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6-06-09 18:53:38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소방차 ‘골든타임’

이 용 수
대구소방본부 현장대응과장

세명일보 기자 / 1158호입력 : 2021년 05월 19일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URL복사
‘골든타임’은 재난상황에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소방차의 현장 도착 시간 목표를 설정한 것이다.
화재는 화재 초기를 거쳐 성장기, 최성기, 감퇴기의 순으로 진행되는데, 발생 후 평균 8분이 경과하면 최성기의 상태에 달한다. 최성기에는 내부 일산화탄소 누적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플래시오버로 인해 세력이 강해 구조 대상자의 생존 확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소방청에서는 최성기 도달 전 ‘골든타임 7분’을 목표로 정해 지키려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대구지역에서 발생한 화재 1천219건을 분석한 결과 골든타임을 지킨 화재보다 그렇지 못한 화재가 53.4% 더 큰 재산피해를 입혔다. 골든타임 사수는 화재 피해 감소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고 해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교통량 증가와 좁은 골목길 주·정차 등의 문제로 소방차의 출동 환경은 점차 악화돼가고 있다. 지난해 골든타임을 지키지 못한 화재 180건 중 25%가 불법 주·정차 등의 소방통로 방해 때문이었으며, 6.7%가 교차로 등에서 일어나는 차량 정체가 원인으로 나타났다.
늘어가는 소방출동로 상의 장애요인을 해소하고 출동시간을 줄이기 위해 소방당국은 여러 가지 제도적인 방법을 추진하고 있다. 소방차가 출동 중일 때 진행을 방해하거나 양보 의무를 위반하는 경우 2018년 2월부터 소방기본법으로 200만 원 이하 과태료 부과로 강화했고, 불법 주·정차를 막기위해 적색 노면표시(소방시설 주변 5m 이내 주·정차 금지표시)를 설치해 위반하는 차량에 대해 과태료를 4~5만 원에서 8~9만 원으로 증액, 부과토록 했다. 또 원활한 소방 활동 전개를 위해 방해가 되는 주·정차 차량을 제거 또는 이동할 수 있는 법적 제도를 마련했다.
이 밖에도 주거지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 주택용 소방시설(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특히 소방차량 진입이 곤란하고 화재에 취약한 주택 밀집 지역에 ‘골목길 안심 소화기’와 ‘비상소화장치’를 설치해 주민에게 소방시설 사용법을 교육하는 등 골든타임 사수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운전 중 사이렌을 울리며 양보를 요청하는 소방차를 흔히 볼 수 있다. 시끄러운 소리에 눈살을 찌푸릴 수도 있겠지만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에게는 가장 반가운 소리이기도 하다.
내 가족과 이웃의 생명을 구하는데 큰 역할을 하는 ‘소방차 길 터주기’는 양보가 아니라 의무이고, 소방차의 ‘골든타임’은 생명을 지키는 시간임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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