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4-05-20 02:54:05

생일상 물리고 권총 내민 김구의 어머니


세명일보 기자 / 입력 : 2018년 07월 29일

『백범 김구 평전(김삼웅 저)』 중 백범의 어머니 곽낙원 여사 편을 읽다가 너무나 숙연해지는 바람에 그 내용을 다시 여기에 간략이 적어 본다.
백범 김구의 어머니, 곽낙원 여사. 14세의 어린 나이에 가난한 집으로 출가하여, 17세 때 심한 산고 끝에 외아들 백범을 낳고, 갖은 생활고를 겪으면서 백범을 키우고 지켜왔다. 1901년 42세 때 남편 김순영이 세상을 떠나니 독립운동을 하는 아들을 지키랴, 집안 살림을 하랴, 손자들을 돌보랴, 곽 여사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의 연속이었다.
1896년 백범이 명성황후를 시해한 일본군 밀정 스치다를 죽이고 인천 감영에 갇혔을 때는, 인천에서 식모살이를 하면서 옥바라지를 하고, 안명근 사건으로 서대문 감옥에 수감되었을 때는, 첫 면회를 와서 ‘평양감사가 된 것보다 기쁘다’고 아들을 격려하던 통근 여걸이기도 했다.
이러한 곽낙원 여사의 삶의 여정은 먹고사는 문제에 있어서 치열하다 못해 처절하기까지 하다. 상해 시절의 일을 『백범일지』에서는 이렇게 적고 있다.
“그 무렵 우리 집 뒤쪽의 쓰레기통 안에는 근처 야채상이 버린 배추 겉대가 많았는데, 어머님은 매일같이 밤이 이슥해지면 먹을 만한 것을 골라오셨다. 그것들을 소금물에 담가두었다가 찬거리로 하려고···.”
상해 시절 또 다른 일화가 있다. 동양척식회사에 폭탄을 던지고 자결한 나석주 의사가 백범의 생일임을 알고 자신의 옷을 저당 잡혀 고기와 반찬거리를 마련하여 곽 여사에게 갖다 드렸다. 그날 밤 이 사실을 알게 된 곽 여사는 손님들이 돌아가자 회초리를 준비해 가지고 들어온 후 아들의 종아이를 사정없이 후려쳤다.
“독립운동을 한다는 사람이 자기의 생일 같은 사소한 일을 동지들에게 알려서 그의 옷을 저당해 생일을 차려 먹다니….”
그때서야 어머니의 뜻을 안 백범은 무릎을 꿇고 앉아서 잘못을 빌었다.
쉰이 넘은 아들의 종아리를 때려주던 곽 여사는 백범이 상해에서 힘들게 독립운동을 하는 것을 지켜보다가, 백범이 독립운동 하러 나간 사이에 ‘··· 아이들을 데리고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편지를 남겨 놓고는 화물선에 몸을 실어 고국으로 잠입했다. 이와 관련하여 일본 경찰의 비밀 자료는 다음과 같이 기록하였다.
“곽낙원은 1925년 12월 상해에서 김구와 함께 살던 중 김구의 독립운동이 아주 미온적임을 꾸짖고 모자가 다툰 끝에 하루는 김구를 때린 다음, 분격한 나머지 김구가 집에 없는 사이에 고국으로 돌아온 것으로서….”
또한 1934년 이후 아들이 보고 싶어 다시 중국에 돌아와서 남경에 머무를 때의 일이다. 임시정부 요인들과 백범을 따르던 청년들이 어떻게 알았던지 곽 여사의 생신을 차려드리고자 돈을 모으고 있었다. 이 사실을 안 곽 여사는 돈을 가지고 있는 동지를 불러내, 자신의 생일을 차려줄 돈을 현금으로 주면 자신이 먹고 싶은 것을 만들어 먹겠다고 하였다.
생신날 곽 여사는 생일 축하연을 한다고 임시정부 국무위원들과 청년들을 자신의 셋방으로 초대하여 손님들이 모이자, 식탁 위에 보자기에 싼 물건을 내놓았다. 거기에는 권총이 들어 있었다.
“독립운동을 한다는 사람들이 생일이 무슨 놈의 생일인가. 그런 데 쓸 돈이 있으면 나라 찾는 일에 쓰도록 하게. 이 총으로 왜놈들을 한 놈이라도 더 죽여야만 내 속이 편안하겠네.”
라고 일갈하였다. 참으로 기개가 넘치는 모습이라 아니 할 수 없다.
1937년 백범이 독립운동 반대파 이운환이 쏜 총탄에 저격당했을 때였다. 기적적으로 생명을 구한 아들에게 곽 여사는, ‘자네의 생명은 상제께서 보호하시는 줄 아네, 사불범정(邪不犯正)이지! 허나 유감인 것은 이운환이라는 자가 정탐꾼에 지나지 않는 자라지만, 그 역시 한국인인 즉 차라리 왜놈 총탄을 맞고 죽는 것만 못하네!’ 하며 의연한 자세로 아들을 타이르기도 했다.
이처럼 곽낙원 여사는 1939년 4월, 82세의 파란 많은 생애를 접을 때까지도 오로지 나라를 위해 자식과 동지들을 채근하고 자신을 희생했던 위대한 선구자였던 것이다.
오늘날 화려하고 사치스럽게 진행되고 있는 가족 돌잔치, 결혼잔치, 화갑잔치 등 각종 행사들을 접할 때면 독립운동 수난기의 절제된 생활과 고충에 그저 눈물겹도록 감사할 따름이다.

▲ 김 지 욱 / (사)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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