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6-11-03 10:50:26

마음 건강까지 해치는 고무줄 체중

박상민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황보문옥 기자 / 1704호입력 : 2023년 09월 17일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URL복사
↑↑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 한국건강관리협회 제공

갑작스럽게 살을 확 빼서 나타난 사람을 보고 부러워하다가도 얼마 지나지 않아 예전보다 더 부해진 모습을 보면 ‘요요현상’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건강하게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방법은 꾸준하게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고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이다. 오랜 기간 지속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제 막 돌이 지난 아기를 유모차에 태우고 빈혈약 처방을 받으러 온 30대 여성이 진료실을 나가면서 묻는다.

“올해 큰마음 먹고 10kg 뺐는데, 다시 예전 체중으로 돌아왔어요.”

새해가 되면 새해 목표로 체중 감량을 결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다이어트를 하다가 원래보다 체중이 더 증가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체중이 줄었다 늘었다를 반복하는 요요현상이다. 이렇게 체중 변동이 심한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국내 성인 남녀 26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고무줄 체중일수록 사망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년 간격으로 3회 연속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사람만을 추출해 분석하면 체중의 변동성과 요요현상을 평가할 수 있다. 이때 체중 변화량이 가장 큰 그룹은 체중 변화가 거의 없는 그룹에 비해 전체 사망위험률이 33%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혈관질환과 암으로 인한 사망위험률도 각각 31%, 11% 더 높았다.

이뿐만 아니라 체중 변동성은 고관절, 요추, 상지에서의 골절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 모두 이러한 경향을 보였으며 골다공증으로 진단받지 않은 군에서도 동일한 경향이 나타났다. 특히 체중이 증가하는 방향이든 감소하는 방향이든 요요 정도가 크면 클수록 이에 따른 사망위험도와 골절위험도가 증가하기 때문에 단순히 살을 빼는 것만을 목표로 하다간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또 국내 연구에 따르면 요요는 당뇨 발생 위험도 증가시킨다. 정상 체중을 가진 사람이라도 요요가 반복될 경우 간의 지방 함량이 늘어나고 몸의 근육량은 줄어들면서 궁극적으로 당뇨병이 발생할 위험이 증가한다.

과거 식욕억제제의 효과에 관한 많은 연구에서도 약을 복용하는 동안에는 줄어든 체중을 유지하는 효과가 나타났지만, 약을 끊고 나면 다시 체중이 회복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또한 식욕억제제 복용군을 장기 추적관찰 했을 때 복용하지 않은 군에 비해 오히려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높게 나타나 의료계에서 퇴출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왜 이러한 결과가 나왔을까? 적절한 단백질 섭취와 근력강화운동을 동반하지 않고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시도하면, 체지방은 그대로이면서 근육 위주로 빠지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태에서 요요가 와 체중이 늘 때에는 주로 체지방만 증가하게 된다. 이렇게 생긴 근감소증은 골다공증 위험과 낙상 위험을 증가시켜 결국 골절 위험도 커지게 되는 것이다.

요요는 마음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끼친다. 외국의 연구에서는 요요 정도가 클수록 감정 기복이 심해지고 우울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복되는 체중 조절의 실패는 압박감과 자책감을 불러 일으키며, 근육량의 감소가 동반되면 쉽게 지쳐서 만성 피로를 호소하기도 한다.

요요현상을 막으면서 건강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먹는 양을 과도하게 줄이면 당장은 살이 빠지지만 정상적인 식사를 하는 순간 체중이 다시 돌아오게 된다. 게다가 근육은 빠지고 지방은 더 느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단기간의 급격한 다이어트보다는 10년간 유지할 수 있는 건강 식단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회식과 간식을 줄여야 한다. 당분이 많은 음료나 맥주는 제로칼로리 탄산수로 바꾸는 것도 도움이 된다. 믹스커피는 블랙커피나 아메리카노로 바꾸면 좋다. 건더기만 먹고 국물을 마시지 않는 것만으로도 지방과 염분의 섭취를 줄일 수 있다. 한 달에 0.5kg만 감량해도 6개월간 실천하면 3kg을 줄일 수 있다. 급격한 체중 변화보다는 지속적으로 실천 가능한 식습관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먹는 삶이 바뀌어야 나의 살도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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