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6-11-04 17:55:02

DGIST, ‘빛으로 뇌 신경 껐다 켰다’ 마법 같은 ‘생체 스위치’ 개발

엄지원 교수·스탠포드대 공동연구팀, 신개념 광제어 플랫폼 'LATeNT'
단 한 번의 빛 자극, 지속적 억제부터 24시간 내 완전한 회복까지
뇌 질환 원인 규명·인슐린 분비 제어, 세계적 학술지 'Nature Methods' 게재

황보문옥 기자 / 2367호입력 : 2026년 08월 06일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URL복사
↑↑ 앞줄 왼쪽부터 DGIST 뇌과학과 엄지원 교수와 김동욱 박사, 뒷줄 왼쪽부터 전영현 연구원, 김병찬 박사과정생, 김현호 박사. DGIST 제공

DGIST(총장 이건우) 뇌과학과 시냅스 다양성 및 특이성 조절 연구단 엄지원 교수 연구팀이 미국 스탠포드대 Alice Ting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빛을 이용해 신경세포 간 신호 전달을 차단하고 이를 다시 회복시킬 수 있는 신개념 광제어 플랫폼 'LATeNT'를 개발했다. 이번 기술은 뇌 질환의 발병 기전 규명은 물론 인슐린 분비 조절 등 다양한 생명과학 및 의학 연구에 폭넓게 활용될 전망이다.

시냅스는 신경세포 간 정보를 주고받는 핵심 연결 부위로, 그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불안장애, 우울증, 자폐스펙트럼장애 등 다양한 신경정신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기존 광유전학 기술은 주로 신경세포의 전기적 활동을 제어하는 데 국한돼, 특정 시냅스 신호 전달을 장시간 억제하면서도 온전히 회복시키는 데에는 기술적 한계가 존재했다.

연구팀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신경전달 물질 분비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절단하는 파상풍 신경독소에 빛을 감지하는 'LOV (light-oxygen-voltage) 단백질'을 결합해 LATeNT를 정교하게 설계했다. LATeNT는 특정 파장의 청색광에 노출될 때만 신경 전달의 필수 요소인 'VAMP2 단백질'을 절단해 시냅스 신호를 억제한다. 이후 빛 자극을 거두면 약 24시간 이내에 신경전달 기능이 원래 상태로 자연스럽게 회복되는 가역적 특성을 띤다.

LATeNT는 약한 청색광 자극만으로도 강력한 신경전달 억제 효과를 유도한다. 연구팀은 이를 쥐 모델에 적용해, 기억과 감정을 조절하는 해마 내 특정 억제성 신경세포의 신호를 일시적으로 차단하고 해당 세포가 불안 행동을 제어하는 뇌 신경회로에 핵심적으로 관여함을 밝혀냈다. 기존 광유전학 도구보다 강력하고 지속적인 억제 효과도 확인했다.

나아가 연구팀은 LATeNT를 중추신경계뿐 아니라 췌장 베타세포에도 적용해 빛으로 인슐린 분비를 정밀하게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LATeNT가 뇌 신경회로 연구를 넘어 대사 및 면역 질환 연구, 합성생물학 기반 유전자 회로 설계 등 생명공학 전반에 걸쳐 범용적으로 활용 가능한 플랫폼임을 시사한다.

엄지원 교수는 “LATeNT는 특정 시냅스 단백질의 기능을 시공간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최초의 분자 도구로서 신경회로 연구의 정밀도를 획기적으로 높였다”며, “향후 AAV(아데노연관바이러스) 유전자 전달기술이나 약물 제어 시스템과 융합하면 뇌 신경질환은 물론 암, 대사, 면역 질환을 아우르는 정밀 맞춤형 치료 플랫폼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DGIST 뇌과학과 시냅스 다양성 및 특이성 조절 연구단과 스탠포드 대학교의 공동연구로 수행됐다. 노희광 박사와 김동욱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성과는 관련 분야 최고 권위지인 네이처 메소드 (Nature Methods, JCR 분야 상위 0.6%, 영향력지수(IF) 28.3)에 2026년 7월31일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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