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6-04-22 03:02:50

1,300만의 분루(憤淚)

김 휘 태
안동시 공무원

안진우 기자 / 929호입력 : 2020년 05월 31일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URL복사
낙동강 510km 천삼백 리에 분노의 눈물이 흐르고 있다. 삼천리금수강산의 맑고 푸른 낙동강이 아닌, 영남지역 1,300만 주민들의 분루(憤淚)가 응어리진 죽음의 강으로 처절하게 흘러내리고 있다. 상류지역의 광산과 제련소 등에서 카드뮴과 수은 등 치명적인 중금속이 끝없이 퇴적되고, 중·하류지역은 260여 산업공단의 1만7천개 업체에서 무려 2,000여종의 미량유해물질이 유입되고 있어서, 언제 어디에서 인명피해가 발생할지 1,300만 주민들이 상습적인 공포에 떨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낙동강하류의 부산지역에서 다이옥산이 검출되어 비상이 걸려 있고, 중류지역도 벌써 녹조가 창궐하여 조류경보가 발령되고 있다. 돌이켜보면, 1991년 페놀, 2004년 다이옥산, 2006년 퍼클로레이트, 2007년 다시 페놀, 2009년 또 다시 다이옥산, 2018년 과불화화합물 등으로 끊임없이 수질오염 공포가 이어지고 있다. 대구지역은 2006년부터 10년이 넘도록 취수원이전대책을 추진하여 왔으나 아직까지 수리권 갈등으로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으며, 울산·부산지역의 맑은 물 공급대책도 다를 바 없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특히 충격이 심했던 대구지역은 1991년 페놀오염사고 이후 30년째 백약무효 상태로, 이제는 최상류 석포제련소의 누적된 중금속오염까지 가중되어 취수원이전이나 하류지역 맑은 물 공급사업도 소용없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 어쩌다 낙동강 천삼백 리가 죽음의 강으로 변했는지 분노의 눈물이 마르지 않는다. 현재 낙동강통합물관리와 구미공단산업폐수 무방류시스템 연구용역이 마무리단계라고 하지만 상·하류지역의 수리권갈등이 여전하고, 무방류시스템의 완벽한 기술검증 및 막대한 시설·운영비부담 등의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다.
다시 말하면 30년간 중·하류지역의 오염문제도 심각한데, 설상가상으로 최상류의 광산과 제련소 등에서 퇴적된 중금속오염이 시한폭탄처럼 터져 나올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벌써 10년이 넘게 해마다 안동호에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고 있지만, 아직도 확실한 원인을 증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중금속오염으로 추정은 되지만 직접적인 사인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상식으로는 이해가 안 되지만 과학적인 증명을 못하고 있다니 그저 답답할 뿐이다.
한마디로 죽음은 있고 원인은 없다는 이 희대의 미스터리를 어떻게 풀어내야할지 다 같이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필자가 전술한 바 있는 복어 독이나 화생방독가스 같이 사체에 흔적이 남지 않는 독극물질도 있다는 것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여러 가지 중금속이 물밑에 퇴적되어 있다가, 수류나 대류, 폭풍, 충격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수중에 파급되어 물고기가 흡입·쇼크사 한다고 가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후에 독성이 사라지고 없으니 사인불명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최근에도 물고기와 철새 떼죽음 연구결과 중금속오염이 직접원인이 아니라는 기막힌 발표를 하고 있다. 그래서 행정처분도 오락가락, 환경대책도 오락가락 하다 보니, 1,300만 영남주민들의 목숨만 경각에 달려있는 것이다. 참으로 무서운 세상이다. 도대체 언제까지 눈에 보이는 원인만 찾고, 절차 따지고, 경제가 어렵고, 생계가 곤란하다 하면서 1,300만의 목숨을 방치할 것인지, 분노를 넘어 봉기라도 해야 긴급조치가 이루어질지, 분노의 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
일반적인 사건이야 원인을 밝힌 뒤에 처리를 하면 되지만, 인명이 위태로운 문제는 선조치 후처리가 마땅하다. 국가규모의 1,300만 국민들 생명을 사후약방문 하듯이 취급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중대한 범죄행위이다. 지금 즉시 중앙정부에서 광산정비와 제련소이전 및 산업공단폐수 차단(무방류)조치를 취하고, 시설·운영비 등의 예산도 전액지원을 해야 한다. 무엇보다 거시적인 안목으로 물고기와 철새 떼죽음의 증거 찾기에 매몰되지 말고, 앞으로는 떼죽음을 당하지 않도록 중금속 오염원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비상대책을 즉시 시행해야 한다. 1,300만 국민의 분루를 국가존립 차원에서 말끔하게 닦아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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