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4-05-20 08:39:05

최초의 여류 비행사 권기옥


세명일보 기자 / 입력 : 2018년 08월 19일

그의 이름 앞에는 항상 ‘한국 최초의 여성 비행사’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닌다. 우리나라에서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비행기를 몰고 창공을 날았기 때문이다. 권기옥 여사는 반평생을 비행사로 살았는데 그녀가 몬 비행기는 민간항공기가 아니라 공군 전투기였다. 일제시대를 살았던 권 여사에게는 그것이 곧 독립운동이었기 때문이다.
16살 소녀의 마음을 빼앗아 간 것은 당시 서울 여의도의 푸른 하늘을 두 날개로 펼치고 훨훨 날던 ‘신기한 물건’의 곡예비행에서였다. 이를 계기로 소녀는 비행사가 되기를 마음먹고 항공학교에 입학했고 ‘비행사가 되어 일본으로 폭탄을 안고 날아가리다.’라고 작심했다.
권기옥(1901~1988). 가명은 임국영(林國英). 그녀는 1903년 평양에서 출생하여 1916년 숭현소학교, 1919년 숭의여학교를 졸업하였다. 숭의여학교 졸업반 때 태극기를 만들어 3·1운동을 하다 유치장에 구류되기도 하였다.
3·1운동 이후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공채를 팔아 독립운동자금을 모금하고, 1920년 8월에는 평남 경찰부 청사에 폭탄을 던질 목적으로 독립단원들을 국내에 잠입시켜 거사를 하게 도왔다.
이후 권 여사는 기독여자전도대를 조직하여 순회강연을 하던 중, 일경에 붙잡히기도 하는 등 탄압이 계속되자, 1920년 동료들과 함께 중국 상하이로 건너가 망명을 하였다. 1921년 항주의 홍도여학교를 졸업하고 상하이로 돌아와서 인성학교 교사로 5개월간 재직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1923년 권 여사는 한국인 청년 3명과 함께 운남 육군항공학교 1기생으로 입학했다. 당시 임시정부에는 비행사는커녕 비행기 한 대도 없었기 때문에 운남성까지 가게 된 것이다. 1925년 항공학교를 졸업하고, 드디어 비행탑승 적성검사에 합격해 비행사가 되니, 조선 여성으로는 최초였다.
비행사가 되어 1925년 5월 상하이로 돌아왔지만, 임정의 재정 상황이 열악하여 항공대 창설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였기에, 권 여사는 계속적인 비행 연습을 위해 중국 비행대에 들어갔다.
그러나 중국 군벌 간의 경쟁으로 피난을 가거나 군이 해산되면서 한군데 오래 머물지 못하고, 장가구·내몽골·베이징 등으로 거처를 옮겨 다녔다.
그리고 1926년 장가구에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로 유명한 민족시인 이상화의 형 이상정과 혼인한 후 베이징으로 거처를 옮겼다.
1927년에는 상하이로 가서 장제스[張介石]의 국민혁명군 항공사령부 소속 비행사로 합류하였다. 난징 국민정부 수립 이후에는 난징으로 이동해 국민정부 항공서(1935년 이후 항공위원회로 개칭) 1대 소속 부비항원(副飛航員)으로 활동하였다. 이 무렵 권기옥은 다른 재중 조선인 비행가들과 함께 “중국혁명전선의 한국인 비행가”로 불렸다고 『중외일보』(1927.8.28)에 기사화되어 있다. 공군 대령까지 진급한 권기옥의 비행시간은 총 7,000시간이나 되었다.
남경에 머무르면서도 권 여사와 이상정은 김원봉이 주축이 된 의열단과 관련을 맺었고, 조선민족혁명당원들과도 교류하였다. 이 무렵 일제 첩보 자료 『사상휘보』 4(1935.9)에 따르면 권 여사는 ‘남경 국민정부 항공서 비행사이자 의열단 여자부 연락원’으로 활동하였다고 하니 이를 증명하고 있다.
그러나 1936년 하반기 권 여사와 이상정은 ‘일본 밀정’이라는 모함을 받아 체포·수감되었고, 8개월 간 옥고를 치른 뒤 출옥하였다. 이리하여 한 소녀의 13년 비행 경력은 끝이 나게 되었다.
이후 일본군이 중일전쟁을 일으켜 중국 본토를 침략하자 1937년 11월 이상정 장군과 함께 난징을 떠나 1938년 3월 충칭에 도착해서는 민간인 신분으로 국민정부의 육군참모학교 교관으로 활동하며, 일본어 라디오 방송을 듣고 내용을 기록하여 군에 제출하는 정보 수집 업무도 수행하였다. 1943년에는 김순애 등과 함께 한국애국부인회를 재건하였고, 중국 공군에서 복무하던 최용덕 등과 함께 중국 공군의 한국인 비행사를 활용하여 광복군 비행대 편성 및 작전계획을 구상하였다.
해방 후 1949년에 귀국해서 다양한 정치 활동을 하다가 1988년 85세로 생을 마감했다.
비행사가 되어 일본 본토를 직접 침공하고 싶었던 소녀 권기옥. ‘나의 소망이었던 조선총독부 폭격을 끝내 하지 못 한 것이 한이다’라는 유언을 남기고 가신 우리의 영웅 권기옥 여사가 오늘날 광복된 우리나라의 푸른 하늘을 마음껏 훨훨 날고 있으시길 빌어본다.

▲ 김 지 욱 / (사)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 전문위원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사람들
예천군 용궁면 행정복지센터는 지난 17일 농촌지역 일손 부족 해소를 위해 용궁면 월오리의 
예천군 용문면 가족봉사단과 용문면 자원봉사거점센터는 지난 20일 용문면 어르신들과 함께  
예천군 지속가능발전협의원들이 지난 12일 봄을 맞아 개포면 행정복지센터 일대 가로변 자투 
예천군 호명읍 담암리에 거주하는 105세 임차녀 할머니가 지난 10일 호명읍 제1투표소를 
경북도청 공무원 봉사동아리 \"행복을 바르는 사람들\"가 지난 6일 예천군 감천면 소재  
대학/교육
대구교육청, 상반기 기술직공무원 직무연수  
청도 동산초, 마약류 및 약물 오·남용 예방교육  
대구한의대, 조무상 우수교원 연구장려금 전달  
DGIST ‘THE 신흥대학평가 2024’, 국내 3위·세계 33위  
대구공업대 헤어디자인과, ㈜코코에이치와 ‘맞손’  
계명문화대, ‘개교 62주년 기념식’  
호산대, 대학 자체개발 해외봉사 프로그램 공모 선정  
영남이공대, 공동훈련센터 지원단 신기술체험 캠프 ‘성료’  
계명대, 창립 125주년 기념 ‘성경의 역사’ 동천포럼  
청도교육청, 제28회 교육장기 육상경기대회 개최  
칼럼
흔히 콜레스테롤을 낮추기 위해서 적게 먹고 고기는 피하라고들 한다. 정말 맞는 방 
리즈시절(Leeds 時節)이란 특정 인물이나 단체의 전성기나 황금기를 일컷는 말 
중앙암등록본부 자료(2023)에 따르면 2021년 국내에서 새롭게 발생한 27만  
며칠 전이 어버이날이었다. 매년 오는 날이지만 올해는 평소와는 다른 감정을 느꼈다 
국외자(局外者)란 일어난 일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그 일에 관계가 없는 사람을 말한 
대학/교육
대구교육청, 상반기 기술직공무원 직무연수  
청도 동산초, 마약류 및 약물 오·남용 예방교육  
대구한의대, 조무상 우수교원 연구장려금 전달  
DGIST ‘THE 신흥대학평가 2024’, 국내 3위·세계 33위  
대구공업대 헤어디자인과, ㈜코코에이치와 ‘맞손’  
계명문화대, ‘개교 62주년 기념식’  
호산대, 대학 자체개발 해외봉사 프로그램 공모 선정  
영남이공대, 공동훈련센터 지원단 신기술체험 캠프 ‘성료’  
계명대, 창립 125주년 기념 ‘성경의 역사’ 동천포럼  
청도교육청, 제28회 교육장기 육상경기대회 개최  
제호 : 세명일보 / 주소: 경상북도 안동시 안기동 223-59 (마지락길 3) / 대표전화 : 054-901-2000 / 팩스 : 054-901-3535
등록번호 : 경북 아00402 / 등록일 : 2016년 6월 22일 / 발행인·편집인 : 김창원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창원 / mail : smnews123@hanmail.net
세명일보 모든 콘텐츠(기사, 사진, 영상)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세명일보 All Rights Reserved. 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합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