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6-05-15 00:23:14
"나는 대구시장입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사진>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2차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지난 13일 서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대구권 광역철도 개통식 후 기자들과 만나 한 말이다.

당시 윤 대통령 국회 탄핵안 가결이 점쳐지던 상황에서 “(윤 대통령)탄핵 후 자신(홍 시장)의 정치적 역할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홍 시장은 “나는 대구시장”이라는 짧은 답변만 한 채 자리를 떠났다.

이른바 '탄핵 대선', 내년 대통령 선거 조기 실시가 조심스레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치권이 홍 시장의 '등판'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는 앞서 13일까지만 해도 “나는 대구시장”이라며, 대선 출마 등 가능성에 선을 그었지만 상황은 점차 바뀌는 모양새다. 또 정치권 안팎에서는 내년 조기 대선 등판을 이미 결심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하고 있다.

22일 정치권과 관가에 따르면 홍 시장이 지난 19일 공개된 월간조선 2025년 1월호 인터뷰를 통해 '간접적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홍 시장은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한번 해보고 싶은 건 국가 경영”이라며, “어차피 내가 다시 한번 대선에 나갈 거라는 것은 국민 대부분이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 대선을 치러봤다. ('탄핵 대선'의) 경험이 있는 사람은 결국 나밖에 없다”라고도 했다. 사실상 '출마 선언'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홍 시장은 그러면서 “지금 대한민국 정치는 노무현 대통령 이후로 전부 진영 대결이 돼 버렸다. 우리 편이라면 도둑놈이나 강도라도 좋다는 거다”며, “특히 아무도 그걸 깨지 못하고 있는데, 이번 대선을 통해 한번 깨보고 싶다”고도 했다.

그는 “초짜(초보) 대통령 시켰다가 대한민국이 폭망했는데 이제 윤석열 효과로 경륜 있고, 정치력 있고, 배짱 있고, 결기 있고, 그런 사람을 찾는 시대가 될 것”이라며, 차기 대선 주자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홍 시장이 인터뷰라는 간접 방식을 통해 출마설에 불을 지핀 뒤, 향후 소통 수단으로 활용해 온 페이스북이나 기자회견 등을 통해 화력을 올리겠다는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홍 시장은 해당 인터뷰가 공개된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대선 출마를 암시하는 글을 연일 올리고 있다. 지난 20일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아웃사이더'만이 한국 사회 기득권의 틀을 깨고 진정한 선진대국시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것을 국민들이 알 수 있게 만들어야 비로소 선진 대한민국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아웃사이더'(outsider)는 '사회의 기성 틀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사상을 갖고 행동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홍 시장은 자신을 아웃사이더로 칭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21일)에도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나는 허약한 윤(석열) 정권을 밀어주고 격려해 줘야지 더 망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더 망가지면 정권 재창출도 물 건너가서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윤 정권과 (자신의) 차별화 시점은 4년 차 때부터라고 생각했지만 너무 일찍 와버렸다”며, “그러나 한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이 땅의 보수 세력은 아직도 건재하고 상대가 범죄자, 난동범 이재명 대표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후, 후폭풍으로 국민의힘 '한동훈 지도부'가 붕괴한 것도 홍 시장의 등판론에 힘을 싣고 있다.

대구 정가 한 관계자는 “홍 시장 본인의 입으로는 경쟁자로 한 번도 생각한 적 없다고 내내 강조했지만, 여당 잠룡 내 최대 정적이었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윤 대통령 탄핵 사태 유탄을 맞은 것도 홍 시장의 입장에서는 호기일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대구시장입니다.” 정치권은 홍 시장이 본인 말대로 대구시장으로 임기를 마칠지, 아니면 대구시장직을 내려놓고 세 번째 대권 도전에 나설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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