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6-05-01 19:05:29

계명대 실크로드중앙아시아연구원, ‘위대한 유산 아나톨리아’ 발간

아톨리아 문명의 고고학적 발굴작업
과 '학문연구의 유용한 자료로 활용'

황보문옥 기자 / 1296호입력 : 2021년 12월 22일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URL복사
↑↑ '위대한 유산 아나톨리아'. 계명대 제공
계명대학교 실크로드중앙아시아연구원이 경북도의 지원으로 지난해 '위대한 유산 페르시아'에 이어 올해는 '위대한 유산 아나톨리아'(청아출판사, 424쪽, 6만원)를 펴냈다.

아나톨리아는 오늘날 터키 영토에 해당하는 반도로, 북쪽은 흑해, 북동쪽은 캅카스, 남동쪽은 이란 고원, 남쪽은 지중해, 서쪽은 에게해로 둘러 쌓여있다.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어 수많은 문화적 교류와 충돌의 장(場)이 된 이곳은 인류 문명의 터전이었다. 아카드, 아시리아, 히타이트, 아르메니아, 로마의 고대 문명들이 중층(重層)을 이뤄 켜켜이 쌓여있으며, 그 위에 다시 셀주크 투르크, 오스만 투르크의 문명이 얹혀있는 모양새이다.

투르크인들의 기나긴 이주 과정은 중앙아시아에서 비롯돼 한국의 고대사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들은 아시아 대륙의 동북부 초원 지대에서 기원전 2천년경부터 활동해오면서 철과 말을 기본으로 한 수준 높은 스텝 문화를 이룩했다. 그리고 칸수나 오르도스 초원 지대로 이동해 이 일대에 스텝 투르크의 요소가 강한 새로운 양사오(Yangshao) 문화를 싹틔웠다. 이들이 바로 흉노족의 직접적인 조상이 됐고, 고조선과의 접촉을 꾀했다. 그들은 흉노를 이어 돌궐과 위구르 시대로 이어졌다.

또 투르크족의 대이동으로 그들은 우리와 9천㎞ 떨어져 살면서 아시아의 동쪽 끝과 서쪽 끝에서 서로 다른 문화와 역사를 이어갔다. 그리고 1950년 한국전쟁을 계기로 다시 만났다. 터키가 유엔군의 일원으로 참전한 것이다. 중국 수나라의 침략을 막기 위해 고구려와 돌궐이 손을 잡고, 그 후 당나라를 대상으로 발해와 돌궐이 군사협정을 맺은 지 천년 만에 한반도에서 다시 군사적 협력이 이뤄진 셈이다.

'위대한 유산 아나톨리아'는 서양미술사의 김경미, 기독교윤리학의 이인경, 그리스로마사의 배은숙, 그리고 독문학과 비교문학의 전문가 홍순희가 공동집필했다. 대부분의 사진들은 박창모 작가가 현지에서 직접 찍은 것들이다. 이렇게 여러 저자들이 힘을 모은 것은 분량의 방대함 때문이라기보다 아나톨리아 문명 자체의 역사성이 가진 학문적 무게 때문일 것이다.

특히, 1만년 전에 이미 인류의 문명이 시작됐다는 증거로 아직 진행 중인 고고학적 발굴작업을 비롯해, 신화의 세계를 역사 현실의 세계로 불러내는 작업까지 포함하고 있다. 게다가 초기 기독교와 그리스 로마 문명, 그리고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이슬람 문명의 흔적까지 저자들은 꼼꼼히 살피고 있다. 과학과 이성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대자연의 신비로움 마저 흥미롭게 펼쳐내고 있어 이 책은 문명에 대한 지적, 영적 목마름까지 해소시켜준다.

공동집필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나름대로 뚜렷한 관점을 가지고 통일성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이희수 특임 교수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실크로드 문명사 연구에 평생을 바쳤던 그가 이 책의 편집 책임과 감수를 맡았기 때문이다. 계명대 실크로드 중앙아시아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김중순 교수는 “시각자료든 학술적 자료든 이 책만큼 방대한 볼거리와 읽을거리를 제공한 사례는 일찍이 없었기 때문에, 이 책은 전문 학자들에게든 일반인에게든 매우 유용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황보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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