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6-11-03 00:53:30

누군가의 장단점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세명일보 기자 / 입력 : 2018년 06월 17일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URL복사

우리나라의 적잖은 사람들은 그를 ‘미국의 보수 꼴통’으로 규정합니다. 2004년 조지 워커 부시와 2016년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에 크게 기여했으니까요. 뉴욕시장이던 2001년 상원의원에 도전하려다가 불륜 스캔들이 터졌고 설상가상으로 전립선암까지 생겨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장 직만 제대로 수행하려니 옹이에 마디라고 9.11 테러가 터집니다.
네, 1944년 오늘(5월 28일) 태어난 루돌프 줄리아니 이야기입니다.
아버지는 폭력 전과범인데다가 마피아인 처남이 운영하는 불법 도박장에서 일했습니다. 마피아의 돈으로 공부해서 검사가 돼서는 마피아 소탕 작전을 펼쳐 일부 이탈리아인들은 ‘배신자’라고 부릅니다.
민주당원으로 활동하다가 공화당의 제럴드 포드 대통령이 손을 내밀자 당적을 갈아탄 ‘철새’이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트럼프와 관련해서 정제되지 않은 언행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줄리아니는 1993년 재수 끝에 뉴욕 시장에 당선돼서는 도시의 임대료 상한제를 폐지하고 재개발을 추진해서 ‘반인권적’이라는 비난도 받았습니다.
1999년 백인 경찰관 4명이 기니 이민자 출신의 흑인을 수배자로 오인해서 사살했을 때, 줄리아니는 히틀러나 무솔리니 취급을 받습니다. 히틀러와 이름도 비슷하네요. 아돌프와 루돌프.
그러나 많은 미국인은 줄리아니를 최고의 뉴욕 시장으로 기억합니다. 그는 비난을 무릅쓰고 뉴욕을 개조했습니다. 미국 범죄학자 제임스 윌슨과 조지 켈링이 주장한 ‘깨진 유리창 이론’을 뉴욕 전체에 실행했습니다. 깨진 유리창 이론은 승용차나 건물의 창이 깨진 채 방치돼 있으면 주변의 다른 창도 깨지고 난장판이 된다는 것이죠.
줄리아니는 경범죄에 대해 철저하게 단속하고 도시 환경을 바꾸는 작업을 했습니다. 뉴욕은 대낮에 눈뜨고 범죄를 당하는 도시에서 밤에도 돌아다닐 수 있는 도시로 바뀌었습니다.
일부 자칭 진보 학자들은 줄리아니의 공이 아니라고 반박하지만, 수많은 뉴욕시민들은 동의하지 않습니다.
줄리아니는 9.11 테러가 터지자 암 투병 중인 몸을 이끌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사태 수습에 노력합니다. 그래서 그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올해의 인물’로 선정됩니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도 받습니다.
만약 줄리아니가 우리나라에서 정치생활을 했다면, 일찌감치 매장이 됐겠지요. 9.11 테러 같은 사건이 일어났다면 아무리 열심히 일 했어도 저주받을 가능성이 있을 겁니다.
좌나 우의 한쪽에서 무책임한 저주의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에게 경청하는 사회, 둘의 장점을 함께 존중하자고 하면 두 쪽 모두에게서 비난받는 사회, 자신에게는 무한정 관대하고 남에게는 엄청나게 엄정한 사회, 콤플렉스의 투사가 횡행한 유아유아(唯我幼兒) 사회에서 언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아니, 인터넷 포털이나 미디어에서 선동꾼들의 목소리가 커서 그렇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해와 사랑으로 주위를 보고 있다고, 다른 사람의 잘못을 증오하기보다는 자기 행동의 거울로 삼는다고 믿고 싶은데, 옥생각은 아니겠지요?
아니면 지금 이 이야기도 정의롭지 않아, 비난의 대상일 따름일까요?

▲ 이 성 주 대표 / 코리아메디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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