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6-11-02 22:48:15

구급대원을 향한 폭언과 폭행, 시민의 안전을 때리는 것입니다

경주소방 동부119안전센터 소방장 강동수
김경태 기자 / 2341호입력 : 2026년 06월 29일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URL복사

"삐뽀삐뽀" 사이렌 소리와 함께 구급차가 달릴 때, 차 안의 구급대원은 오직 한 가지 생각만 합니다. '조금만 더 빨리 도착해서 환자를 살려야 한다'는 간절함입니다. 구급대원은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을 지키기 위해 사선으로 뛰어드는 이웃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장에서 우리가 마주하는 것은 다급한 환자뿐만이 아닙니다. 주취자나 흥분한 보호자의 무차별적인 폭언, 그리고 때로는 주먹질까지 감내해야 하는 것이 오늘날 구급대원들의 서글픈 현실입니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매년 수백 건의 구급대원 폭행 사건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들려오는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은 대원들의 사기를 꺾고, 신체적인 폭행은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깁니다. 많은 대원들이 현장 출동 후 트라우마와 우울증에 시달리며 방화복과 구급 장비 대신 마음의 갑옷을 먼저 챙겨야 하는 현실에 씁쓸함을 느낍니다.

구급대원에 대한 폭력은 단순히 한 개인에 대한 상해로 끝나지 않습니다. 폭행으로 인해 대원이 다치거나 출동 공백이 생기면, 그 순간 인근에서 발생한 또 다른 응급환자가 적절한 처치를 받지 못하게 됩니다. 결국 구급대원을 향한 폭력은 우리 사회 전체의 안전망을 흔들고, 무고한 시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입니다.

현행법 역시 이를 엄중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소방기본법 및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출동한 구급대원을 폭행하거나 협박하여 구조·구급 활동을 방해하는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게 됩니다. 이는 주취 상태라 할지라도 결코 감형되지 않는 무거운 범죄입니다. 그러나 법적인 처벌보다 중요한 것은, 구급대원도 누군가의 귀한 자식이며 부모라는 사실을 기억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입니다.

구급대원이 안전해야 시민의 안전도 지킬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는 구급대원들에게 필요한 것은 따뜻한 말 한마디와 격려의 눈빛입니다. 우리가 내민 안전의 손길을 폭력으로 되받아치지 않도록, 구급대원들의 안전을 먼저 지켜주십시오. 119 구급대원이 마음 놓고 도울 수 있는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일, 바로 시민 여러분의 성숙한 배려에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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