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전등불을 한사코 꺼라고 한다. 불이 켜져 있으면 숙면을 할 수 없다고 한다.
아버지는 그래도 그대로 불을 켜 놓는다. 잠자는 아이의 평화로운 모습을 어둠속에 묻어 놓기 싫어서다.
나의 어린시절엔 나의 잠자는 모습을 지켜볼 아버지가 안 계셨다. 아이는 알고 있을까 잠자는 제 모습을 흐믓이 지켜보는 아버지가 옆에 계시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를.
아이의 잠자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면 내 마음도 아이처럼 평안해진다.
아이의 잠자는 모습을 지켜보는 아버지는 세상에서 더 없이 행복하다. ▲ 김 시 종 시인 / 국제PEN클럽 한국본부 자문위원 / 제1회 세명일보 신춘문예 심사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