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위기로 재난용어도 극단적으로 변하고 있다. 기존의 장기적인 가뭄이나 장맛비에 폭우나 대형산불 등의 재난 상황이 통째로 바뀐 것이다. 지난 31일 현재 전대미문의 돌발가뭄이 나타났다. 안동댐, 임하댐, 영천댐, 운문댐 등이 벌써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기후변화로 수 일, 수 주 단기간에 가뭄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에너지·산업 전환 분과위원을 지낸 김승완 한국에너지공대 교수가 이끄는 비영리법인 기후연구단체 ‘넥스트’는 지난 30일 '기후위기 시대, 돌발가뭄이라는 예고없는 재난'을 발간 했다는 언론 보도다. 돌발가뭄(flash drought)현상이 국내 예·경보 체계 밖에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극한 호우는 재작년 예천, 문경, 영주 등 북부지역 산사태로 23명이 사망하고, 괴산에서는 댐이 넘치고, 청양에서는 이틀에 540mm가 쏟아져 1000년 빈도를 넘는 극한호우를 기록했다. 지난 22년 시간당 100mm 넘는 물 폭탄으로 서울 강남은 물바다가 됐다. 2012년 미국 중서부에서도 단 2주 만에 돌발 가뭄으로 40조 원의 농업 피해가 발생했다.
또한, 초대형 산불이 발생하면서 벼락같은 불기둥 비화(화염 토네이도)라는 전대미문의 대재앙이 나타났다. 3월 경북 산불은 불 폭탄으로 27명이 사망하고, 산림 9만 9,490ha와 주택 4,458채가 소실돼, 1조 1,306억 원의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캐나다, 미국, 호주, 유럽 등 전 세계에서 기후변화 초대형 산불이 지구 종말처럼 불타오르고 있다.
또 다른 수질오염도 대재앙을 불러오고 있다. 낙동강 510km 전 구간에서 중금속과 독성마이크로시스틴 오염은 1,300만 명 생명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지난 5월 지금은 또 한 달이나 빨리 녹조경보가 발령돼 대구에서 경남, 부산까지 비상이 걸렸다. 이제는 수돗물, 농산물, 공기 호흡까지 인체에 침투하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이렇게 기후변화로 돌변한 극한상황의 재난들은 기존의 일기예보 같은 방식으로는 종잡을 수 없는 대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다. 강원도에서 지난해 7월 전국 평균 강수량의 130%였지만, 8월 30%로 급감하자 고온으로 증발량이 137%까지 급증해 오봉저수지가 한 달 사이에 절반 가까이 줄어드는 돌발가뭄 현상이 발생하였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의 돌발가뭄은 2014년~2018년 5년간 10회나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통상적으로 봄에 가뭄이 발생하지만, 돌발적 가뭄은 오히려 여름에 강수량이 적을 때 폭염으로 급격하게 가뭄이 심화됐다가 비가 오면 빠르게 해갈되는 경향을 보였다. 넥스트 관계자는 돌발가뭄을 정의하고 통계와 감시체계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아직 국내에서는 돌발가뭄에 대한 명확한 정의나 정책이 없어서 예·경보나 대응체계가 없다는 것이다. 2018년 8월에 상주에서 생·공용수 가뭄 경보가 발령됐지만, 실제로 피해는 전국 14개 시·군에서 발생했다. 같은 시기에 경상, 전라, 충북에 농업용수 가뭄 예·경보가 내려졌지만, 실제로 피해는 강원, 경기까지 확산됐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지난 20년간 5일 단기간에 돌발가뭄 발생이 19%나 증가하고, 동남아시아와 북미 중부에서는 59%나 급증하면서 발생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고 한다. 돌발가뭄이라는 용어는 2018년 학술발표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마크 스보보다 미국 국립가뭄 경감센터(NDMC) 센터장이 2000년대 초에 처음 사용했다고 한다.
지난 30일, 안동댐 저수율이 38.5%로 도선 운항이 어렵다. 불과 한두 달 전에 바다 같았지만, 기후변화 위기로 1~2주일에 극한상황으로 돌변할 수도 있다. 이제는 홍수로 유실되는 400억 톤을 산과 들에 7만 개 소규모 저수지로 분산 저장해서 저류시키고, 강물은 맑게 흘려보내 4계절 수량·수질이 안전한 농·공·생활용수를 이용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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