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퀴어문화축제를 두고 대구 중구 대중교통전용지구 일부 구간에서 대구시와 경찰이 신경전을 벌여 현장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홍준표 시장은 퀴어문화축제 현장에 나가 “(경찰과) 공무원 충돌까지 오게 한 대구경찰청장의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내가) '도로 불법점거는 막아야 한다'고 하니, 내게 '집회방해죄로 입건할 수도 있다'고 겁박하는 간 큰 대구경찰청장“이라며 김 청장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홍 시장은 “나는 퀴어축제를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도로 점용 허가를 받고 하라는 것인데, 공도를 불법으로 무단 점거하고 경찰의 호위까지 받아 가면서 시민들의 자유 통행권을 막는 것은 그 자체가 불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그런 불법을 옹호하고 시민 불편을 초래한 대구경찰청장은 교체됐으면 한다. 더이상 그런 대구경찰청장을 믿고 대구시 치안을 맡기기 어렵다”며, “완전한 지방자치 경찰 시대라면 내가 즉각 파면했을 것”이라고 했다.
대구 중구 대중교통전용지구는 반월당네거리에서 대구역까지 총길이 약 1.3㎞ 정도로 대중교통인 버스만 다니고 있는 곳이다. 행사 주최 측에서 사용하는 구간은 반월당네거리에서 대구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까지 약 600m구간을 사용했다.
지난 17일 오전 9시30분쯤 장비를 실은 차량이 대중교통전용지구로 들어서자, 대구시청과 중구청 직원이 차량을 가로막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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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 중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열리는 제15회 대구퀴어문화축제를 앞두고 행정대집행에 나선 공무원들이 행사 차량의 진입을 막으려 하자 경찰이 이들을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도로에 넘어진 한 공무원이 발목 등에 고통을 호소하며 주저앉아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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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차량이 정상적으로 들어올 수 있게 차량을 막아선 공무원들을 밀어내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한 공무원이 길바닥에 넘어져 왼쪽 다리가 다쳐 구급대를 부르기도 했다.
차량 진입을 가로막은 한 공무원은 “시민들의 기본권과 통행권을 지키기 위해 도로법 74조 행정대집행 특례 조항에 의해 우리들은 복무를 수행하고 있다”면서 “시민의 기본권을 막는 경찰은 각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은 “정당한 신고에 의해 집회가 열리는 만큼 신고된 장비를 실은 차량이 들어오게 하는 것"이라면서 "버스를 우회시키고 정상적으로 집회를 진행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퀴어문화축제 한 참여자는 “대구시는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왜 대중교통버스 우회를 시켜주지 않는 것"이냐며 "이 축제를 반대하는 상인들 입장에 서서 대변하는 모양새”라고 했다.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는 “버스정류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편의점에 많이 들린다”면서 “오늘은 버스가 안 다니니까 손님이 뚝 끊겼다”고 말했다.
경찰과 함께 대중교통전용지구에 정상적으로 장비를 실은 차량이 들어온 뒤 혼란한 상황이 정리되자 홍 시장은 현장에 나와 “퀴어축제로 대중교통 흐름을 방해한 대구경찰청장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이에대해 대구경찰청 공무원직장협의회연합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적법한 집회를 할 경우 도로사용을 불법으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도 있다”면서 “대구시는 불법도로 점거로 인해 부스 등을 강제철거하겠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이는 부적합하다"고 반박했다.
홍 시장 발언 이후 공무원들은 퇴거했고, '우리는 이미'를 주제로 열리는 퀴어축제는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정상적으로 열리게 됐다.
앞서 대구지법은 동성로 상인들이 퀴어문화축제 주최 측을 상대로 제기한 집회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상인들의 재산권과 영업의 자유 제한 정도가 표현의 자유보다 무겁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한 바 있다.황보문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