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6-11-03 03:22:36

'APEC 목탁 2' 천문을 보고 지리를 알았다-첨성대

미디어발행인협 회장‧언론학박사 이동한
김경태 기자 / 2174호입력 : 2025년 10월 10일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URL복사


첨성대(瞻星臺 Observatory)는 천체의 움직임을 관찰하던 천문대다. 기원후 634년경 신라 27대 선덕여왕 때 건립됐으며 국보 제31호다. 그 원형을 유지한 것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 관측대다. 당시의 과학 수준을 보여주는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첨성대는 신라 왕궁 터인 반월성의 북서쪽 성곽에서 약 300m 떨어진 지점에 있다.

구조를 보면 받침대 역활을 하는 기단 부위에 술병 모양의 원통부를 올리고 맨 위에 정(井)자 형의 정상부를 얹었다. 높이는 9m다. 기단부 남쪽면이 정남에서 동쪽으로 19도 돌아서 있다. 화강암 벽돌 364개를 이용해 석축 27단을 쌓았다. 1년 일수와 27수 별자리 또는 제27대 선덕여왕을 상징하고 있다. 내부는 12단까지 흙으로 채웠고 13단에서 15단에 걸처 정방형의 창구를 냈다. 맨 위에 우물 정자의 장대석을 올렸다. 그 위에 관측을 위한 기구와 구조물이 있었다고 추정된다. 춘분과 추분 때는 태양광이 창문을 통해 첨성대 밑 바닥 까지 완전히 비추고 하지와 동지 때는 완전히 사라지게 만들었다고 한다.

첨성대는 이름 그대로 별을 보는 누대다. 바깥쪽에서 사다리를 놓고 창을 통해 안으로 들어간 후에 사다리를 이용해 꼭데기까지 올라가 하늘을 관찰했던 것으로 보인다. 천문학은 절기를 판단하는 농업과 관련이 있고 국가의 길흉을 점치는 점성술과 나라를 다스리는 정치와도 깊은 관계가 있었다.

첨성대의 용도에 대한 다른 설도 있다. 일종의 기념비와 제사를 지낸 제단, 종교적 상징물, 과학 수준을 과시하는 상징물, 선덕여왕을 신성화하기 위한 도구, 천문대의 부속 건물 등의 설이 있다 그러나 추측일 뿐 문헌적, 고고학적 증거가 없다.

첨성대의 구조와 역활에 대한 불가사의한 내용을 완전히 해명할 수가 없다. 지금도 탐구가 진행 중이다. 삼국유사(1281)에 보면 선덕여왕의 치세에 돌을 다듬어 첨성대(를 쌓았다는 기록이 있다. 조선의 학자 안축(1282~1348)의 '월성 첨성대' 라는 시에 보면 "전 시대의 흥망 속에 세월은 흘렀건만 /석대는 푸른 하늘에 천자나 솟아 있네 /어떤 이가 오늘날 천상을 살핀다면 /한 점 문성이 사성이 되었다 하리라 (前代興亡 歲月經 石臺千尺聳靑冥 何人今日觀天象 一點文星作使星)" 는 내용이 있다.

첨성대에서 천상을 관찰한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천문을 관찰하고 국가의 길흉을 예측했던 자세한 증거를 찾을 수 없다. 아직 지구촌의 동양과 서양에서 천문과 지리에 대한 과학적인 탐구가 시작되기 전에 한반도의 신라국에서는 첨성대를 설립해 천체를 관찰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천기를 관측했다는 것은 경의로운 역사적 사건이다. 이 곳에서 행해진 천문 관측 기술이나 그 기록은 자세히 알 수 없지만 남아 있는 원형이 보존된 석재 구조물을 통해 과학과 철학의 상상력은 무한하다.

필자는 경주에 태어나 학창시절에 첨성대에 가서 그 안에 들어가 보기도 했다. 다시 첨성대를 둘러보고 글을 쓰면서 지금 눈으로 볼 수 없는 첨성대를 생각해 보았다. 정방형 입구로 들어가는 사다리와 12단에서 다시 우물 정자의 꼭데기로 올라가는 시다리나 계단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우물정자형은 꼭데기가 아니고 그 위에 천체를 관찰하는 관측기계를 설치하기 위한 받침대였을 것이다. 그리고 관측을 하는 기술자가 하늘을 관찰하고 작업을 할 수 있는 시설 구조물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첨성대 주위에는 하늘의 해와 달, 별을 보고 천문을 읽고 계절을 관찰해서 왕이 바른 정사를 행하도록 돕는 부속 기관이 있었을 것이다.

그 모든 당시의 천문 관측 기지가 세월이 흐르면서 비바람과 전란에 소멸되고 돌로 된 구조물만 남은 것이 지금의 첨성대로 봐야 한다. 그렇다면 언젠가는 과학이 역사속에 잠들어 있는 첨성대의 미스터리를 더 확실히 밝혀낼 것이며 철학은 인류가 태평성대를 이루고 살 수 있는 더욱 분명한 첨성대의 비밀을 찾아낼 것이다. APEC이 개최된 천년고도 경주에 1400년 전에 천문을 관측한 첨성대가 있었다는 것을 상고해 보자. 지금도 공존을 위해 자연 관찰과 인문 추리를 하는 현대의 첨성대가 필요하다. 

고대 신라는 첨성대를 통해 천상과 지상, 인간(天地人)이 조화를 이루어 사는 공생의 길을 찾고 삼국을 통일해 함께 살았다. 역사적 문화 유산 첨성대가 주는 깨달음을 통해 오늘 우리가 처한 역사 문화적 위기를 극복해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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