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6-05-01 08:22:00

대구보건대 노종민 씨, 제53회 임상병리사 국가고시 ‘전국 수석’


황보문옥 기자 / 2234호입력 : 2026년 01월 10일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URL복사
↑↑ 대구보건대학교 노종민 씨가 제53회 임상병리사 국가고시 전국 수석을 차지한 후 학과 실습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구보건대 제공

대구보건대학교(총장 남성희) 임상병리학과 노종민(24)씨가 제53회 임상병리사 국가고시에서 전국 수석을 차지했다. 노 씨는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 발표한 이번 시험에서 280점 만점에 278점(99.3점)을 획득해, 전국 52개 대학에서 응시한 2945명 중 1위에 올랐다.

노 씨는 스스로를 “특별한 꿈을 품고 자란 사람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수석합격은 평범함이 어떻게 단단한 성취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중학교 졸업 후 그는 대학 진학 대신 취업을 목표로 특성화고에 진학했다. 전자기계 분야를 전공하며 성실함을 무기로 대기업과 공기업 취업을 준비했지만, 졸업을 앞두고 맞닥뜨린 코로나19는 계획을 흔들어 놓았다. 군 복무와 전역 이후에도 상황은 쉽게 나아지지 않았고, 그는 한동안 진로 앞에서 방황했다.

그때 부모의 한마디가 다시 걸음을 떼게 했다. “네가 진짜 하고 싶은 걸 찾아봐라” 노 씨는 무작정 대학에 진학하지 않았다. 인터넷을 통해 국내 대학 학과를 하나하나 살펴보며 스스로에게 맞는 전공을 탐색했다. 

여러 학교를 비교한 끝에 선택한 곳은 대구보건대 임상병리학과였다. 

1학년 과정은 쉽지 않았다. 해부학과 생리학 등 기초 이론은 생소했고 임상과의 연결도 선명하지 않았다. 전환점은 2학년 신산업반, 그중에서도 바이오 진단반에 지원하면서 찾아왔다. 분자생물학과 바이오진단기술학, PCR 실습 등을 통해 유전자의 미세한 변화가 진단과 치료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체감했다. 특히 자신의 혈액에서 DNA를 추출해 PCR과 전기영동까지 수행한 실습은, 교과서 속 이론을 실제 검사로 연결시킨 결정적 경험이었다. 

그가 꼽는 학교의 강점은 신산업 과정과 채혈양성반이다. 신산업 과정은 현장에서 활용되는 기술과 장비 중심의 수업으로 전공 이해를 넓혔고, 채혈양성반은 임상병리사로 필수 역량에 대한 두려움을 자신감으로 바꿔주었다. 반복 실습을 통해 그는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감각을 익혔다.

국가고시 준비 역시 기본으로 돌아가는 과정이었다. 3학년이 돼 기초 이론의 부족함을 자각한 그는 1·2학년 교재를 다시 정독하며 개념 간 연결에 집중했다. 교수진 특강과 튜터·튜티 활동, 모의고사와 기출문제 풀이를 병행하며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2학년 동계방학 실습에서 검사실을 순환하며 쌓은 경험은, 가장 어렵다고 여겨지는 3교시 실습 과목을 이해하는 데 힘이 됐다.

노 씨 관심은 분자진단 분야로 향해 있다. 그는 검사 과정의 표준화와 정확도 향상을 통해 효율적인 검사 운영에 기여하고, 분자진단이 임상 전반에 보다 널리 활용되는 데 일조하는 임상병리사이자 연구자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한다.

후배들에게 그는 성과보다 태도를 강조한다. “벼락치기보다 꾸준함, 암기보다 '왜'를 묻는 공부가 결국 남습니다”라며, 그가 늘 마음에 새긴다는 한 문장은 그의 시간을 설명한다.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 전체는 되는 대로” 방황의 시간은 그를 늦추지 않았다. 오히려 방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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