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4-05-20 08:15:52

영화 ‘암살’의 주인공 남자현 의사


세명일보 기자 / 입력 : 2018년 08월 26일

영화 ‘암살’이 개봉되었을 때 많은 이들은 배우 전지현이 연기한 ‘안옥윤’ 캐릭터가 과연 실존 인물인지 매우 궁금해 했다. 누리꾼들은 역사를 샅샅이 뒤지며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찾아 나섰고, 영화 속 캐릭터와 흡사한 삶을 산 ‘남자현 의사’를 찾아내고야 말았다.
남자현 의사는 만주지역에서 무장독립투쟁과 계몽운동을 동시에 실천한 진정한 애국자였다. 1872년 안동에서 영남의 전통 유생인 남정한의 막내딸로 태어난 남자현은 공부도 제대로 한 양반집 규수였다. 19세에 부친의 문하생이었던 김영주와 결혼하여 경북 영양으로 시집을 갔다. 1895년에 이른바 ‘을미사변’으로 명성황후가 시해되자 전국에서 의병이 일어났을 때, 남편 김영주는 “나라가 망해 가는데 어찌 집에 홀로 있을 것인가. 지하에서 다시 보자.”며 영양 의병부대에 가담했다가 이듬해에 진보면 홍구동 전투에서 전사했다.
졸지에 남편을 잃게 된 남자현 의사는 3대 독자인 유복자를 키우며 누에를 치고 명주를 짜 내다 팔아 시부모를 봉양하며 살았다. 그러다 1905년 을사늑약이 강제로 체결되자 남편 대신 일제에 복수를 하겠다고 결심하고 부친 남정한의 의병부대를 도와 의병모집과 일본군 동태 파악 및 정보수집 활동에 나섰다.
1918년 서울로 올라온 남자현 의사는 이듬해 3·1운동이 일어나자 만주로 망명한 후, 서로군정서(西路軍政署)에 가입하여 일본군과 싸우다 부상을 입은 투사들을 간호하면서 독립군을 도왔다. 이곳에서 아들 김성삼을 신흥무관학교에 입학시켜 독립군 투사로 만들어냈다. 또 조선인 거주 농촌지역을 돌아다니며 12군데에 교회를 건립하고 10개의 여성교육회를 조직해, 독립운동과 여성계몽에 주력하기도 했다.
드디어 1925년 동지 박청산과 함께 국내에 잠입하여 사이토 마코토 총독을 암살할 것을 계획했으나 실패 했는데, 이유는 남자현 의사 말고도 송학선이라는 의사가 미리 거사를 준비했다가 실패했기 때문이다.
다시 만주로 돌아가 독립운동단체의 통일을 위해 노력하던 중 1931년에 일본이 만주사변을 일으켰다. 1932년 이를 조사하기 위해 국제연맹조사단의 리튼 경이 하얼빈에 왔을 때, 무명지를 끊어 흰 수건에 ‘조선은 독립을 원한다(朝鮮獨立願)’라 혈서를 써서 끊어진 손가락과 동봉하여 리튼에게 보내 독립을 호소했다. 이처럼 독립의지를 담아 손가락을 자른 사람은 안중근 의사에 이어 남자현이 두 번째였다. 참으로 대단한 결단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때 아들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가슴이 먹먹할 정도다.
“ ··· 지금 내게 두려운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나라를 읽고 남편을 잃고 더 이상 잃을 것이 무엇이 있겠느냐? ··· 이 늙어가는 육신의 일부라도 흔쾌히 끊어 절규를 내놓아야 할 때도 있는 것이 아니냐? 이제 칼을 들었다.”
그 후 1933년 봄, 만주 괴뢰정부 건국일인 3월 1일에 이규동 등과 함께 만주국 주재 일본 전권대사 무토 노부요시를 살해하기로 하고 이렇게 말했다. “이 일은 내가 처리한다. 나는 이제 죽어도 아무런 여한이 없는 나이이니 두려움이 없다. 노부요시를 처단한 뒤 내 몸을 하얼빈 허공에 어육으로 날리리라.”
 그리고는 무기와 폭탄을 휴대하고 가다가 2월 28일 체포되었다. 이때 나이가 61세였다. 물론 혹독한 고문을 당하다가 단식 투쟁 끝에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출옥한 지 5일 만에 “독립은 정신으로 이루어지느니라.”라는 말을 남기고 숨을 거두고 말았다.
남자현 의사의 두 차례에 걸친 일본 수뇌 처단 시도 이외에도 1927년 길림에서 나석주 의사 추도회 때 안창호 선생 등 47명의 독립군이 체포되는 위기를 맞았을 때도 중국 당국과 교섭하여 애국지사들이 전원 석방될 때까지 물심양면으로 도왔으며, 1931년 김동삼 선생이 체포되자 구출작전을 시도하기도 했다.
1천2백만 명 이상 동원한 영화 ‘밀정’의 주인공 남자현 의사는 돌아가시면서도 감춰뒀던 행낭을 펼쳐 보이며 유언을 남겼다. 그 행낭 속에는 중국 돈 249원 50전이 있었는데 이 돈 가운데 200원은 조선이 독립하는 날 정부에 독립축하금으로 바치라는 부탁이었다. 물론 해방 이듬해 1946년 3·1절 기념식 때 김구, 이승만 등이 참석한 기념식장에서 독립축하금으로 전달한 것은 당연지사이고···.
이처럼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여성 독립운동가에 대한 조명이 시급하다고 하겠다. 잊혀진 영웅들의 발굴, 후손들인 우리들의 의무가 아닐까.

▲ 김 지 욱 / (사)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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