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6-06-09 08:03:26

'사자의 서' 지옥도 못 갈 사람은 어디로

미디어발행인협 회장‧언론학박사 이동한
김경태 기자 / 1914호입력 : 2024년 08월 16일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URL복사
↑↑ 미디어발행인협 회장‧언론학박사 이동한

사자의 서(Book of Dead)는 고대 이집트의 장례용 경전이다. 죽은자가 지하세계를 건너 사후세계의 천국에 안전하게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마법의 주문과 대처 방법이 적혀 있다. 사자의 서는 한 사람이 쓴 것이 아닌 1000년에 걸쳐 내려오면서 쓰여진 죽은자를 저승으로 안내하는 텍스트다. 이집트의 고왕국시대부터 있었으며 기원전 25세기 부터 파피루스와 벽화에 기록됐으며 이를 파피루스 텍스트라고 한다. 이집트의 중왕국시대에는 미라를 안치한 관의 안쪽에 새겨넣었다고 하여 코틴 텍스트라고 한다.

초기에는 파라오 만이 죽어서 신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왕이 사망할 때만 사용했으나 점차 왕족과 귀족, 부자도 사용하게 되고 점차 평민도 이용하게 됐다. 우리가 알 수 있는 사자의 서는 기원전 1700년 파피루스 텍스트와 코틴텍스트를 기본으로 삼아 사자의 서가 집성됐다. 고대 이집트 신왕조시대부터 장례식의 필수 욤품이 됐다. 사자의 서의 명칭은 1842년 독일의 고고학자 칼 리하르트 렙시우스가 붙혔다. 지금까지 학자들에 의해 해석된 사자의 서는 192절이다. 사자의 서는 죽은 자가 사후세계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 지에 관한 그림과 문자를 기록한 것이다.

그 중에서 사후세계에서 오리시스가 사자를 심판하는 장면을 묘사한 글이 가장 중요하다. 해석된 글을 보면 "죽은 자는 해가 질 무렵 육체와 분리된 수많은 혼령을 실은 배를 타고 공포의 계곡을 건너 서쪽으로 향한다. 서쪽에 도착한 죽은자들은 곳곳이 가로 막혀있는 여러 성문의 시험을 통과하여 오리시스의 법정에 도달한다. 죽은 자의 심장을 큰 저울에 올려 정의와 지혜의 여신 마트의 깃털로 무게를 재는데 심장이 마트의 깃털 보다 무거운 경우 이승에서 많은 죄를 지었다하여 괴물 아무트가 먹어버린다. 이 심사를 통과한 자는 비로소 부활의 자격이 주어진다. 심장을 잃으면 죽은 자의 영혼은 벌을 받아 사후 세계로 못 가고 이승을 떠돌고 심장과 깃털의 무게가 균형을 이루거나 깃털 보다 가벼우면 죽은 자의 영혼은 다시 육체에 남아 부활한다"

고대 이집트인들이 죽은자의 시체를 미라로 만든 것은 죽은 자가 다시 살아날 때를 대비한 것이다. 이집트인들은 인간의 말과 행동이 심장에 기록되며 죄를 지으면 심장이 무거워진다고 믿었다. 죄란 자신의 삶이 중심이 없고 외부 유혹에 이끌리며 불확실한 말과 행동으로 자신의 삶이 무거워 지는 것이라고 믿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육체는 죽어도 영혼은 다시 돌아 온다는 영혼 불멸설을 믿었기 때문에 죽은 사람의 시체를 미라로 만들어 사자의 서와 함께 파라미트에 묻었다.

사자의 서는 이집트인의 사상과 문화의 원동력이 된 사자의 부활 사상이 담긴 내세관이다.

이같은 세계관으로 의식과 주문을 외우며 죽은 자를 영생으로 인도하고 산자를 깨우쳤다. 이 책은 죽은 자가 영생하기 위한 절차와 주문이 담겨있는 비서다. 절대자에게 자신의 영혼을 의지하고 내세를 찾아가는 망자가 공포를 넘어 천국에 도달하도록 하는 신비한 안내서다. 인류가 기원전 2000년 전 부터 영생과 부활을 생각했다는 것과 자신의 부정을 자백하고 죄에 대한 용서를 빌었다는 사실이 놀라운 일이다. 죄를 지으면 모두 심장에 기록되어 심장이 무거진다는 것이 의학적으로 맞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죄를 지으면 그 것이 육체나 영혼에 기록되어 사후에 저승에 가면 심판을 받는다는 생각을 4000년 전에 했다는 것은 내세의 실존을 확증하는 단서가 아닌가. 내세는 분명히 있고 선악의 분별과 죄와 벌의 판결이 있는 곳이 아닌가. 이같은 내세관의 확고한 정립만이 날로 극심해 가는 이승의 죄악을 청산지을 수 있는 비법이 될 수 있다. 

글자도 없었던 수 천년 전부터 만들어진 사자의 서가 지금도 다시 읽고 다시 해석해 봐야 할 이유가 더 강해 진다. 누구나 죽기전에 이집트의 사자의 서를 읽어야 한다. 다음으로 티베트의 사자의 서를 탐독해야 하고 이어서 단테의 신곡을 다시 읽어 볼 일이다.

죄를 짓고도 얼굴 색도 변하지 않고 불쌍한 사람의 목을 치고 뒷통수를 때려 죽이고도 눈도 깜짝 않는 사람은 사자의 서를 읽어도 효력이 없다. 연옥이나 지옥도 못 들어가고 빙빙 주변을 도는 영혼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지옥에 집어 넣어도 지옥인줄 모를테니 지옥에 넣을 수도 없다. 저승에는 사자가 와서 잡아가는 죄인을 지옥에 수용하는데 문제가 심각하다. 저승도 파산 당하기 전에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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