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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용무(處容舞)는 궁중 무용으로 궁중의 연례에서 악귀를 몰아내고 평안을 기원하거나 음력 섣달 그믐날 악귀를 쫓는 의식인 나례(儺禮)에서 복을 구하며 춤을 추었다. 동해 용왕의 아들로 사람 형상을 한 처용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어 천연두를 옮기는 역신으로 부터 인간인 아내를 구해 냈다는 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처용무는 동서남북과 중앙을 상징하는 파란색, 검은색, 붉은색, 노란색, 흰색의 오색 의상을 입고 5명의 무동이 추는 춤이다. 그래서 오방처용무라고 불리기도 했다.
무용수들은 팥죽색에 치아가 하얀 신인 탈을 쓰고 납 구슬 목걸이에 주석 귀고리를 하고 검은색 사모를 쓴다. 사모 위에는 악귀를 몰아내고 상서로운 기운을 몰아내는 벽사진경(劈邪進慶)의 뜻을 담은 모란 2송이와 봉숭아 열매 7개를 꽂는다. 처용무는 호방하고 활기차다. 처용의 형상을 대문에 새기면 역신과 사귀를 물리친다는 민간 신앙이 전해져 왔다.
처용무는 1971년 중요 무형 문화제 제39호로 지정되었으며 2009년에 유네스코 세계 무형 문화 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사람 형상의 탈을 쓰고 춤을 추며 남자 무용수들이 연행하는 장엄하고 신비로운 춤이다.
삼국유사의 기록에 의하면 통일신라 말기(BC 57~AD 945 년) 헌강왕이 한반도의 남동쪽 울산시 개운포에 이러러 환궁 차비를 하는데 짙은 운무가 낀 하늘을 보고 일관이 이는 동해의 용이 부리는 조화라고 아뢰었다. 이에 왕이 근처에 용을 위한 절을 짓게 하자, 먹구름이 걷히고 동해 위로 용이 일곱 아들을 거느리고 솟아올라 춤을 추었다. 그 중 처용이라는 한 아들이 헌강왕을 따라 수도인 서라벌로 와서 아름다운 여인을 아내로 맞고 관직을 얻었다. 어느날 밤에 처용이 집으로 돌아와 보니 역신이 그의 아내를 범하려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에 처용이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자 역신이 모습을 나타내어 무릅을 꿇고 앉아 사과했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처용의 형상을 대문에 붙여 악귀를 몰아내고 상서로움을 맞아 들이게 됐다.
삼국유사에 있는 신라 향가 처용가를 보면 "서울 밝은 달에 밤들도록 노니다가 /들어와 자리를 보니 다리가 넷이어라 /둘은 내 해였고 둘은 뉘 해인고 /본디 내 해다마는 앗은 걸 어찌할꼬" 처용가의 마지막 구절인 '본디 내 것이지마는 빼앗긴 것을 이찌하리오' 에는 체념과 용서, 귀신에 대한 위협의 의미가 담겨 있다. 처용은 아내를 빼앗겼지만 분노하지 않고 노래와 춤으로 인간적 고뇌를 초월한 관용을 보였다. 이에 역신이 감복해 굴복을 했으며.악을 덕으로 이겼다
처용가와 처용의 형상은 악귀를 물리치는 주술과 부적이 됐다. 처용가는 신라 말기 사된 것을 물리치고 상서로움으로 나아가는 민속적 의미와 고려와 조선에 걸처 궁중 의례와 민속 무용, 가사로 전승되어 왔다. 전통문화의 상징적 작품이며 고유한 문화 유산이 됐다. 신라 시대의 향가인 처용가와 처용무가 탈 춤이 되어 궁중의 무용이 되고 민속 무용이 되어 전승되어 온 것은 그 문화제 속에 인류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귀중한 교훈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사랑과 용서가 어떤 힘 보다 더 강하다는 것이다. 처용의 분노를 초월한 관용의 노래와 춤이 역신이 무릅을 꿇도록 한 것이다. 그 당시는 이같은 처용의 행위가 악귀를 물리치는 주술이 되고 부적이 되었다. 분노와 폭력으로만 악을 처단하려는 지금의 우리에게 처용무는 전혀 다른 악을 이기는 전법이다. 오래 전에 우리 조상들은 싸우지 않고 적을 자연 굴복시키는 비결을 발명한 것이다. 처용가 속에 그같은 차원이 높고 깊은 교훈이 들어 있기 때문에 천년을 넘어 오늘까지 궁중과 민간의 노래와 무용이 되고 탈춤이 되어 전승되어 왔다.
세계는 국경선을 그어 놓고 이웃을 적대시하고 증오하며 지배하려고 전쟁을 벌리고 있다. 이 싸움에 동원된 수많은 젊은이 들이 피를 흘리며 죽고 있다. 국내에서도 서로 세력과 진영을 형성해 상대를 증오하고 너 죽이고 내 살자는 싸움을 하고 있다. 고도로 발달된 문명의 이기가 모두 상대와 싸워 이기기위한 무기로 사용되고 있다. 악을 덕으로 이기거나 죄를 사랑으로 물리치는 일은 없다. APEC을 전후해 천년 고도를 찾아 오는 세계인에게 처용가 처용무 탈춤은 고뇌하는 현대인에게 깊은 깨달음을 위해 치는 목탁이요, 울리는 종소리요, 부는 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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