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6-11-04 21:19:24

5월, 그리고 어머니

김 시 종 시인
국제PEN 한국본부 자문위원

안진우 기자 / 916호입력 : 2020년 05월 11일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URL복사
나는 슬하에 2남 2녀, 4남매의 아버지다. 나는 독자(외아들)가 되어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강력한 정부의 산아제한 구호도 잠깐 눈 감고 2남 2녀를 두었다.
아들 딸 4남매에게 나는 한글로 이름을 지어 주고, 교육은 고등교육(대학)을 마치도록 하되, 사립대학은 등록금이 비싸니, 국공립 4년제 대학을 고수(固守)했다.
내가 중·고등학교 역사 교사가 되어, 우연의 일치겠지만 나이가 세 살 터울로, 조선시대 과거를 실시하던 식년(式年)인 자(子) 묘(卯) 오(午) 유(酉)년(年)에 첫째 둘째 셋째 넷째가 순서대로 태어났다. 우연의 일치지만 재미있다. 4남매가 다 초·중·고 12년 개근상을 받았다. 나와 아내, 4남매가 모두 점촌초등학교 동창생이다. 이것도 우연이지만 재미있다.
오늘(5월 8일) 애들로부터 어버이날이라고 전화가 줄을 이었다. 서울시 공무원인 맏딸이 아버지께 올해 어버이날 기념으로 모바일전화(휴대폰)을 사 드리겠다는 것을 완강히 거절했다. 나의 휴대폰 없이 한평생을 살겠다는 고집스런 생활신조다. 아들딸들에게 바라기는 어버이날이라고 마음에 부담을 갖지 말고, 평소 건강하고 정직하고 올바른 이웃이 되는 걸로 나는 만족하게 생각한다.
어버이날이 아니더라도 나는 어머님께 고마움을 잊을 수가 없다. 2001년 1월 25일 오후 3시, 84세로 세상을 떠나셨다. 24세에 청상과수가 되어, 혼자 60년을 가정과 나와 두 누나, 우리 3남매를 위해 젊음과 인생을 바치셨다. 어머니는 생전에 못난 아들(필자)의 홍보부장을 자처하셨다.
잘 해 드린 것도 별로 없는데 효자라며, 똑똑한 것도 없지만 나를 출천대효(出天大孝)로 남들이 착각(?)을 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도 꿈길로도 집을 자주 찾아오시지 않아, 아쉬웠다.
돌아가신 어른이 꿈에 자주 나타나면 집에 우환이 있다는 미신을 아시기 때문이리라. 나는 평생 시를 쓰면서, 외아들을 위해 인생을 오롯이 바치신 은혜가 너무 고마워, 여러 편의 시를 자연스럽게 썼는데 짧은 시 두 편만 보여 드리고 싶다.
(시) 어머니/김시종
딸네집 오셨다가 바람부는 날 가시네.
눈 앞이 가리는 걸 바람에 탓하시나,
제 눈에 괴는 눈물도 그런 줄을 아실까?
(1966년 5월 중앙일보)

(시) 이팝나무 꽃
꿈길로도 안 오시는 어머님이
이팝나무 꽃이 되어 소복(素服)입고 오셨네요.
오늘 아침(2019. 5. 31.)

어머님이 정성들여 지으신 이팝나무꽃밥을 눈으로 양껏 배불리 먹고요. 올 한해도 어머님 생각하며 튼실하게 살겠어요. 어머님...

※ 짧은 시 두 편, 잘 읽으셨습니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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