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경찰서 농암파출소 경위 전문석
미명의 하늘 아래 요란한 트랙터 소리에 아침을 맞이하는 농암지역의 들녘에는 언제나처럼 부지런한 농부 세상이다. 농암지역은 담배, 인삼 등 특용작물 재배와 더불어 배추와 콩의 주산지다. 요즈음은 잎담배와 봄배추 재배를 위해 밭이랑을 만들고 그곳에 모종을 심는 작업이 한창이다. 농부의 숨 가쁜 작업이 이어지면서 들녘에는 한 이랑 두 이랑이 더해져 어느새 햇볕을 받은 은빛 비닐의 물결이 출렁인다. 삼삼오오 모여 모종을 심는 곳의 풍경은 예전과 달리 하나같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눌러쓴 모자 아래 반짝이는 눈빛뿐이다. 이심전심이라 했던가요. 눈은 유일하게 몸 밖으로 드러난 ‘뇌’라고 한다. 그러니 눈빛이야말로 상대방이 무엇을 말하는지 알 수 있다. 이맘때면 농부는 신신당부한다. 배추밭에 대한 순찰이다. 그 사정을 다 듣고 보니 농부의 얘기가 그럴듯하다. 왜냐하면, 어린 모종이 하루가 다르게 잘 자라도록 배추밭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고 물을 뿌려준다. 이때 설치한 양수기를 종종 누가 훔쳐 가곤 한다. 그때마다 만나는 신고자는 “배추밭에 물 보러 갔더니 누가 양수기를 뜯어 갔어. 몇 푼 한다고 그걸 가져가...”하며 울분을 쏟아 낸다. 그도 그걸 것이 양수기는 당장 없으면 농사에 지장을 주기 때문이다. 이처럼 농촌의 사정을 잘 알고 그것을 노리는 도둑들, 농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면 천벌 받는다. 가뜩이나 코로나19 때문에 모두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양심 없는 도둑까지 더한다면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 올해는 지역주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이 없도록 더 자주 의견을 수렴하고, 한 번 더 현장을 방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그 사람이 말하는 동안 그의 입장이 되어 보는 것이다. 바로 지금 어떤 일을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결심하기 전까지는 아무런 일도 이루어질 수 없으므로 ‘순찰에 마침표는 없다.’ 여기에서 답을 찾는다. 봄이 봄답게 아름다운 것은 가슴으로 두 팔로 모두를 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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