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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단의 박치기


세명일보 기자 / 입력 : 2018년 07월 10일

벨기에, 프랑스, 크로아티아, 잉글랜드 네 나라가 살아남았습니다. 누가 러시아 월드컵 우승컵을 들 수 있을까요? 2006년 오늘(7월 9일)은 독일 월드컵에서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결승전이 벌어진 날. 이탈리아가 우승했지만 많은 사람은 ‘지단의 박치기’만 기억하지요?
우리나라와 비기고 조별리그를 아슬아슬 통과한 프랑스는 승승장구 결승까지 올라갑니다. 프랑스는 전반전 7분에 말루다가 페널티 에어리어를 돌파하다가 마르코 마테라치에 걸려 넘어져 페널티 킥을 얻습니다. 지단은 세계 최고의 골키퍼 부폰을 아름다운 파넨카 킥으로 농락하며 골을 넣습니다. 마테라치는 12분 뒤 피를로의 코너킥을 헤딩 골로 연결해 응수합니다. 경기 내내 공격을 지휘하는 지단과 수비의 핵 마테라치는 부딪힙니다. 각각 결정적 헤딩을 날리기도 합니다.
연장전 후반 1분, 지단이 자기 진영으로 돌아가다 갑자기 돌아서서 무엇인가 중얼대는 마테라치의 가슴에 헤딩을 했습니다. 주심은 즉각 지단에게 레드카드를 꺼냅니다. 나중에 들린 이야기로는 마테라치가 지단의 누나를 들먹이며 도발했다고 합니다. 지단 없는 프랑스는 남은 시간 이탈리아에 승기(勝氣)를 넘겨주고 승부차기로 무릎을 꿇습니다. 지단의 헤딩 장면은 2012년 대형 조형물로 제작돼 파리 퐁피두 광장에 선보였고, 최근에는 2022년 월드컵이 열리는 카타르 도하에도 세워졌습니다. 그러나 지단과 마테라치는 2010년 화해를 했고, 지난해 마테라치는 루게릭 환자들을 돕기 위한 ‘아이스 버킷 챌린지’에서 지단을 지목했다고 합니다.
‘지단의 박치기’는 축구장이 전쟁터이기에 일어났습니다. 이기기 위해서 온갖 일들이 벌어집니다. 축구에선 체력, 기술, 스피드는 기본이고 교묘한 반칙, 심리전, 상대편뿐 아니라 심판과의 기 싸움 등이 승패를 갈라놓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선수는 이런 면에서 순진합니다. 우리나라 선수들은 실수를 하면 주눅이 듭니다. 얼굴은 사색이 되고, 몸은 굳은 채 죽으라고 뛰기만 합니다. 심판과의 기 싸움은 언감생심, 늘 억울한 판정의 희생양이 됩니다. 상대 선수를 도발해서 반칙을 유발하는 일은 꿈도 못 꿉니다. 반칙은 엉성하게 해서 상대편에게 이용당하기 십상입니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 팀의 그란데 수석코치가 ‘한국 선수들은 악바리 근성이 부족하다“고 진단한 것은 이를 말하는 걸 겁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대한민국 축구팀을 맡자마자 처음에 선수들끼리 형이란 호칭 대신 이름을 부르게 했습니다. 선후배의 위계질서나 상명하복의 구조를 깨고 선수끼리도 자유롭게 경쟁하도록 한 것입니다. 허동구 감독은 또 공을 빼앗기거나 슛에 실패했을 때 아쉬워하거나 남의 눈치 볼 시간에 독하게 볼을 좇아가라고 지시했습니다. 한때 악바리 정신이 살아났지만, 시나브로 순둥이 축구로 회귀했습니다.
왜 그럴까요? 우리 모두가 알게 모르게 순둥이 선수를 요구하고 있지요. 우리나라에선 별종이 발을 딛기 어렵습니다. 특히 ‘인성’은 축구선수의 최고 덕목입니다. 우리나라에서라면 제수와 바람을 피우고도 올림픽에 출전한 라이언 긱스는 말할 것도 없고 ‘탈세범’ 메시나 호날두, 지독한 이기주의자 네이마르, 기행 덩어리 발로테리나 루니 등은 그라운드에 서지도 못했을 겁니다. 축구선수는 겸손해야 하고, 대중이 원하는 정의를 이야기해야 합니다. 게다가 어릴 적부터 상명하복의 유교질서가 그라운드에 녹아있으니 ‘도덕 축구’를 할 수밖에 없겠지요?
사실 축구뿐 아니지요? 친한파 일본 지식인 기타노 다케시가 《위험한 도덕주의자》에서 짚었듯, 많은 한국인들은 남에게 도덕적 완벽함을 요구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사람을 평가할 때 그 자리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느냐보다는, 도덕적 흠결을 우선합니다. 그러나 그 흠결은 대부분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것입니다. 정신분석학에서는 이런 비난을 투사(投射)라고 합니다.
도덕과 윤리는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과잉이어서 사회의 기능과 개인의 행복을 방해할 정도라면 곤란할 겁니다. 위선을 가리기 위한 투사로서 도덕이 과잉이 아닌지 우리 사회 전체가 고민해야 할 겁니다. 도덕과 윤리는 실천이 중요하지, 비난을 위해서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또 도덕 과잉문화에서는 누군가 이를 이용해서 과실을 따먹을 사람이 있겠지요?
어쨌든, 저는 도덕 운운하는 사람치고, 위선적이지 않은 사람을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솔직한 저질이 좋습니다. 축구 이야기하다가 너무 나갔나요? 축구는 대략 세로 110m, 가로 70m의 그라운드에 그 나라의 특성이 담겨져 있다고 믿는데, 저만의 옥생각일까요? 《한국은 축구다》, 존경하는 선배 언론인의 책 이름이 생각나는 날입니다.

▲ 이 성 주 / 코리아메디케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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