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대학을 다닌 나는 여름방학이면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인근에 위치한 섬을 찾곤 했다. 특히 부산의 일출명소로 꼽히는 '가덕도'에서 등대 너머로 붉게 떠오르던 태양을 함께 바라보며 느끼던 감동이 아직도 생생하다. 지금은 각종 즐길거리가 많이 생겨났지만, 그 당시 섬 여행은 일상을 떠나 자연을 가까이에서 느껴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였다. 일렁이는 파도에 따라 천천히 춤을 추듯 움직이는 배들, 해안길을 따라 걸으며 도란도란 나누었던 이야기들… 섬을 생각하면 그립던 옛 추억과 함께 조금은 설익었어도 열정이 가득했던 옛 시절이 떠오르곤 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3조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라는 문구처럼, 우리나라 영해에 위치한 3000여개의 섬은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해질녘이면 섬 전체를 붉게 물들이는 일몰과 절로 탄성을 자아내는 곳곳의 기암괴석, 항상 그 자리에서 한결같은 빛을 비추는 등대 등 저마다의 고운 자태로 사람들을 매료시킨다. 또한 청정한 바다가 길러낸 신선하고 풍성한 식재료들이 각 섬별로 특색 있는 조리법과 어우러져 식객들에게 건강과 풍미를 선사하며, 미식가들은 이 맛을 잊지 못해 매년 섬을 찾기도 한다. 섬이 이렇게 훌륭한 여행지임에도 불구하고 주저하는 이유는 육상교통수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익숙하지 않은 여객선을 이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선사, 지자체와 함께 힘을 모아 섬 여행을 떠나기 망설이는 청년들을 위해 지난해부터 여객선 할인이용권 '열정! 바다로'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5년 12월 첫 출시된 '열정!바다로'는 만 28세 이하 연령층을 대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우리 바다와 섬들을 둘러보며 해양문화 체험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마련된 연안여객선 할인이용권이다. 매년 참여 선사 및 선박 숫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혜택 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번에 판매되는 '열정! 바다로' 상품의 경우 총 50개 선사의 142척의 선박이 참여한다. 만 28세 이하라면 누구든지 '가보고 싶은 섬(http://island.haewoon.co.kr)'에서 할인이용권을 구매할 수 있으며, 6월 1일~9월 30일까지 4개월 간 주중에는 50%, 주말에는 20% 이상 할인된 운임으로 연안여객선을 횟수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다. 가격 부담을 덜어낸 것 외에도, 청년들을 비롯한 우리 국민들이 연안여객선을 보다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사안전감독관, 운항관리자 등 합동으로 여름 휴가철 전 여객선 안전 특별점검을 실시했다. 미흡한 사항에 대해서는 시설보완 등을 완료했다. 여름 휴가철 기간 동안 선박 접안시설, 터미널 편의시설 등 이용시설을 지속 점검하고, 현장직원 안전교육 실시, 구명조끼 착용법 교육 등을 통해 여객선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오감을 만족시켜주는 섬 여행의 백미는 그 무엇보다도 일상을 떠나 느낄 수 있는 여유로움이다. 청아하게 울리는 새소리로 아침에 눈을 뜨고 철썩이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시간을 낚아 보기도 하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미래를 꿈꾸는 시간을 잠시나마 가지는 것.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바쁜 생활에 지쳐있다면, 섬 구석구석을 한가롭게 걸으며 이러한 여유로움을 잠시 즐기는 것만으로도 활력을 찾게 될 것이다. 프랑스의 유명 소설가이자 평론가인 아나톨 프랑스는 "만약 내가 신이었다면, 나는 청춘을 인생의 끝에 두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반짝이는 시절을 보내고 있는 우리 청춘들이 올 여름 섬 여행을 통해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아름다운 우리 바다와 섬에서 지쳐 있던 몸과 마음을 회복하고 다시 일상을 살아갈 힘을 얻게 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