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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미한 학교폭력(학폭) 징계처분 사안을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에 기재하지 않으면 학폭 은폐 사례가 줄어들까.대기업 회장 손자와 유명 연예인 자녀가 연루된 서울 숭의초 학폭 은폐·축소 의혹이 연일 언론을 달구는 가운데, 일부 시도교육감과 교원단체가 경미한 학폭 사안을 학생부에 기재하지 말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피해자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조처라며 반발하는 상황이다.23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간 첫 간담회에서 교육감들이 김 부총리에게 학폭 징계에 대한 학생부 기재 완화·폐지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정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경기도교육감)은 간담회 후 브리핑에서 “학폭은 교육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사안인데 사법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의견을 전했다”고 말했다.김 부총리는 이에 공감의 뜻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경기도교육감 시절이던 2012년 당시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의 학폭 징계에 대한 학생부 기재 명령을 거부하고 교과부와 법정공방까지 벌인 이력이 있다. 김 부총리는 당시 “사안의 경중이나 개선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예외 없이 조치를 학생부에 기재하면 낙인 효과에 따라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했다.앞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지난달 22일 “학폭 징계처분 중 경미한 1~3호는 학생부에 기재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같은날 전병식 서울교원단체총연합회장도 “한번의 과도기적 실수를 기록(학생부 기재)으로 남길 경우 충분히 개선될 수 있는 기회를 막을 수도 있다”며 학폭 징계의 학생부 기재 완화를 주장했다. 학교폭력예방법(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는 학폭 사안이 발생하면 가해학생에게 9가지 징계처분 중 반드시 1가지 이상을 내려야 한다. 학폭위의 가해자 조치사항은 처분정도에 따라 1~9호로 나뉜다. 이는 △1호 서면사과 △2호 접촉, 협박 및 보복금지 △3호 교내봉사△4호 사회봉사 △5호 특별교육이수 또는 심리치료 △6호 출석정지 △7호 학급교체 △8호 전학 △9호 퇴학 등이다. 현재 1~9호 모두 학생부에 기재된다.조희연 교육감은 “학폭이라는 법적 개념이 설정된 이후 학교에서 나타나는 학생들 간의 갈등이 모두 폭력으로 규정된다”며 “학생부 기재가 학생들의 일탈현상을 축소하는 효과도 있겠지만 그에 못잖은 왜곡효과도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최희영 청소년폭력예방재단(청예단) 분쟁조정팀장은 “학폭 징계의 학생부 기재 조치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은 가해학생의 선도나 장래를 고려하는 차원에서 충분히 이해할 수는 있다”면서도 “다만 피해학생·학부모 입장에서 보면 학폭 징계처분과 조처를 납득하기 어려운 사례가 늘 가능성이 크고 일반 학생·학부모도 이에 미리 염려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한 교육계 관계자도 “학폭 징계처분 1~3호에 해당하는 사안인 경우 학교 내에서 이를 자율적으로 해결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후속방안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학생 대부분도 경계하는 상황이다. 청예단이 지난해 초·중·고교생 753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폭위 조치를 학생부에 기재해야 하느냐’는 물음에 전체의 89%(6699명)가 ‘기재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김재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학폭 징계처분에 따른 학생부 기재 조치는 피해자·가해자에 따라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사안”이라며 “일방적인 주장을 반영하기 보다는 교육현장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하고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합의점을 도출하는 게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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