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검찰을 기소청으로 격하하는 골자의 검찰개혁 공약을 제시한 가운데 검찰 내부에서 그간 수사와 정치권의 검찰 흔들기를 동시에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안성수 서울고검 검사(사법연수원 24기·59)는 검찰 내부망(이프로스)에 '정치가 수사에 쓴 칼, 수사가 정치에 쏜 총'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검찰개혁에 대한 견해를 제시했다.
안 검사는 우선 1997년 김태정 전 검찰총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 후보에 대한 비자금 수사를 중단하고, 당선 이후 김 전 대통령이 김 전 총장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한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김대중은 '검찰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실제 문구는 검찰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휘호를 써주어 법무연수원, 대구지검 복도 등에도 걸렸었다"고 했다. 또 '급여가 적으면 부패하게 된다'면서 검사에게 매월 현금 50만 원을 특정업무 경비로 지급하도록 했다고 한다.
다만 안 검사는 1~2년마다 이뤄지는 검찰 인사를 거론하며 "정권이 검사로 하여금 정권의 뜻에 따르도록 활용할 수 있게 한다"며 구조적인 한계로 검찰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인사가 정치적이면 승진을 목표로 한 검사는 인사권을 가진 정권에 유리하게 판단할 것이다"며 "인사권자의 입맛에 맞추어 수사해야 승진한다면 승진을 중시하는 검사로서는 집권당을 위해 수사하지 않겠는가"라고 물었다.
안 검사는 선거에 승리해야 하는 정치 구조상 집권 정권이 검찰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자리 욕심이 큰 검사는 창의력을 발휘해 집권당의 구미에 맞게 불명확한 조항을 확장해 수사한다"고 가정했다. 또 "특정 정파의 입장에 서서 상대의 잘못을 더 세제 수사하지 않는다고 과장해서 비판하다가도 자기편의 똑같은 잘못에 대해선 강하게 수사한다고 비판하거나 침묵하는 검사도 등장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검사는 정권만 유지되면 승진은 따 놓은 당상이라고 생각할 것이며 정권이 바뀌더라도 아쉬워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립적이면 승진 확률은 0%에 가깝지만 정치적이면 50%는 되기 때문"이라고 썼다.
검찰의 수사와 기소 기능을 분리하는 검찰 개혁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안 검사는 '순진한 믿음'이라며 "기대와 달리 기관은 각자의 생존을 위해 스스로 권한을 더욱 키운다"면서 "수사의 총량은 늘고 판단 자유의 폭은 더 커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검찰이 몸살을 앓는다'는 문구를 인용하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검찰이 몸살을 앓는다면 정치인은 중병으로 쓰러지는 것은 아닐까"라며 "경찰, 공수처까지 경쟁적으로 나서 쓰러진 정치인의 임종 시기를 재촉하지는 않을까"라고 했다.
아울러 검찰 개혁을 심판을 매수하는 스포츠 경기에 비유하며 "관객들은 경기에 흥미를 잃어버리고 심판들만 득을 본다"며 "누구도 함부로 판정할 수 없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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