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에 재경향우회에 참석하였다. 체육회장과 조합장 등 지역인사들과 서울에 올라가 향우회원들과 친목을 다지는 자리에서 고향 면장이라고 축사를 하게 되었다. 가슴 벅찬 감동으로 축사라기보다 절규에 가까운 호소를 하였다. “출향인사 여러분! 한양에서 돈을 많이 버신 분들은 이제 고향으로 돌아와 주십시오. 지금 고향에는 사람이 없어서 곧 소멸위기에 처해있습니다” 회관이 터져나가도록 밀려드는 출향인파를 바라보니 저절로 감탄이 터져 나왔다. 고향사람들 다 여기 와있네. 이러니 지방소멸이 될 수밖에. 이제 좀 살만한 분들은 고향으로 내려가시면 안 될까? 귀향 운동이라도 해봐야 되겠다. 새마을운동 같이 다시 한 번 내 고향에서 잘살아보자는 감격이 솟구쳐 그렇게 호소를 한 것이다. 우주만물과 인간역사는 돌고 도는 순환원리에 따라 움직인다. 대자연의 바람과 물이 순환하듯이 인간사회의 풍습과 삶의 방식도 시시각각으로 바뀌는 역사를 되풀이 한다는 것이다. 보릿고개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고기 먹다가 다시 보리밥 찾는 시절이 왔고, 양복에서 자유복으로, 팝에서 트롯트로, 개발에서 자연으로, 이렇게 복고풍이 불고 있는데, 과연 귀향(歸鄕)의 시대는 올 것인가? 이 순진한 물음에 답은 있는 것일까? 우선은 먹고 사는 형편 때문에 어려운 경우가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욕심 때문에 어렵다는 생각이다. 청년들은 수도권으로 가야 학교도 있고 일자리도 있다고 하니 어쩔 수 없다지만, 베이비부머와 노년의 출향인들은 귀향을 할 수 있으나, 재산증식과 문화적인 수도권 프리미엄을 떨쳐버리기 어렵다고 생각된다. 어쩌면 당연한 권리를 욕심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고향의 향수와 대자연의 건강과 낭만을 향유하는 행복을 누릴 수도 있는데도 불구하고, 수도권 프리미엄에 미련이 있다면 다소의 욕심이라고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서울에서 아파트 한 채만 팔고 오면 고향에서 부자소리 듣고 사는데, 왜 안내려오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수도권을 고수하는 또 다른 이유는 생활습관도 한 몫 한다는 생각이다. 필자도 팔도에서 생활해본 경험이 있는데, 서울 가서 답답한 것은 석 달 정도면 잊어버리고, 1년이 지나면 오히려 지방에 내려오면 허전해서 살 수 없을 것 같았다. 이와 반대로 강원도 최전방에서 군대생활 할 때에, 후방에 휴가를 나오니까 불편해서 빨리 산중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아! 사람의 심리가 이런 것이구나 감탄하였다. 이렇게 관성의 법칙이 통하는 사람의 생활습관이지만, 환경이 바뀌면 또 적응하고 달라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므로 과감하게 미련을 버리고 귀향을 하게 되면 옛날의 고향처럼 안락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수구초심이라 하였는데 굳이 복잡하고 공해에 찌든 수도권에서 향수에 애타는 노후생활을 할 필요가 있을까? 한 번쯤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정부에서도 귀농·어촌 정책과 아울러 실효성 있는 귀향전략도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청년들이 돌아오면 더욱 좋겠지만 당장 그만한 인프라가 구축되기 전에는 어려울 것이므로, 노후생활을 맞이하는 베이비 부머와 부모 세대부터 살기 위해 떠나야 했던 고향으로 편안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해주고, 국민적인 귀향운동도 시작해보면 좋을 것 같다. 이역만리의 해외동포들도 귀향의 시대가 올 것인지 기대해본다. 대한민국헌법은 국토의 균형개발과 지역의 균형발전으로 국가의 번영과 국민의 행복을 추구할 의무를 명시하였다. 어떠한 경우라도 헌법 제122조의 국토균형개발과 제123조의 지역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강력한 수도권 분산정책과 완전한 지방자치분권제도를 실시하여, 전국방방곡곡이 골고루 잘사는 일류복지국가로 발전시켜나가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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