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6-11-02 23:56:47

APEC 성공, 이제는 아태 AI센터로 이어져야 한다

주낙영 경주시장
김경태 기자 / 2351호입력 : 2026년 07월 13일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URL복사

2025 APEC 정상회의는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그러나 진정한 평가는 지금부터다. 국제행사는 개최 자체보다 무엇을 남겼는지가 더 중요하다. APEC이 대한민국 외교의 성과를 넘어 미래 성장의 자산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새로운 레거시(Legacy)가 필요하다. 그 중심에 아시아·태평양 AI센터(APEC AI Center)가 있어야 한다.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특정 산업의 기술이 아니다. 경제와 산업은 물론 외교와 안보, 교육과 문화까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기반으로 자리 잡았다. AI를 선도하는 국가가 미래를 주도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하지만 국가 간 AI역량 격차도 빠르게 벌어지고 있다. 기술과 인재, 인프라를 갖춘 국가는 더 앞서가고, 그렇지 못한 국가는 디지털 전환의 흐름에서 뒤처질 위험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격차를 줄이고 회원국이 함께 성장하기 위해 APEC은 AI협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공적개발원조(ODA)를 기반으로 아시아·태평양 AI협력 거점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연구개발 사업이 아니다. AI를 매개로 회원국의 정책을 공유하고 인재를 양성하며 지속 가능한 협력체계를 만드는 국제 프로젝트다.

따라서 아태 AI센터의 입지는 연구 역량만으로 결정되어서는 안 된다. 회원국 공무원과 연구자, 기업인, 대학생들이 지속적으로 모여 교육받고 토론하며 협력할 수 있는 국제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국제회의를 운영할 수 있는 역량과 글로벌 네트워크, 안정적인 정주 여건, 국제도시로서의 브랜드가 함께 갖춰져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경주는 이러한 조건을 충분히 갖춘 도시다. 지난해 APEC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국제행사 운영 역량을 세계에 입증했다. 국제회의시설과 숙박 인프라, 세계문화유산을 품은 역사문화 자원, 안전한 도시환경은 국제협력 플랫폼이 갖춰야 할 기본 조건이다. 무엇보다 세계 각국 정상과 대표단을 맞이하며 축적한 경험은 단기간에 만들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다.

아태 AI센터의 본질은 국제협력이다. 연구개발과 국제협력을 서로 경쟁하는 기능으로 바라볼 이유도 없다. 오히려 역할을 분담하고 강점을 연결할 때 더 큰 시너지가 만들어진다. 포항이 우수한 연구기관과 첨단산업을 기반으로 AI 연구개발과 기술 실증을 담당한다면, 경주는 국제협력과 교육·연수, 정책 교류를 맡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모델이다. 이는 특정 도시의 이해관계를 넘어 경북의 경쟁력을 높이고, 대한민국의 AI 경쟁력을 키우는 길이기도 하다.

경주는 천년의 수도다. 그러나 과거의 영광에 머무는 도시는 아니다. 신라의 문화유산을 지키면서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제회의도시로 성장했고, APEC 정상회의를 통해 세계와 연결되는 경험을 쌓았다. AI 시대에도 중요한 것은 기술만이 아니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국가와 국가를 이어주는 협력의 힘이다. 경주는 역사와 문화, 국제교류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도시이며, AI 시대 국제협력의 가치를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APEC 정상회의는 끝났지만 APEC의 가치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대한민국이 세계에 남겨야 할 것은 성공적으로 끝난 국제행사 하나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국제협력의 토대다. 아시아·태평양 AI센터는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천년의 수도 경주는 역사를 품은 도시를 넘어 미래를 연결하는 도시로 나아가고 있다. 아태 AI센터는 단순히 기관 하나를 어디에 둘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 AI 외교의 방향을 어디에서 시작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이다. APEC을 통해 세계와 만난 도시, 그리고 앞으로도 세계와 함께 성장할 도시. 그 새로운 출발점으로 경주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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