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본디 책임의 자리이지, 피난처가 아니다. 그러나 요즘 정치권의 모습을 보면, 책임보다 방탄과 계산이 앞선다.
국회 회기 중에는 면책특권 뒤에 숨고, 회기가 끝나면 광역단체장 출마를 기웃거린다. “출마를 검토 중”이라는 말은 결국 ‘간보기 정치’의 신호탄에 불과하다. 국민과 시민은 이제 이런 눈치 정치에 깊이 지쳐 있다.
대구의 상황은 더욱 절박하다. 산업은 낡고, 청년은 떠나며, 인구는 줄고 있다. 무려 30년째 전국 경제 순위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한 도시가 바로 대구다.
이 위기를 돌파하려면 정치인이 아닌 경제전문가, 말 잘하는 사람보다 실행력 있는 경제통 리더가 필요하다.
이제 시민은 더 이상 화려한 정치 이력이나 중앙 권력의 명함에 기대지 않는다. 대구시민에게 시장은 행정가가 아니라 경영자다.
대구는 섬유·기계 산업의 중심지로 대한민국 제조업을 이끌었다. 그러나 지금은 청년실업률 상위권, 1인당 GRDP 하위권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그 원인은 정치가 경제를 몰랐기 때문이다. 숫자와 보고서로만 경제를 접근하며 현장의 온기를 읽지 못했고, 산업 구조의 변화를 주도하지 못했다. 이제 대구를 ‘도시’가 아닌 ‘기업’처럼 운영할 경제 리더십이 절실하다.
하지만 정치권은 여전히 계산에 빠져 있다. 비리 의혹이 생기면 국회 특권 뒤로 숨고, 때가 되면 “시민의 부름을 받았다”며 출마를 저울질한다. 출마가 책임의 결단이 아니라 면책의 수단, 방탄의 도피처로 전락한 것이다.
이런 정치인이 과연 대구의 경제를 살릴 수 있겠는가. 눈치로 정치를 하는 사람은 결국 국민의 눈치를 가장 보지 않는 사람이다.
대구는 지금 ‘사탕발림 정치인 시장’이 아니라 경제를 전공했거나 기업을 경영해 본 CEO형 시장을 원한다.
행정을 배운 사람이 아니라 경제를 직접 경영해 본 사람, 예산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돈을 벌어본 사람, 정당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시장을 일으킬 수 있는 실무형 경영자를 시민은 바라고 있다.
대기업 CEO가 회사를 살리듯, 대구의 시장도 이제 도시를 경영해야 한다. 기업은 비전과 숫자, 실행력으로 움직인다.
도시도 다르지 않다. 예산과 행정 절차를 넘어, 산업 생태계를 설계하고 투자 유치를 이끌며 인재를 붙잡을 수 있는 현장형 경제 감각이 필요하다. 이것이 없다면 아무리 정치적 구호를 외쳐도 대구의 ‘꼴찌 경제’는 달라지지 않는다.
정치는 대구의 어려운 현실을 구할 수 없다. 오직 경제만이 대구를 살릴 수 있다. 따라서 차기 시장의 첫 번째 자격은 정치적 계산이 아니라 경제 실행력이다. 그는 정책을 발표하는 사람이 아니라 현장에서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사람이어야 한다.
대구 시장은 더 이상 ‘서울에서 내려온 손님’이 아니라, 대구 공기 속에서 숨 쉬며 장날의 시장을 걸어 시민의 눈빛을 읽을 사람이어야 한다.
이제 대구는 마지막 기회를 맞고 있다. 30년 정체를 끝낼 것인가, 또다시 정치 놀음의 무대로 전락할 것인가.
그 선택은 시민의 손에 달려 있다. 간보기 정치, 특권 정치, 방탄 정치는 이제 끝내야 한다. 대구 시장은 시민 삶을 숫자로 읽고, 도시를 기업처럼 경영하며, 시민의 호주머니를 풍성하게 할 경제통 시장이 돼야 한다.
눈치와 특권으로는 도시를 살릴 수 없다. 이제 대구는 정치보다 경제, 말보다 실행, 간보기보다 결단의 시대를 요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