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6-05-01 04:36:32

대구·경북 행정통합, 방향 맞지만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결정 사안은 아니다

개혁신당 대구시당 대변인 오태훈
황보문옥 기자 / 2244호입력 : 2026년 01월 25일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URL복사
대구·경북 행정통합의 방향성에는 동의한다. 지역소멸과 수도권 집중이라는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대구와 경북이 행정 경계를 넘어 함께 대응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는 충분한 공감대가 있다.

그러나 행정통합은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굳이 지방선거 이전에 모든 절차를 마무리해야 할 이유도 없다. 오히려 충분한 검토와 준비 없이 선거 일정에 맞춰 서두르는 것이야말로 정치적 오해를 낳을 수 있다. 행정통합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와 결정은 민선 9기에서 순차적으로 진행해도 늦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행정통합 제안이 정치적 의도가 아니라고 밝힌 만큼, 행정통합과 함께 약속된 재정 지원을 포함한 각종 혜택들 역시 민선 9기에서 행정통합이 실제로 이뤄질 경우 그에 맞춰 이행하면 될 일이다.

특히 대구의 경우 현재 권한대행 체제에서 시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역의 행정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결정을 서둘러 추진하는 것은, 법적 쟁점을 떠나 정치적 명분과 민주적 정당성 측면에서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

아울러 현재의 대구·경북 행정통합 추진단은 중앙정부에 대해, 막대한 규모로 거론되는 재정 지원의 재원이 어떤 방식으로 마련되는지에 대해 분명한 답을 받아내야 한다. 국가 재정계획과 어떻게 연동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아직 충분하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구·경북도 한다고 그러고, 부산·울산·경남도 한다고 한다. 수를 또 생각해 봐야겠다"고 언급한 대목에서도 드러나듯, 여러 지자체가 행정통합에 나서자 재정 부담에 대해 뒤늦게 고민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그간 이 대통령의 가벼운 언행을 돌이켜봤을 때, 정부의 불명확한 약속 위에 대구·경북의 미래를 맡길 수는 없다.

또한 대구·경북은 행정통합에 앞서 경제 통합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해보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 광역 산업 전략을 공동으로 수립하고, 투자 유치와 기업 지원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으며, 노동시장과 광역 인프라를 함께 설계하는 것이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는 경제 통합을 통해 행정 통합의 필요성과 효과를 검증하는 과정이 될 수 있다.

행정통합은 서두를수록 성공하는 정책이 아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신뢰이며, 정치적 이벤트가 아니라 구조적 해법이다. 대구·경북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한 선택인 만큼, 현재의 추진 속도는 다시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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