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5-06-16 23:20:33

[漢字로 보는 世上] 읍참마속(泣斬馬謖)

배 해 주
수필가

세명일보 기자 / 입력 : 2019년 12월 22일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URL복사

울 泣.  벨 斬.  말 馬.  일어날 謖.

울면서 마속을 벤다는 뜻이다. 법의 공정을 지키기 위해 사사로운 정(情)을 버리는 것을 말하며, 큰 목적을 위해 자기가 아끼는 사람을 가차 없이 버릴 때 쓰는 말이다.
삼국시대 초엽인 촉(蜀)나라 건흥(建興) 5년 제갈량(諸葛亮)은 대군을 이끌고 성도(成都)를 출발했다. 곧 섬서성을 석권하고 감속성으로 진출하여 위(魏)나라 군사를 크게 무찔렀다. 그러자 조조(曹操)가 급파한 위나라의 명장 사마의(司馬懿)는 20만 대군으로 기산의 산야에 부채꼴의 진을 치고 제갈량의 침공군과 대치했다. 이 진지를 깰 제갈량의 계책은 이미 서 있었다.
그러나 상대가 지략이 뛰어난 사마의인 만큼 군량 수송로를 수비하는 것이 문제였다.
만약 여기서 패하면 중원 진출의 중대한 계획은 물거품이 되고 만다. 그런데 그 중책을 맡길 만한 장수가 없어 제갈량은 고민했다.
그때 마속(馬謖)이 그 중책을 자원하고 나섰다. 그는 제갈량과 문경지교(刎頸之交)를 맺은 명참모 마량(馬良)의 동생으로, 평소 제갈량이 아끼는 장수였다. 그러나 노회(老獪)한 사마의와 대결하기에는 아직 어리다. 제갈량이 주저하자 마속은 거듭 간청했다.
“다년간 병략(兵略)을 익혔는데 어찌 가정 하나 지켜 내지 못하겠습니까? 만약 패하면, 물론 일가권속(一家眷屬)까지 참형을 처해도 원망하지 않겠습니다”라고 하자 “좋다, 그러나 군율에는 두 말이 없다는 것을 명심하라”
서둘러 가정에 도착한 마속은 지형부터 살펴보았다. 삼면이 절벽을 이룬 산이 있었다. 제갈량의 명령은 그 산기슭의 도로를 사수하라는 것이었으나 마속은 적을 유인하여 역공할 생각으로 산 위에 진을 쳤다.
그러나 위나라 구사는 산기슭을 포위한 채 위로 올라오지 않았다. 식수가 끊겼다. 마속은 전병력으로 포위망를 돌파하려 했으나 용장인 장합(張?)에게 참패하고 말았다.
전군을 한중으로 후퇴시킨 제갈량은 마속에게 중책을 맡겼던 것을 크게 후회했다. 군율을 어긴 그를 참형에 처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듬해 마속이 처형되는 날이 왔다. 때마침 성도에서 연락관으로 와 있던 장완(張?)은 마속같은 유능한 장수를 잃는 것은 나라의 손실이라고 설득했으나 제갈량은 듣지 않았다.
“마속은 정말 아까운 장수요. 하지만 사사로운 정에 끌리어 군율을 저버리는 것은 마속이 지은 죄보다 더 큰 죄가 되오. 아끼는 사람일수록 가차 없이 처단하여 대의를 바로잡지 않으면 나라의 기강은 무너지는 법이오”
마속이 형장으로 끌러가자 제갈량은 소맷자락으로 얼굴을 가리고 마룻바닥에 엎으려 울었다고 한다.
훌륭한 장수와 위정자는 사사로운 정(情)에 얽매여서는 되지 않는다. 평소 믿음을 가졌던 사람이라도 잘못을 하면 즉시 상응한 조치를 해야 한다.
우리는 최근에 읍참마속을 하지 못해서 일어난 일들을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아직도 진행형이다. 법을 위반하지 않으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궤변이 얼마나 큰 잘못인지 댓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조직을 관리해야 하는 자리에 앉으려는 사람은 양심과 도덕에 하자가 있어서는 곤란하다.
한 걸음 더해서 위·탈법자는 어떤 일이 있어도 그 자리에 앉지 못하게 해야 한다. 혹자는 자신의 작은 하자도 드러내기 싫어 어떤 자리도 사양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누가 보아도 안 될 사람을 천거하고 신임해 주는 나쁜 선례는 지금까지도 종종 있었다.
위정자는 가장 아끼고 신뢰하는 사람일수록 작은 잘못이 있으면 정에 이끌려 특정한 자리에 앉히는 일은 앞으로는 없어야 할 것이다.
바로 지금같이 어려운 상황일수록 읍참마속의 결단이 필요한 때다.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URL복사
사람들
울진 북면이 지난 14일 흥부생활체육공원에서 제52회 북면면민 한마음 체육대회를 성료했다 
한전MCS(주) 경주지점은 지난 16일 경주시청을 방문하여 지역 내 국가유공자들을 위한  
제37회 경주시 문화상 체육 발전 부문 수상자 대보건설 서환길 대표가 3백만원을 13일  
㈜청명종합엔지니어링은 지난 12일 경주시청을 방문하여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의류 4,50 
영덕지역사회보장협의체 노인분과가 지난 15일 지품면 수암리 마을회관에서 돌봄이 필요한 어 
대학/교육
청도 남성현초, 미래기술 체험활동 운영  
호산대, 방사선과 ‘보건직 공무원 취업 전략 아카데미’성공 개최  
DGIST, 美 일리노이대와 피지컬 AI 공동 워크숍 ‘성료’  
대구보건대 뷰티코디네이션학과, 국제피부미용대회·국제뷰티공모전 '전원 수상'  
호산대 방사선과, 인체의 기초 이해 해부학 실습 프로그램  
대구교육청, 경북교육청 함께 ‘평화로·미래로 호국길 걷기 행사’  
경산특수교육지원센터, '장애학생 인권지원단 현장지원'  
영남 이공대, 농심 구미공장 현장탐방 ‘성료’  
영진전문대-KAI, 항공우주분야 산학 협약 체결  
2025학년도 특수교육대상 학생 학부모 연수  
칼럼
하지(夏至)는 1년 중 해가 가장 긴 절기로, 여름이 본격 시작되는 시점이다. 양 
성경 신명기에 보면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애급을 탈출해 광야로 행군했다. 
경상도의 여름, 국은 빠지지 않는다 
6월3일 밤 10시에 끝이 난 대선 전쟁은 이재명은 용, 김문수는 범으로 용호상 
여·야 모두가 지방 자치분권과 지역 균형발전을 외치고 있지만, 낙후된 경북 북부지 
대학/교육
청도 남성현초, 미래기술 체험활동 운영  
호산대, 방사선과 ‘보건직 공무원 취업 전략 아카데미’성공 개최  
DGIST, 美 일리노이대와 피지컬 AI 공동 워크숍 ‘성료’  
대구보건대 뷰티코디네이션학과, 국제피부미용대회·국제뷰티공모전 '전원 수상'  
호산대 방사선과, 인체의 기초 이해 해부학 실습 프로그램  
대구교육청, 경북교육청 함께 ‘평화로·미래로 호국길 걷기 행사’  
경산특수교육지원센터, '장애학생 인권지원단 현장지원'  
영남 이공대, 농심 구미공장 현장탐방 ‘성료’  
영진전문대-KAI, 항공우주분야 산학 협약 체결  
2025학년도 특수교육대상 학생 학부모 연수  
제호 : 세명일보 / 주소: 경상북도 안동시 안기동 223-59 (마지락길 3) / 대표전화 : 054-901-2000 / 팩스 : 054-901-3535
등록번호 : 경북 아00402 / 등록일 : 2016년 6월 22일 / 발행인·편집인 : 김창원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창원 / mail : smnews123@hanmail.net
세명일보 모든 콘텐츠(기사, 사진, 영상)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세명일보 All Rights Reserved. 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수합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