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6-06-09 23:34:24

교통사고환자, 보험사에 두 번 운다

분쟁건수 해마다 늘어…과실비율·의료감정 첨예 대립분쟁건수 해마다 늘어…과실비율·의료감정 첨예 대립
뉴시스 기자 / 입력 : 2017년 05월 28일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URL복사
#1. 60대 자영업자인 김모씨는 지난해 후미 충돌 피해로 목을 다쳤다. 동네 병원 의사는 경추부 이상이 있으니 정밀진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래서 지방의 한 대학병원을 찾았다. 전문의는 경추불안정증으로 12주 치료가 필요하다고 진단하고 부상 원인과 관련해 기왕증(과거병력 등 외부요인) 30%, 사고기여도 70%라는 소견을 냈다. 하지만 보험사는 자체 의료감정 결과 퇴행성 요인이 더 크다는 자문의의 의료감정을 받았다며 계약자가 제출한 진단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섰다. 김씨는 공신력 있는 대학병원에서 나온 소견을 수용하지 않는 보험사가 야속하게만 느껴졌다. 몇 달간의 항의에도 시정되지 않자 결국 금감원에 분쟁 조정을 신청했다. #2. 직장인 박모씨는 2016년 1월 한 상가 입구에 차량을 주차했는데 다른 운전자가 후진하다 차량 조수석 뒤쪽 범퍼를 박아 240만원의 수리비가 발생했다. 보험사는 박씨 차량이 불법 주차를 했으므로 과실 10%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상점폐점 후 입구 바로 앞에 붙여 주차를 한 상태로 차량 통행에 지장을 주는 장소가 아니며, 설사 주정차 위반이라 하더라도 이는 불법주차에 따른 과태료 부과 대상일 뿐 사고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맞섰다. 두 사례가 말해주는 것처럼 자동차사고 보험 처리를 할 때 보험금 산정 및 지급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분쟁건수는 2013년 4729건, 2014년 5635건, 2015년 6249건, 2016년 6613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자동차보험 피해구제 신청은 지난해 183건으로 1년 전(93건)보다 2배 급증했다.차보험은 교통사고 과실비율과 의료감정을 놓고 가입자와 보험사 간 이견이 있는 경우가 잦다. 수리비와 치료비가 똑같이 나와도 과실비율과 상해 및 장해등급에 따라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과실비율은 보험사가 대법원 판례를 바탕으로 만든 과실도표 인정기준에 따라 결정하는데 대개 명시된 사례가 없거나 증거가 없는 경우 다툼이 발생한다.최근에는 보험금 지급을 놓고 생기는 보험계약자와 보험사 간 의료감정(진단) 분쟁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의료감정과 관련한 분쟁은 2112건이 접수됐는데 이중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손해보험사 분쟁이 1470건으로 생명보험사(642건)보다 2배 이상 많았다. 부상 원인을 둘러싼 기왕증 기여도가 대표적이다. 기왕증은 과거에 앓았거나 현재 있는 질병을 뜻하는데 새로 생긴 질병이나 사고 후유증에 기왕증이 얼마나 영향을 미쳤느냐가 쟁점이 된다. 법원 판례에서 인정하고 있지만 종류, 정도에 대한 정립된 이론이 없고, 의사마다 판단이 다를 수 있어 분쟁 요인이 되고 있다. 장해등급도 대립하는 사항이다. 단순 상해와 달리 치료를 마쳤는데도 더 이상 상태가 나아지지 않으면 장해등급에 따라 일종의 위자료를 받는데 보험금 규모가 수천만원에서 수억원대에 이를 수 있어 가입자와 보험사 모두 민감하게 반응한다.소비자원이 피해구제 신청 311건을 유형별로 분석한 결과 '보상' 관련 피해는 보험회사가 장해를 인정하지 않거나 영구장해를 한시장해로 인정해 보험금을 삭감하는 등의 '보험금 과소산정'이 35.1%로 가장 많았다.보험업계 관계자는 "상해는 병명에 따라 등급이 분류돼 명확하지만 장해는 전문의의 판단이 개입하기 때문에 분쟁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보상금도 커 보험사 입자에서 더욱 깐깐하게 심사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의 의견이 다르면 계약자는 금감원 등에 분쟁조정을 신청하거나 제3의료기관 자문 및 소송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금감원은 공정한 의료자문을 위해 전문의학회 등을 통해 제3의료기관을 정하는 절차도 올해 안으로 신설할 방침이다.제3의료기관 선정 시 합의가 되지 않거나 신청인이 금감원에 조정요청을 하는 경우 전문 의학회 등을 통해 자문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최소 3명 이상의 감정을 받고 의료심사자문위원회를 운영하는 방식을 고려중이다.금감원 관계자는 "의료자문 결과에 이견이 있을 경우 보험사와 협의해 제3의 병원에서 감정 또는 자문을 받을 수 있다"며 "보험회사 자문의 또는 제3의료기관에 대한 상호신뢰 부족 등으로 의료감정 분쟁이 증가하는 추세여서 공정하고 신뢰성 있는 의료자문 프로세스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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