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6-11-03 02:16:00

분노한 보수 유권자는 누가 대변하는가


세명일보 기자 / 입력 : 2018년 05월 27일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URL복사

6·13지방선거가 24일 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때가 때인지라 사람이 모이는 행사장이면 어김없이 지방선거 후보들이나 국회의원들이 나타난다.
여기서 누구나 느끼는 점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은 화색이 만면해 보이는 반면 자유한국당 후보들은 병풍을 쳐주는 사람이 별로 없고 힘이 빠져있는 것 같다.
세몰이를 위해 당 지도부가 가세해도 과거와 비교해 지나치게 왜소하다. 작금의 한국당 상황을 대변해주는 분위기다. 특이한 건 충북지역 한국당 후보들은 하나같이 공천을 준 소속당 지도부를 원망하는 공통점이 있다.
최근 어느 상갓집에서 만난 한 후보는 "당 대표가 지방선거 끝날 때까지 안 보였으면 좋겠다"는 말을 꺼낼 정도다. 소속당 대표가 선거에 도움은커녕 악재로 되레 민주당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유권자들이 던지는 발언이나 표정들에서도 이런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일부 보수성향의 인사는 "지방선거 이후라도 보수층을 대변하는 정계개편이 이뤄지도록 하려면 이번 선거에 000당에 표를 주면 안 된다"는 말까지 거침없이 내뱉는다.
오죽하면 한국당 중진의원으로 원내대표까지 지낸 정우택 의원도 지난 19일 열린 박경국 충북지사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브레이크 없이 추락하는 당내 상황을 지적했다.
그는 당원·지지자에게 "요즘 자유한국당의 인기가 많이 없죠"라고 물은 뒤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 이유는 한 두 가지로 모아진다. 지방선거 후에 이 요인 때문에 민심이 확실하게 드러난다면 당 체제를 바꾸는데 앞장서겠다"고 당 대표를 간접 공격했다. 문제는 유권자의 심판을 받는 선거를 목전에 두고 이런 민심을 알면서도 바로잡으려고 저항하는 후보와 정치인이 없다는 데 있다.
표를 먹고사는 선출직 공직자가 유권자를 대변하기를 포기한 것일까. 그렇다면 정치를 포기해야지 왜 국민의 혈세로 특권을 누리며 식충이처럼 밥만 축내는가.
보수층 유권자들은 그들의 정당과 정치인들을 보면 화병이 날 지경이라고 한다. 민심을 대변하지 않고 표를 달라 구걸하는 건 '양심불량'이다.
전국에서 이번 지방선거에 한국당의 공천을 받아 출마하는 수천 명의 후보자가 있을진대 지금까지 민심에 벗어난 홍 대표의 막말과 오만,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해 비판을 한 후보와 정치인은 남경필, 서병수, 유정복 등 일부에 불과하다. 
10여 년 만에 성사된 남북정상회담도 긍정과 부정이 상존할텐데 '위장 평화쇼'니 '김정은과 공범' 등 외눈박이 시각으로 막말쇼를 벌일게 아니라 "남북정상회담이 정상회담이 중단된 지 10여 년만에 열리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지만 비핵화가 완결될 수 있도록 위장평화 전술과 지나친 낙관을 경계하고 철저하게 대응하라"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논평을 냈으면 어떠했을까.
남녀가 연인이 되기 위해선 편지를 주고받든 어떤 행동이 있어야 되듯 남북정상회담 또한 결과물을 얻기 위한 시작으로 보면 안 됐을까.
정치는 말로 하는 것이다. 김기식 전 금감위원장의 도덕성 논란에 이어 드루킹댓글조작 사건 등 여권의 메가톤급 악재와 실정에 대한 합리적 의문에 국민도 공감하지만 이렇듯 민심을 벗어난 발언에는 누구도 신뢰를 보내지 않는다.
왜일까는 그들 스스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회의원 의석수 118석의 민주당(55~60%)과 113석의 한국당(10~15%)의 당지지도가 비교가 안 될 정도니 무슨 게임이 되겠는가.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 지지도는 남북정상회담 이후 80%대로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국가나 정치발전을 위해서도 강력한 야당이 존재하고 견제와 균형이 필요한데 지나치게 기울어져 있다.
예견됐던 일이지만 한국당은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결과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충북의 경우 민주당은 단체장에서부터 지방의원까지 공천신청자가 넘쳐 골치가 아픈데 한국당은 경쟁률이 저조한 데다 공천을 받고도 반납한 뒤 잠적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처럼 당에 '망조'가 드리우는데도 저항하는 정치인이 없다니 한국당은 '민심 불감증'에 걸린 불치병 환자들의 집단인가. 난치병은 치유할 수 있어도 불치병은 죽는 날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분노한 보수 유권자들이 나서야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국정농단의 공동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사과와 반성이 없이 보수층에게 상처를 준 '적폐 정치인'은 분명히 기억해 표로 응징해야 한다.
분명한 건 보수가 궤멸된 게 아니라 지지할 정당과 정치인이 없다는 게 정확한 진단이다.

▲ 이 광 형 / 뉴스1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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