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도 경북의 새천년도읍지로 안동·예천에 도청신도시를 건설한지 5년 만에 생뚱맞은 대구·경북 행정통합이라는 회오리바람이 봄기운마저 집어삼킬 듯 검무산 창공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고대로부터 이 들녘에 살았던 풍천·호명면 원주민들은 헐값에 주거지와 농토를 내주어도 웅도 경북을 재현한다는 경북도민의 자긍심으로 준비된 이주단지도 없이 사방으로 흩어져나갔다. 그래도 민족시인 이상화의 ‘빼앗긴 들’이 아니라, 300만 도민의 ‘희망찬 들’이 될 것이라고 믿고 새집도 지었지만 더러는 천막을 치고도 인내하며 살고 있는데, 무슨 이유로 다시 통합하자는 것인지 황망하기 그지없다. 정녕 ‘빼앗긴 들’이라도 될 수 있다는 것인지 실로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 수도권 블랙홀을 극복하는 전략이라고 하지만 낙후된 북부지역의 균형발전은 뾰족한 대책이 없는 절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 블랙홀이나 대구권 블랙홀이나 북부권의 소멸을 불러오는 위험은 똑같다는 절규이다. 주권과 나라를 빼앗긴 들은 아니지만, 주거와 농토를 빼앗긴 들에도 따뜻한 봄은 오지 않을 것이다. 설령 좀 더 따뜻한 봄이 온다고 해도 그 길목에서 애타게 마음조려야 하는 생존의 몸부림이 두렵기만 하다. 경북도청 이전의 30년 길,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자는 것인지 이해도 용서도 되지 않는다. 대구·경북이 통합을 해도 도청이 그대로 있고 북부권이 더욱 발전할 것이라는 주먹구구식 정책을 납득할 주민들이 과연 몇 명이나 있을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마·창·진이 그렇고 청원·청주가 그렇고, 해외에서도 행정효율화가 아닌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을 이룩한 통합사례가 분명하지 않다. 일반상식 적으로도 통합을 하여 기구·조직과 예산 등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오히려 확대한다는 것은 비효율적이고 불합리한 정책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금 경상북도 북부지역과 비슷한 경기도 북부지역은 경기북도 분도를 추진하고 있다. 남부지역과 경제적 격차가 갈수록 커지는 지역불균형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대책으로 적극추진 되고 있다. 지난 9일 전해철 행정안전부장관은 경기북도를 분리설치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현재 21대 국회에 ‘경기북도 설치 등에 관한 법률안’이 발의돼 있다. 지역의 여·야 국회의원은 물론 경기도의회와 경기북부 시·군의회에서도 대다수가 찬성하여 실현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이러한 경기북도 분할설치와 비교하여 경북도청 북부이전은 선제적이고 매우 효과적으로 이루어진 모범사례라고 생각되는데도 불구하고 남부와 북부의 대구·경북을 재통합하자는 규모의 경제논리는 분명한 과오라고 본다. 역설적으로 경기도도 경북도와 같은 논리라면 분도가 아닌 서울과 통합해야 맞지 않는가? 분명한 명제가 성립하는 것이다. 경기북부와 경북북부의 구체적인 낙후요인은, 경기북부는 군사보호구역과 수도권규제로, 경북북부는 수질환경보호와 수도권블랙홀로 지역경제와 도로교통이 낙후되었다는 것이다. 경기도 지역총생산 1인당 GRDP는 남부 4,000만 원에 북부 2,400만 원으로 40%나 낮다. 경북도 3,200만 원에 북부지역은 2,000만 원 수준이다. 고도의 경제적 효율화를 위한 통합은 학문적인 연구를 해봐야 알겠지만,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은 학문적인 연구를 하지 않더라도 행정적인 자료만으로도 통합이 효과적인지 분리가 효과적인지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경기도처럼 도민의 목소리가 충만할 때에 분리나 통합의견을 공론화해야지, 지금 대구·경북은 시·도민의 목소리도 없는데 억지로 공론화를 한다는 것은 비민주적인 행정편의주의로 중단해야 한다. 법적으로도 연구·검토를 넘어서 통합을 추진하는 법·예산·제도적 근거가 무엇인지? 미리 통합을 정해놓고 관주도형으로 맞추어 나가는 절차적 위법·부당성은 없는지? 비록 지역발전이라는 대의명분이 있더라도 민주적인 법·절차는 반드시 지켜져야 하고, 그에 따른 책임도 져야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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