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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8년 우량 중소기업들을 파산으로 몰고 간 '키코(KIKO·Knock In Knock Out) 사태'의 피해 기업들과 투자자들이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검찰의 재수사를 강력히 촉구하고 나서면서 여전히 의문투성이인 사건의 실체가 재조명되고 있다. 25일 한국기업회생지원협회 등에 따르면 키코 사태가 발생한지 9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정부의 공식적인 키코 피해 집계 자료조차 없다. 과거 일부 은행이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키코 피해 기업 776개사 중 폐업, 부도, 법정관리, 워크아웃 등 부실화된 기업이 11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게 고작이다. 기업회생지원협회 측은 초기 '키코 피해기업 공동대책위원회'에 가입한 기업은 1000개를 넘었고, 피해 규모는 최소 3조원 수준이며 도산과 상장폐지 등으로 소송에 참여하지 못한 기업까지 보태면 10조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수십만명의 소액주주들도 피해를 입었다. 실제로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한 3개사 주주 대표들의 커뮤니티에 가입된 피해자 수만 1만6000여명이다.키코 사태를 집중 조명한 책 '키코 KIKO 사태의 진실을 찾다'(오세경 건국대 교수·박선종 고려대 교수 공저)에선 "키코 계약은 전문가인 금융기관끼리의 거래가 아니라 대학생인 은행과 초등학생인 중소기업 사이에 맺어진 불평등 계약"이라며 해외 사례에서는 사기로 보고 있는데 유독 우리나라만 키코 사태의 모든 책임을 중소기업에게 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책에서는 지난 2008년 키코 공청회 당시 상황이 자세하게 언급돼 있다. 지난 2006년 1월부터 20개월 사이에 6개 시중은행 임원들은 중소기업 2453곳을 상대로 1만800번이나 방문해 키코 계약을 권유했다. 이는 업체당 평균 4.4회로 방문을 통해 가입 유도한 것이다. 또 기업에 환율이 일종의 기준선인 녹인(KNOCK-IN)을 넘어가면 엄청난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통보하지 않고 월별 손실 규모에 대해 말해줘도 모른다며 옵션의 가격을 숨겼다. 저자는 "은행은 키코의 복잡한 상품을 ‘무지’를 악용해 중소기업을 철저히 농락했던 것"이라며 "양심이 없는 몰염치한 판매 행위이자 ‘사기’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키코 상품으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던 기업들은 2008년 5월, 환헤지 피해기업 공동대책위원회를 결성하며 키코 사태에 대응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은행들이 적극 해명하고 나선 반면, 대기업들은 피해를 감추기에 급급하고 중소기업들은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국민에게 마치 일부 중소기업들이 환투기를 벌이다 손해가 난 머니 게임으로 비치게 됐다. 이런 왜곡된 인식은 정부는 물론 정치권과 검찰, 언론계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제대로 규명되지 못하고 미궁 속으로 빠져버렸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기업회생지원협회는 정치권, 시민단체 등과 연대해 '키코 사태'에 대한 검찰 재수사를 요청할 계획하는 한편, '키코 사태 피해보상 특별법' 제정도 촉구할 방침이어서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뤄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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