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6-11-03 04:16:08

'거경궁리' 너그럽고 겸손해 지면 안될까

미디어발행인협 회장‧언론학박사 이동한
김경태 기자 / 2142호입력 : 2025년 08월 17일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URL복사

거경궁리(居敬窮理)는 마음을 경건하게 하여 이치를 추구한다는 뜻이다. 성리학에서 학문하는 데 요구되는 실천적 태도로 사용되는 말이다. 거경은 궁리에 임할 때의 자세를 이르고 궁리는 만물의 이치를 터득하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 송나라 때 정호와 정이에 의해서 거경이 다루어 졌고 주희에 의해 궁리가 강조되었으며 조선의 이황에 의해서 거경궁리의 철학적 의미를 심화시켰다. 논어에는 "내 몸을 경으로 닦아야 한다(修己以敬)"고 하였고 맹자에도 "남을 공경하는 사람은 사람들이 항상 그를 공경한다(敬人者人恒敬之)"고 하였다.

거경궁리를 실행하기 위한 수행 덕목으로 논어와 맹자에 나오는 한문을 인용한 구목(九目)이 있다.

1.공경하여 마음을 편안히 한다(敬而安) 2.성실하여 믿음을 준다(誠而信) 3.어질어 사랑을 베푼다(仁而愛) 4.의로워 행동한다(義而行) 5.충성하여 바르게 산다(忠而正) 6.검소하여 청렴하다(儉而廉) 7.겸손하여 화합하다(謙而和) 8.부지런 하여 한결같다(勤而恒) 9.용감하여 결단하다(勇而斷)

율곡 이이가 쓴 격몽요결(擊蒙要訣)에는 사람이 학문을 닦고 인격을 수양하는데 필요한 구용 구사가 있다.

구용은 9가지 몸 가짐이며 구사는 9가지 마음 가짐에 관한 실행 덕목이다.

구용(九容)은, 1.머리는 똑 바르게 하라(頭容直) 2.눈은 바르게 보라(目容端) 3.숨소리는 맑게 하라(氣容肅) 4.말은 신중하게 하라(口容止) 5.소리는 조용히 하라(聲容靜) 6.얼굴 빛은 장엄히 하라(色容莊) 7.손은 공손히 하라(手容恭) 8.발은 무겁게 하라(足容重) 9.바르게 서라(立容德)

구사(九思)는, 1.볼 때 밝게 보기를 생각하라(視思明) 2.들을 때 똑똑히 듣기 생각하라(聽思聰) 3.얼굴 빛은 온화하기 생각하라(色思溫) 4.태도는 공손하기를 생각하라(貌思恭) 5.말할 때 충실함을 생각하라(言思忠) 6.일할 때 공경함을 생각하라(事思敬) 7.의심 나면 질문을 생각하라(疑思問) 8.화나면 어려워 질 때 생각하라(忿思難) 9.재물 얻으면 의리 생각하라(見得思義)

순임금 시대 재상인 고요(皐遙)는 정치의 핵심을 법의 균형에서 찾았다.

법은 단순히 집행하는 것만이 아니라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9가지 덕목을 실행할 것을 주장했다. 고요는 정치가의 덕목과 법질서의 조화를 강조하면서 국가를 다스리는 데는 덕과 법이 조화를 이룬 인의의 덕목을 갖춘 정치가가 있어야 백성을 안정시키고 사회를 번영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고요의 아홉 가지 덕목은, 1.너그러움(寬) 2.엄숙함(栗) 3.부드러음(柔) 4.결단력(立) 5.공손함(願) 6.존경심(敬) 7.의로움(義) 8.청렴함(淸) 9.강단(剛)

거경궁리와 격물치지를 위한 위의 덕목을 실천하면 인격을 완성하여 군자가 될 수 있다. 구목과 구용, 구사, 고요의 구덕목을 평소에 실천 궁행하면 가히 성인의 반열에 도달할 수 있다. 구용 구사를 통해 몸과 맘이 균형을 이루면 도덕적인 인품과 예절을 갖춘 지성인으로 주변인들로 부터 존경과 추앙을 받을 수 있다. 지금의 정치인들은 상대의 약점을 비판하고 공격하기위해 독한 언사만 발설하고 있다.

정치 지도자들이 심기일전하고 환골탈태하겠다는 말만 하지 말고 언행일치로 자신부터 청렴하고 의로우며 타에 대해 너그럽고 겸손하게 소통하고 상대를 존경하고 칭찬하는 태도로 바꾼다면 정치발전 국가번영에 놀라운 변화가 있을 것이다. 지금의 정치인들이 사용하는 불순한 언어가 사회를 오염시키고 학교와 가정을 혼탁하게 만들고 있다. 내로남불이니 적반하장이니 유체이탈이니 양두구육이니 차도살인 등 끔찍한 사자성어가 동원되고 살벌한 막말이 판을 친다. 지금 같이 험악한 정치판을 개선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인간의 의식 개혁이 하루 아침에 될 수 없다. 도덕이 무너지고 상식이 밀려나면 사회는 동물농장이 되고 양육강식의 물고 뜯는 참극이 계속될 뿐이다. 인간이 사는 인간의 사회가 되기위해서는 먼저 겸손한 사람 너그러운 사람이 되는 수행부터 해야 한다. 지금은 공부한다는 말의 의미도 달라지고 수행이라는 말도 교육 현장에는 없다. 우리가 인간이 되는 공부와 수행을 하지않고 이대로 가다가 어떤 화가 닥치고 인간 사회의 종말이 닥칠 지 모른다. 더 늦기전에 지금이라도 고전을 탐구하고 수행에 집중해 인가되기 훈련을 해야 한다. 거경궁리 격물치지의 뜻을 되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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