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5-07-07 06:40:46

정초가 오면 희망이 크게 온다


세명일보 기자 / 입력 : 2017년 01월 05일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URL복사
정초가 되면 어느 누구든 아마 옛 것에 대한 그리움에 흠뻑 젖게 된다. 돌아가신 할머니 어머님도 세삼 생각나고 옛 살던 집의 풍경도 산야도 정겹던 이웃들도 덩달아 생각난다. 그 때가 정초가 주는 그리움의 희망 일 것이다. 험한 세월 세월일수록 희망은 더욱 크다. 초가지붕이 있고, 돌담을 둘러친 오래전 고향마을에는 참새가 무리지어 날아들곤 했고, 뒷담에 붙어있는 소나무 덤이 위를 소살되며 굴뚝새 대여섯 마리가 오가곤 했다. 참새 때 무리는 세월을 감아 날 수 있어서인지 아직도 시골길을 걷다보면 심심찮게 마주치곤 하지만 들판을 누비던 종달새나 굴뚝새는 어디로 갔는지 잘 보이지 않고 먼 산골의 뻐꾸기소리만 들린다. 시골마다 초가지붕을 없애고 시멘트와 기와로 바꾸고, 나무를 때던 부엌을 기름보일러로 바꾸어버려 이젠 웬만한 시골에서도 굴뚝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렇다보니 아예 밥 짓는 연기도 나지 않는다. 해가 질 무렵이나, 이른 아침 고요를 타고 오르던 길다란 곡선의 연기가 불현듯 그리워지는 것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요즘은 년말이면 누구나 포럼이나 세미나, 심포지엄에 간다고 바쁘지만, 원래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의 책이름 심포지엄(향연,symposion)의 sym은 함께 먹고 posion는 마신다는 것을 뜻한다. 옛말에 우리가 매일 먹던 밥상에도 여러 종류의 밥상이 있었다. 그 중에 두레상은 말하자면 우리 조상들의 지혜로운 심포지엄이었을 것이다. 온 가족이 둘러 앉아 받는 상이 두레상이다. 어떻게 끼여 앉든 온 식구가 단 한 사람도 빠져서는 안 되는 상이 두레상이다. 두레상에는 아버지, 어머니, 형제자매들 그리고 어떤 때는 가까운 친척이나 이웃사람까지도 모두 평등하게 둘러앉는다. 어떤 때는 이렇게 많은 사람이 어떻게 다 둘러앉을 수 있을까 불안해도, 어깨를 좁히고 다리를 오므리다보면 어느새 다들 자리를 잡기 마련이었다. 드러나게 반찬 싸움하다가는 불호령이 떨어지니 은밀한 신경전을 벌이거나, 급기야는 다음을 위한 양보와 단념도 함께 배우게 된다. 밥상에서 밥만 먹는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밥상에서는 옆에 앉은 사람들의 사랑과 배려, 교류와 교육, 심지어는 검소한 밥상 위의 절도와 예의, 다이어트와 건강도 함께 챙겼다. 단아하고 검소하며, 절도 있으면서도 시끌벅적한 우리의 밥상이 요즈음에는 모두 사라졌다. 도대체 왜 일까. 우리 아이들이 누구와 무엇을 먹는지, 얼마나 먹는지 알 수 없는 세태가 되었다. 누구를 만나 어떤 말을 하며 먹는지 모르니, 어떤 생각으로 어떤 일을 도모하는지도 알 수 없게 되었다. 옛 때의 밥상에는 밥만 먹는 것이 아니고 가족의 대사 등 세상사는 정보와 뉴스 등도 교류했다. 그리고 겸상은 하나의 상에 단 둘이 마주 앉는 밥상을 말한다. 겸상은 주로 사각밥상에 차린다. 평소에 겸상은 주로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사랑방에서 드셨다. 우리는 우연히 마당에 서서 두 분이 식사하는 모습을 올려다보면 웃음 을 금치 못할 때도 가끔 있었다. 백발의 머리 둘이 멀어졌다 기까와 졌다 하는 모습이 어린 우리들의 눈에도 정말 다정하게 보였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할머니가 반찬도 집어드리고, 고등어 가시도 발라주시는 것 같았다. 겸상은 가끔 할아버지와 친척 할아버지가 받기도 하셨다. 두 분이 겸상으로 아침을 드시면, 그날은 틀림없이 중요한 용무가 있었다. 잘 차려 입은 친척할아버지는 식후에는 으레 멀리 출타하시곤 했다. 아마도 겸상은 무엇인가 단 둘이서만 긴히 할 일이 있을 때만 하는 밥상이었다. 비밀스런 회동도 둘만의 조찬으로 천연스레 넘기는 삶의 방식인 단 둘의 심포지엄, 그 옛날 밥상의 추억이 새롭다. 군불을 피우던 고래를 따라 무엇이 그리 반갑던지 빼꼼 고개를 내밀고 나를 반겨주던 굴뚝새가 가슴속에서 아직도 작은 날개를 펼치며 다가온다. 환경의 변화는 추억의 그림자마저 지우게 하는 것일까. 굴뚝이 없으니 굴뚝샌들 어디에다 정을 붙이면서 살아갈 수 있었을까. 이제는 자취를 감춘 굴뚝새, 날개 길이가 5cm정도에 불과한 작은 다갈색의 굴뚝새가 이토록 그리운 것은 철새처럼 이리저리 자기만의 이익만을 찾아 쫓아다니며 변신을 예사로 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작지만 제 이름 값을 톡톡히 하고 있는 본보기일 것이다. 뒤 곁간을 오가며 곡식알 한 톨 건드리지 않고, 짚이나 썩은 나무 배까리를 뒤지며 작은 벌레나 잡아먹고 살아온 이로운 추억의 새 굴뚝새,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것은 눈앞에 보이는 이익에만 집착하며 살아온 우리들의 잘못 탓이다. 뒤 곁간 감나무아래 서 있으면 인기척에 놀라 쏜살같이 숨어버리는 굴뚝새의 수줍은 모습이 부끄러움을 잃어가는 우리들에게 더욱 아름답게 다가오는 것은 정초가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희망이 더욱 크기 때문일 것이다.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URL복사
사람들
상주 공검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함께모아행복금고 정기 기부에 동참한 연꽃식당에 사회복지공동 
경주시는 지난 4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경주시 이·통장연합회 분기회의’를 열고, 하반기  
문경소방서(서장 민병관)는 지난7월4일 문경소방서 4층 대회실에서 신임 의용소방대원 임명 
대학교수를 은퇴한 뒤 농촌에서 과일 농사를 짓고 있는 김성애 씨가 지난 4일 관내 경로당 
영천시는 4일 서문육거리 일원에서 여름철 물놀이 등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캠페인을 실시했 
대학/교육
계명대 사진영상미디어과, ‘소방관 인물사진 프로젝트’ 전시  
청도 유천초, '마음건강 및 자살예방' 행복 캠프  
대구대, 몽골 울란바토르에 ‘경북학당’ 개소  
‘제16회 대구 진로진학박람회’ 18일 엑스코서 팡파르  
대구보건대 사회복지학과, 캄보디아 현지 아동 대상 해외 자원봉사  
대구한의대-대구시교육청, 친환경 급식 연수 ‘성료’  
점촌초,, 채식 실천 캠페인 운영-  
호산대, 간호대학 ‘우수졸업생 멘토 프로그램’ 성료  
사공정규 경북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장, 구미 찾아  
영진전문대 유아교육과, 학교현장실습학기제 성과 공유회 ‘성료’  
칼럼
더위가 시작 되는 날 초복과 하지를 지나면서 여름 기운은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캐스팅 카우치(casting couch)는 연극이나 영화에서 배역을 얻기위해 육체 
1970년 석포제련소 가동 50년, 1991년 대구 페놀 오염 30년, 2012년 
1970년 낙동강 최상류에 제련소 가동 50년, 1991년 대구 낙동강 페놀 사고 
\'레이건 일레븐\'은 미국 40대 대통령 로럴드 레이건의 리더십 원칙을 다룬 책 
대학/교육
계명대 사진영상미디어과, ‘소방관 인물사진 프로젝트’ 전시  
청도 유천초, '마음건강 및 자살예방' 행복 캠프  
대구대, 몽골 울란바토르에 ‘경북학당’ 개소  
‘제16회 대구 진로진학박람회’ 18일 엑스코서 팡파르  
대구보건대 사회복지학과, 캄보디아 현지 아동 대상 해외 자원봉사  
대구한의대-대구시교육청, 친환경 급식 연수 ‘성료’  
점촌초,, 채식 실천 캠페인 운영-  
호산대, 간호대학 ‘우수졸업생 멘토 프로그램’ 성료  
사공정규 경북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장, 구미 찾아  
영진전문대 유아교육과, 학교현장실습학기제 성과 공유회 ‘성료’  
제호 : 세명일보 / 주소: 경상북도 안동시 안기동 223-59 (마지락길 3) / 대표전화 : 054-901-2000 / 팩스 : 054-901-3535
등록번호 : 경북 아00402 / 등록일 : 2016년 6월 22일 / 발행인·편집인 : 김창원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창원 / mail : smnews123@hanmail.net
세명일보 모든 콘텐츠(기사, 사진, 영상)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세명일보 All Rights Reserved. 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수합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