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6-08-11 19:57:26

2026년, 올 여름은 무척 시원했네

본지 주필 최준영
홈페이지담당자 기자 / 2368호입력 : 2026년 08월 09일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URL복사


내 건 표제를 읽으면, 올 여름은 시원한 것이 아니다. 역대급으로 지구가 화톳불 불덩이였다. 난데없는 글제다. 다른 방법으로 읽으면, 시제가 과거형이다, 또 ‘미래형’도 함축한다, 한 20년쯤은 미래다. 10년 미래로 읽으면, 아니 더 짧았으면, 좋겠다.

10년이 지난 후에, 그 시점서, 우리가 ‘2026년, 올여름은 무척 시원했네’로 읽으면, 이상기후를 말한다. 아니다. 기후위기다. 이것도 아니다. ‘기후난동’(亂動)으로 읽어도, 시원하질 않다.

한국은 봄꽃이 많은 나라다. 동백·매화·산수유·개나리·벚꽃·진달래·철쭉. 얼핏 보면, 꽃 이름 나열에 불과하다. 또 다른 나열을 보면, 산수유·매화·개나리·목련·벚꽃진·달래·철쭉이다. 언제인지를 몰라도 그 옛날엔, 남쪽으로부터 개화동선(開花動線)을 그리면서, 위로 올라왔다.

하지만, 둥글게 그 아름다운 개화동선은 기후난동으로 큰 혼란에 빠졌다. 앞뒤가 순서를 잊고, 뒤죽박죽이다. 꽃들은 4월에 매화·산수유·목련·개나리·진달래·벚꽃이 개화순서(開花順序)를 잊었다. 한 번에 몽땅 피어났다. 온 천지에 꽃 사태가 터졌다. 보기에만 좋다. 꿀벌은 어쩔 줄 몰라, 우왕좌왕했다. 이러다 꿀벌은 꿀 생산을 중단해, 멸종위기에 빠지겠다.

올해는 기후변화 파리협정 체결 11주년이다. (제미나이 검색)2025년은 한국의 기후위기 대응서, 정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보다 40%감축한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한국이 2023년 배출한 온실 가스는 6억 2,420만t 이었다. ‘지구와 바다는 펄펄 끓는다’

파리협정은 선진국에만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여했던, 교토 의정서와는 다르다. 당사국 모두에게 구속력 있는 보편적 첫 기후합의다. 하지만 미국은 2025년에 두 번째로 파리협정을 탈퇴했다.

지난 2일 본지 사설(社說)에 따르면, 경남 양산의 낮 최고기온이 42.5℃까지 치솟았다. 122년 국내 기상관측 사상 최고치였다. 2008년 양산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기온이었다. 이 고온에 열섬까지, 아스팔트 복사열까지 보태면, 단박에 화상(火傷)을 입을게다. 60년대쯤 어느 언론사가 아스팔트위에 계란을 놓고, 프라이(fry)했다. 한 10분쯤엔 요리가 됐다. 그 당시 기온보다 지금은 더 높은 42.5℃였던 양산에서 하면, 그 시간은 얼마나 단축될까.

지난 8일 행정안전부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이 2011∼2025년 질병관리청 응급실 감시체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1∼2015년에 입추(立秋) 이후 8월 말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연평균 215명이었다. 하지만 2016∼2020년의 같은 기간에는 연평균 658명, 2021∼2025년에는 638명으로 3배가량 증가했다.

이 시기 온열질환에 따른 사망자도 연평균 3.3명(2012∼2015년)에서 최근 10년간(2016∼2025년) 4명 이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기후 난동이 사람을 잡아가는 저승사자의 현장이다.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진 지난 3일 오후 대구 동구 자동기상관측장비(AWS)에서 한낮 최고기온이 41.1℃를 기록했다. 가와이 아사오(河井朝雄의 大邱物語 1931년 출판)에 따르면, 1942년 대구 대표 관측지점(ASOS)이 40.0℃이었다. 대구 대표관측지점(ASOS)이 40.0℃를 기록한 이후 84년 만이다. 대구에서 다시 40℃대 기온이 관측되며, 기록적 폭염이 일상이 되는 ‘기후 뉴 노멀’(New normal)을 실감케 했다.

지난 6일 AFP통신과 스위스 SRF방송에 따르면, 빙하가 녹아 흘러내리는 물이 6초마다 올림픽 규격 수영장 하나를 채운다. 알프스 빙하는 2000년부터 2024년 사이 38%가 사라졌다. 지난 수십 년과 같은 속도로 온난화가 계속된다면, 2100년에는 ‘얼음 조각 몇 개’만 둥둥 떠다닐 것이다.

지난 4월 녹색연합에 따르면, 10년간 한반도 백두대간과 국립공원에서 기후 위기로 생물다양성 위기가 본격화됐다. 한라산과 지리산을 중심으로 구상나무와 가문비나무는 빠른 속도로 집단 고사가 진행됐다. ‘멸종단계’에 진입했다.

지난 4월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1968∼2025년 우리나라 주변 표층 수온이 1.6도 상승했다. 전 지구 평균 표층 수온이 0.76도 상승한 것보다 2배 이상 빠르게 해양 온난화가 진행됐다. 바닷물이 지구를 달군다. 지구는 불덩이고, 바다는 하루가 다르게 수온을 높인다.

지구의 총 표면적은 약 5억 1,000만㎢다. 바다는 약 3억 6,100만 ㎢다. 지구 표면의 약 70.8%가 바다다. 이러니 아직까진 바다 고기는 피난을 갈 바다의 넓이가 있다. 하지만 인류는 기후난동을 피해, 피난을 갈 곳이 없다고 봐야한다. 피난을 못가면, 인류는 어떻게 되나. 이건 세명일보 독자가 답할 차례다.

대구 남구엔 예수성심시녀회가 있다. 수녀들은 매주 금요일 아침마다 ‘1인 시위’(사진 참조)를 벌인다. 피켓이 적힌 글을 보고, 너도나도 기후난동을 잡는 운동에 동참하자. 유독 봄꽃이 많은 이 땅에, 개화동선을 바르게 잡아줘야 한다.

기후재난에 우리 모두가 성난 얼굴로 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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