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6-11-03 03:14:26

불나면 무조건 대피!! 이제는 ‘방화문 닫기’ 와 ‘살펴서 대피'

예천소방서 김보라 소방교
황원식 기자 / 2168호입력 : 2025년 09월 23일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URL복사
↑↑ 예천소방서 김보라 소방교
불이 나면 대피하라!!

이는 오랫동안 화재 시 행동 요령의 상식처럼 자리 잡아 왔다. 그러나 최근 공동주택에서 발생한 화재 사례는 이 단순한 공식이 언제나 옳지 않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일깨워 주고 있다. 

실제로 불길이 직접 닿지 않은 세대의 주민들이 무작정 대피하다가, 계단과 복도에 가득 찬 유독가스를 들이마셔 안타깝게 목숨을 잃는 사고가 잇따랐다. 

이러한 교훈 속에서 우리는 ‘무조건 대피’가 아니라, 상황을 보고 판단하는 새로운 생존 원칙을 받아들여야 한다. 

바로 ‘방화문 닫기’와 ‘살펴서 대피’다. 이 원칙은 다음과 같이 구체화할 수 있다.

첫째, 공동주택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불길보다 연기다. 불이 직접 난 세대가 아니더라도, 대피 과정에서 복도나 계단에 퍼진 유독가스를 마시면 순식간에 의식을 잃을 수 있다. 따라서 불이 났다고 해서 무조건 밖으로 뛰쳐나가기보다, 우리 집 안으로 연기가 유입되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둘째, 생명을 지켜주는 최후의 안전 장치는 방화문이다. 다른 세대에서 불이 났더라도, 화염이나 연기가 우리 집 안으로 들어오지 않는다면 세대 내에 머무르는 편이 오히려 안전하다. 이때는 방화문과 창문을 꼭 닫아 연기 유입을 차단하고 구조를 기다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대로 연기와 불길이 내부로 밀려 들어온다면 그 즉시 대피하거나 구조를 요청해야 한다.

셋째, 화재가 우리 집에서 발생했을 때는 상황이 다르다. 대피가 가능하다면 지체 없이 대피해야 한다. 그러나 불길이 통로를 막아 대피가 어렵다면 창문이나 발코니에서 구조를 요청하는 것이 최선이다. 이때 당황하지 않고 위치를 알리는 것이 생사를 가른다.

과거의 “불나면 대피”라는 단순한 구호는 이제 “방화문 닫기”와 “살펴서 대피”라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생존 매뉴얼로 발전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지침이 아니라 실제 화재 현장에서 얻은 교훈이며, 우리의 생명을 지키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다.

화재는 예고 없이 찾아오지만, 대응은 미리 준비할 수 있다. 방화문을 닫고, 상황을 살피며, 필요할 때 대피하거나 구조를 요청하는 것. 이것이 오늘날 공동주택에서 생명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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