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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체질과 물만 마셔도 쉽게 살이 찌는 체질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심지어 물만 마셔도 살찐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들도 있다.이처럼 동일한 양의 음식을 먹더라도 비만의 정도에 차이가 나는 이유는 비만을 결정짓는 장내 세균의 차이에 있다는게 의학계의 설명이다.우리 몸의 장(腸) 속에는 500여 종류가 넘는 100조개 이상의 세균이 있다. 이러한 장내 세균은 소화기능과 면역기능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장내 세균의 90%를 차지하는 세균은 후벽균(피르미쿠테스)과 의간균(박테로이데스)으로 후벽균은 비만을 유발하는 반면 의간균은 비만을 막는 균으로 알려져 있다. 두 세균이 균형을 이루면 건강을 유지할 수 있지만 균형이 깨지면 비만이 발생하게 된다고 이주호 이대목동병원 외과 교수는 지적했다. 장내 세균과 비만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는 많이 이뤄지고 있다. 2006년 네이처지에는 고도비만 환자가 체중 감량에 따라 장내 후벽균의 비율이 달라진다는 미국 워싱턴대 제프리 고든 교수의 연구결과가 실린 바 있다. 고든 교수는 장내 후벽균의 비율이 당초 90%에서 체중 감량 52주 이후엔 70%대로 감소해 비만일수록 후벽균이 장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높아지고 의간균 비율이 낮아진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국내에서도 얼마전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권미나 교수팀이 장속에서 살고 있는 특정 세균이 효소 및 호르몬 분비를 조절해 체중과 혈당을 감소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장내 세균인 박테로이데스 에시디페시언스가 지방 분해 효소 분비를 늘려 체중과 지방량 감소에 영향을 준 사실을 규명했다. 박테로이데스 에시디페시언스 세균을 먹인 쥐가 그렇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같은 양의 사료를 섭취했는데도 체중과 지방량이 현저히 감소한 사실을 입증했다. 의료계에서는 장내 세균이 비만에 영향을 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만수술 등을 통해 장내세균을 조절하는 방법 등 새로운 비만 치료법이 개발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권미나 교수는 "유산균 같은 인체 유익균을 살아있는 채로 섭취하는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처럼 박테로이데스 에시디페시언스를 대량 배양해 체질 개선제나 치료제로 활용한다면 대사성 질환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항생제를 남용하면 장내 세균의 대사 조절을 방해해 비만과 당뇨를 키울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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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년 07월 19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