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6-11-04 22:28:14

[漢字로 보는 世上] 사이비(似而非)

배 해 주
수필가

안진우 기자 / 915호입력 : 2020년 05월 10일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URL복사
비슷할 似 말이름 而 아니 非
맹자의 진심(盡心) 편에 실린 말이다. 비슷하게 보이지만 전혀 다른 것으로 겉으로는 훌륭한 사람처럼 행동하지만 실제로는 거짓을 일삼는 무리를 가리는 말이다.
공자는 군자인 체하는 사람을 향원(鄕原)이라 하여 덕을 훔치는 자라고 평했다.
맹자의 제자 만장(萬章)이 향원에 관해 물었다. “어떤 사람을 두고 마을 사람들이 다 그를 성실한 사람이라 하면, 그는 어딜 가더라도 성실한 사람이 아니겠습니까? 그런데도 공자께서 그를 가리켜 ‘덕을 훔치는 자’라고 말씀하신 것은 무엇 때문입니까?”
맹자가 말했다. “그를 비난하려 해도 비난할 것이 없고, 공격하려 해도 공격할 것이 없지만, 시류에 영합하고 혼탁한 세상에 담합 한다. 집안에서는 충실하고 신의가 있는 듯하고, 밖에서의 행실은 청렴하고 고결한 듯하여, 사람들이 다 좋아하고 자신도 그렇게 여긴다. 하지만 그와는 함께 요순지도(堯舜之道)에 들어갈 수 없다. 그래서 ‘덕을 훔치는 자’라고 한 것이다”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비슷하게 보이지만 실제론 잘못된 것(似而非)들을 미워한다. 잡초를 미워하는 것은 곡식의 싹과 혼동할까 걱정해서요, 간사함을 미워하는 것은 정의와 혼동할까 걱정해서요, 말재주를 미워하는 것은 신의와 혼동할까 걱정해서요, 정(鄭)나라 음악을 미워하는 것은 올바른 음악과 혼동할까 걱정해서요, 자주색을 미워하는 것은 붉은색과 혼동할까 걱정해서요, 향원을 미워하는 것은, 덕 있는 군자와 혼동할까 걱정해서다. 군자는 바른 법도로 돌아갈 뿐이다. 법도가 바르면 일반 민중들도 그러한 기풍을 일으키고, 일반 민중들이 그러한 기풍을 일으키면 삿되고 간특함이 없어지는 것이다”
원래 향원은 마을의 성실한 사람이란 뜻이다. 그러나 그 성실함이 자신의 마음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와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덕을 훔치는 자’라고 비판한 것이다.
사이비는 독버섯 같다. 평범하고 일상적일 때에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 어제까지 보이지 않다가 비가 오면 쑥쑥 자라는 버섯 같기도 하고 죽순 같기도 하다. 정치의 계절이 오면 예의 그 사이비 정치인들이 버섯처럼 얼굴을 내민다. 국민과 지역을 위해 내가 최적의 인물이라는 나름의 주장도 빠지지 않는다. 그들을 믿고 찍으면 그를 믿은 만큼 지역과 국가가 손해를 보는 꼴이 되고 만다.
그리고 또 있다. 가짜 종교인이다.
정상적인 믿음을 가지는 사람들은 이를 이단이라고 말한다. 신앙은 건전한 삶에 에너지가 되고 윤활유가 되어야지, 한 사람이나 가정과 사회를 비정상으로 만들어 가서는 안 된다.
최근 전염병이 창궐하면서 우리는 종교의 힘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체험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에 참여해 달라고 그렇게 호소를 해도 막무가내식 예배를 보고 집단 확진자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자신이 종교를 믿는다고 주위에 얘기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무엇이 두려워 자신이 믿는 종교를 들어내지 못하는가?
그중에는 공무원도 종교인임을 속이고 가정과 직장에 다니고 있다니, 이를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건전한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대한민국은 종교의 자유를 헌법에 명시하고 있다. 그만큼 개인의 신앙은 존중하고 있다는 증표다. 믿음의 권리를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그 권리에 상응한 책임과 의무를 도외시하고, 건전한 상식으로 이해되는 않는 행위를 하면, 바로 사이비란 말을 듣게 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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