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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곤의 세상보기 호랑이해 소망

김찬곤 경북과학대 교수‧시인
홈페이지담당자 기자 / 1303호입력 : 2022년 01월 01일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URL복사
임인년(壬寅年) 새해가 밝았다. 지난 해를 보내는 아쉬움도 있었겠지만 전 세계적으로 겪은 코로나19 사태로 새해에 거는 사람들의 희망은 평소와 달리 비장해 보인다. 더구나 올해는 용맹하고 정직하며 리더십이 강한 검은 호랑이해라고 하니 새해를 맞는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크지 않을까 생각되기도 한다.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 민족의 역사가 시작된 후 아주 오랫동안 호랑이와 함께 살아왔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호랑이는 항상 영험한 대상으로 대접받았으며, 산신령 개념의 산군(山君) 등으로 불리며 신성시되었고, 삼재를 막아준다는 의미의 '호축삼재(虎逐三災)'대상으로 부적이나 문신에 많이 활용되기도 했으며,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라는 말로 유명한 전래동화 '해님 달님'에서 처럼 무섭고 다가가기 쉽지 않은 존재로 받아들여지기도 하였다. 호랑이가 가진 힘을 두려워하면서 그 용맹을 경외한 것이다.

그러나 한편 ‘호랑이와 곶감’으로 아주 친숙한 대상이기도 했다. 호랑이는 스스로 자기보다 더 무서운 곶감이라는 존재가 있다고 생각하여 도망치는 장면에는, 무섭다는 이미지를 찾아볼 수 없고 평범한 우리 이웃 같은 온화함을 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까치와 호랑이가 그려진 '작호도(鵲虎圖)'에서처럼 민화 속 그 호랑이는 아주 우스꽝스럽고 재미있는 모습으로 그려져 있는 것도 그렇다.

‘88서울올림픽 마스코트’도 호랑이다. 그 이름은 공모를 거쳐 정한 ‘호돌이’다. 한복을 입고 상모를 돌리는 호랑이 모습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친근하고 귀여움의 대상으로 다가갔다. 1988년 서울올림픽 호돌이 마스코트는 대한민국을 ‘호랑이 나라’로 전 세계에 각인시키기에 큰 역할을 한 공헌자였다. 그래서 한국인은 일생을 호랑이 이야기, 호랑이 속담, 호랑이 그림에 둘러싸여 살다가 죽는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라고 할 정도라고 세계인에게 당시 많은 인상과 화제를 낳았다. 

어느 작가는 우리나라만큼 호랑이 이야기가 많은 나라는 없다고 하여 ‘호담국(虎談國)’이라 부르기도 했다.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에서 호랑이의 개체는 사라졌으나 그 역사와 민족·언어·문화적 상징성은 여전히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이런 까닭에 호랑이와 관련해서 지금까지 많은 작가가 여러 가지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그려내고 있지만, 뭐니 뭐니 해도 몇 년 전에 방영한 EBS 자연다큐멘타리 전문 PD 출신의 유명 콘텐츠 제작자의 호랑이 관련 다큐가 현실적으로 가장 뛰어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는 야생호랑이를 찾아 시베리아와 만주, 우리나라의 백두대간을 누비면서 얻은 생생한 경험으로 '야생의 조선곡(朝鮮谷)호랑이', '야생의 시베리아호랑이 생포기'등 어마어마한 화제작을 낳았다. 그런 소재로 쓴 책도 세간에 엄청난 인기를 차지하였다. 20여 년간 끈질긴 집념으로 호랑이를 쫓아, 당시 전 세계에 채 한 시간도 기록되어 있지 않던 야생의 ‘시베리아 호랑이’를 1,000시간 가까운 영상기록물로 남겼다고 한다. 

또 그 작품을 위해 시베리아의 10만km를 20년간 추적과 잠복을 거듭했다고 하니 그 노력이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다. 그러니 문명의 이기 앞에 멸종 위기에 처한 호랑이의 모든 것을 생생하고 경이롭게 그려냈다는 단순한 평가만으로는 어떤 면에서 오히려 부족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호랑이 풀 뜯어 먹는 소리’도 거기서 언급되었다. ‘개 풀 뜯어 먹는 소리’,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와 같은 부류의 말로, 이치에 닿지 않는 헛소리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통 알고 있다. 

그러나 호랑이 등 육식동물이 가끔 풀을 뜯어 먹기도 한다는데, 거기에는 다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뜯어먹은 풀이 소화기를 거쳐 섬유소화 되며 장을 청소하거나, 항균제, 구충제, 진통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기분이 우울할 때는 알코올이 발효되는 열매를 먹고 일부러 취하기도 한다니 참 놀라울 따름이다. 

고대 원주민들도 호랑이의 이런 행동을 관찰해 왔다는데, 약용으로 사용한 대표적인 식물이 '호랑이풀', '타이거허브'라고 부르는 병풀이라는 것이다. 동양에서는 상처 입은 호랑이가 뜯어먹거나 뒹굴어 치료하는 병풀을 보고 수천 년 간 약으로 썼다고 하는데, 인도 경전에는 호랑이 풀을 명상을 돕는 영적인 약초로 간주하며, 스리랑카에서는 장수식품으로 칭하고, 중국에서는 한 학자가 이 약초를 먹고 200년을 살았다는 전설로 인해 '장생불사의 영약'으로 부르기도 한다고 여러 일화를 전한다. 풀을 뜯어 먹는 호랑이를, 터무니없는 행동을 하는 것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주는 대목이다.

어쨌든 호랑이는 우리나라를 상징하고 민족의식과 자존감을 높여주는 대표동물이라는 데는 큰 이견이 없다. 

어느 TV 가요프로 에서 ‘범 내려온다’는 판소리 수궁가에 나오는 대목이 주목을 받은 이래, 자주 그 노래를 접하게 된 사람들은 “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를 반복해서 듣자 치면 저절로 어깨가 들썩여진다고들 한다. 

올해는 그런 어깨춤이 절로 나오는 신명 나는 한 해가 되기를, 그리고 올해는 검은 호랑이와 같은 기세로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자고 큰 포효로 다짐하는 한 해의 시작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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