중등학교 교감자격증(경북도 교육감) 8.중등학교 교장 자격증(경북도 교육감)이 그것이다.
이 가운데 1969년 12월에 받은 2번째의 중등학교 사회(역사)준교사 자격증은 맨 나중(1999년)에 취득한 중등교장 자격증보다 필자가 더 소중하게 아끼고 있다. 중등교사 자격증을 고시검정에 합격하여 취득케되어, 벽지 초등학교 교사의 어려운 처지를 탈피할 수 있었기 때문에 필자에겐 코페르니쿠스적 일대 쾌거로, 마음속으로 만세를 열창했다.
중등학교 국어과 준교사자격증도 대단히 중요한 뜻을 지닌다. 역사교사인 시인으로 학생들의 문예 지도를 맡으니, 국어과 교사의 질시가 만만치 않아 나도 국어과 교사자격증을 확보하여 학생문예지도에 정통성을 확보하게 됐다. 필자가 1970년 문경시 가은중학교에서 문예반 지도교사를 맡았던 당시 3학년 채원자 학생은 한 해 연거푸 두 번이나 교육감상을 받는 쾌거를 이뤘다.
5번째의 교도교사자격증 취득은 필자가 담임하던 반의 제자가 절도 사고를 일으켜 담임교사인 필자가 경고장을 받는 불상사가 있었다. 학생생활지도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교도교사자격 연수를 받게 되었다. 교도교사자격강습은 부산사범대학부설중등교원연수원에서 받았다.
당시 연수동기 50명이 연명으로 경북도교육감님에게 건의문을 제출했는데 연수동기대표가 강요하다시피 하여 필자가 건의문을 대작해 준 것이 하극상으로 비화하여 초안을 작성한 필자가 엉뚱하게 주모자로 지목되어 호된 시련을 당했다. 건의문 덕분에 당시 1만2천원이던 연수출장비가 이듬해엔 4만8천원으로 400% 인상되어, 많은 교사들의 박수를 받는 아름다운 추억도 간직하고 있다.

▲ 김 시 종 시인 / 국제PEN클럽 한국본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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