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6-11-02 23:54:53

제주 과잉 관광, 쓰레기 과잉


세명일보 기자 / 입력 : 2018년 07월 18일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URL복사

태풍 쁘라삐룬이 한국을 비켜서 일본 쪽으로 빠져나간 지난 4일 오후 제주도 애월 고내 포구는 저녁 햇살로 눈부시게 빛났다. 집채만 한 파도가 쉴 새 없이 하얀 포말을 뿌리며 까만 바위를 두들겼다.
작은 어선들이 정박한 포구 안에는 온갖 쓰레기가 떠다녔다. 스티로폼, 플라스틱, 폐비닐 쓰레기들이었다. 상표 또는 내용물이 적힌 플라스틱 쓰레기들도 많았다. 한국어 표기가 많았지만, 중국어 일본어 표기 플라스틱 쓰레기들도 보였다. 중국 해변이나 항해하는 배에서 버린 쓰레기가 해류를 따라 제주도 해변으로 몰려왔을 것이다.
어찌 바다 쓰레기가 고내 포구에만 찾아올 것인가. 주민들이 해안 청소를 해서 그나마 육지 대도시 해안 지역보다 깨끗해 보이는 것이지, 만약 1개월만 그대로 두면 제주 해안선 200㎞는 아마 국제 쓰레기 진열장이 될 것이다.
한반도에서 한참 떨어진 바다에 떠 있는 제주도는 쓰레기와는 거리가 먼 청정 섬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그러나 제주도는 쓰레기 문제를 아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지역이다. 주민 65만 명과 하루 평균 약 10만 명의 체류 관광객이 사용하고 버리는 쓰레기로 도시와 관광지는 불쾌하고, 해류를 타고 해변에 쌓이는 해양 쓰레기로 바다는 지저분하다. 서울서 오는 관광객은 비교적 맑은 공기와 푸른 숲을 보고 청정 섬의 분위기를 느끼게 되지만, 과거 오염되지 않았던 제주 섬의 이미지를 간직한 사람은 ‘쓰레기 섬 제주’를 실감한다. 
이런 맥락에서 지난 5일 제주 칼호텔에서 ‘자연순환사회 조성’을 주제로 내걸고 열린 ‘제주플러스포럼’은 의미가 있었다. 민영 종합 뉴스통신사 뉴스1(대표 이백규)이 주관하고 제주대학교, 제주연구원, JDC가 후원한 이날 포럼에는 400명의 시민과 NGO회원들이 회의실을 꽉 메웠다. 제주도 쓰레기 문제를 걱정하는 시민의식의 발로라고 볼 수 있다. 쓰레기가 걱정거리를 넘어 위협으로 다가온다는 의미다.
작년 제주도 해변에서 수거한 해양 쓰레기는 8톤 트럭 약 1800대 분이었다. 이 쓰레기는 분리해서 처리하는 도시 쓰레기와는 다르다. 바위틈과 모래톱에 끼거나 묻혀 있어 이를 수거하는 것이 큰일이다. 생활 및 건설 쓰레기는 하루 8톤 트럭 170대분이 쏟아진다. 흡수력이 강한 현무암 지질구조상 쓰레기 매립은 지하수 오염으로 연결될 위험이 크기 때문에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포럼에서 미래의 쓰레기로 전기차 폐배터리 문제가 대두된 것은 주목받을 만 했다. 안병옥 환경부 차관도 이날 격려사에서 제주도가 추진하는 전기차 폐 배터리 재활용센터에 무척 관심을 보였듯이,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은 모든 도시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떠오를 것이다.
제주도에는 약 1만대의 전기차가 운행 중이다. 탄소제로섬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제주도는 전기차 도입에 선도적으로 나섰고 2030년까지 약 37만대의 자동차를 전부 전기차로 바꿀 계획이다. 몇 년 후부터 쏟아질 전기차 폐배터리 처리 문제는 또 하나의 도전이다.
얼마 전 영국 BBC방송은 최근 ‘너무 많은 관광객 때문에 씨름하고 있는 세계 관광지 5곳’ 중 하나로 제주도를 꼽았다. 소위 과잉관광(over-tourism)은 세계 유명 관광지가 안고 있는 문제점이다. 교통 혼잡, 소음, 물가 등 과잉관광의 폐해가 생겨나지만 그중에서도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
제주도는 과잉관광을 완화하고 환경보전을 위해 두 가지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첫째 제주도에 들어오는 관광객이 숙박시설과 교통시설을 이용할 때 기여금을 내도록 하는 환경기여금 제도다. 둘째 제주도 전체를 국립공원으로 확대 지정하여 환경보전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방안이다. 국립공원 확대 지정은 환경기여금 징수 이유로서 활용할 요량이 아닌가 싶다.    
제주도의 쓰레기는 주민과 관광객이 쓰고 버리는 폐기물이다. 그런데 1회용품을 많이 쓰는 관광객 탓인지, 제주도의 1인당 쓰레기 배출량은 전국에서 제일 높다. 제주도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과 관광 상품은 인기가 높다. 누구나 들고 섬 밖으로 나가고 싶어 하지만, 제주도의 쓰레기를 들고 나가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다. 
결국 쓰레기 문제 해결은 관광객이 아닌 주민들이 고민하고 더 노력해야 한다. 주민들이 고민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수렴하고, 주민들에게 교육하는 것이 널리 알려질 때 관광객들도 배우고 조심하게 될 것이다.

▲ 김 수 종 / 뉴스1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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