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안동역과 안동터미널은 탑승객으로 붐빈다. 그 행렬의 상당수는 수도권으로 향하는 지역민이다.
이는 단순한 이동의 풍경이 아니다. 인구는 물론 의료·교육 등 정주 여건 전반에서 수도권 일극 체제가 만들어낸 가슴 아픈 불균형의 단면이다.
특히, 안동을 비롯한 경상북도 북부지역은 초고령화로 인해 지역의 의료서비스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의 이탈과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중증환자와 치료가능환자 사망률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경북 북부 지역민에게 수도권으로 향하는 버스와 열차는 더 이상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다. 마지막 생존을 위한 보루다.
이 불균형을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가. 나는 기우제(祈雨祭)를 지내보기로 했다. 단비를 기다리는 농부의 마음으로.
국립 의과대학을 반드시 유치하여 미래가 보장되는 시민의 삶을 만들겠다는 다짐이었다.
2020년 코로나19 이후 의과대학 정원 확대 논의가 본격화되었다. 우리는 경북도청 신도시의 메디컬 콤플렉스 조성계획을 바탕으로 국립의과대학 유치를 강력히 주장했다.
의료계의 반발과 정책적 변화 속에서도 안동의 의지는 결코 꺾이지 않았다.
50만 안동인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함께 기우제를 지내는 것에 뜻을 모았다.
2022년 안동대학교(現 경국대학교) 국립의과대학 설립을 위한 서명운동을 시작하여 현재까지 2만 6천여 명이 함께 했다.
국립의과대학 유치를 위한 토론회와 국회 포럼, 범시민 궐기대회와 유치 홍보 퍼레이드까지, 1만여 명이 외침을 이어갔다.
안동시는 건립 타당성 연구를 통해 논리를 갖추고, 언론과 정부 관계자를 직접 만나며 유치의 필요성을 알려 왔다. 경상북도청, 보건복지부, 국회의장, 대통령까지 건의문을 전달했다.
기우제를 지내면 반드시 비가 온다.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기 때문이다.
우리의 정성이 통했을까. 지난 2월 10일, 안동시민의 염원이 담긴 3만 6천 번의 외침에 보건복지부는 의과대학 증원과 더불어 공공의대 및 지역의대 신설을 통한 인력 양성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안동의 염원이 하늘에 닿아 단비가 내리기 직전의 천둥소리와도 같았다.
이번 결정으로 경북 북부권의 건강권 보장, 의료 불균형 해소, 지역인재를 활용한 의료인력의 안정적 수급 등 국가균형발전에 새로운 국면이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
안동에 국립의과대학을 유치하고, 이를 초석으로 상급종합병원 건립을 추진하여 지역 필수 의료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나아가 바이오·백신 산업과 연계해 국가 감염병 대응체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도 함께 도모해야 한다.
철도와 도로 등 교통망 확충을 통해 지역 간 접근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풍부한 관광자원을 활용한 치유관광산업 육성 역시 차분히 준비해 나가야 한다.
비는 결국 준비한 땅에 내린다.
우리는 이미 안동 바이오생명 국가산업단지 유치를 통해, 간절한 기우제가 단비를 불러온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안동은 기다림이 아니라 언제나 행동으로 증명해 왔다. 국립의과대학 유치를 위해 우리는 계속 기우제를 지낼 것이다.
안동의 하늘 아래, 땅 위에 축복의 단비가 내리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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