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6-04-21 21:34:25

'녹명' 사슴 울음소리 듣고 싶다

미디어발행인협 회장‧언론학박사 이동한
김경태 기자 / 2269호입력 : 2026년 03월 10일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URL복사

녹명(鹿鳴)은 ‘사슴이 운다’는 뜻이다. 이 말은 단순히 자연 속에서 들리는 동물의 울음소리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녹명은 오래된 동양 고전 속에서 인간 사회의 바람직한 공동체의 정신을 상징하는 말로 전해 왔다. 그 어원은 중국의 고대 시가집인 시경 가운데 '소아(小雅)'편에 실린 ‘녹명’이라는 시에서 비롯된다.

이 시의 첫 구절은 “녹명식식(鹿鳴食食) 야지호빈(野之蒿蘋)”이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들판에서 사슴들이 서로 울음소리를 내며 풀을 뜯는 평화로운 장면을 노래한 것이다. 사슴은 먹이를 찾기위해 무리를 이루며 먹이가 생기면 서로를 부르며 함께 움직이는 습성이 있다. 즉 사슴이 서로 부르는 울음소리는 이웃을 부르는 소리다. 인간이 사회 생활을 하면서 이웃과 친구를 초대하여 함께 기쁨을 나누는 소리로 비유되었다.

옛날에는 덕 있는 사람이나 인재를 초청해 잔치를 베풀 때 ‘녹명’의 노래를 불렀고, 과거에 급제한 사람들을 축하하는 잔치를 ‘녹명연(鹿鳴宴)’이라 부르기도 했다. 이는 단순한 연회가 아니라 인재를 존중하고 서로를 예로 대하는 공동체 정신을 상징하는 의식이었다. 녹명은 결국 “함께 부르고 함께 나누는 사회”라는 의미를 담은 상징적 언어였던 셈이다.

오늘의 현실을 돌아보면 녹명의 정신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 너무 많다. 사회 곳곳에서 이해 관계가 충돌하고, 개인과 집단의 이기주의가 심화되면서 갈등과 분쟁이 끊이지 않는다. 서로 협력해야 할 사람들이 경쟁과 대립 속에서 등을 돌리고, 공동체의 이익보다 개인의 이익을 내세우면 싸우고 있다. 이러한 갈등은 때로는 극단적인 대립과 파괴적인 참상을 초래하게 된다.

동양 고전에서는 이러한 비극적 상황을 ‘살타아생(殺他我生)’이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한다. 남을 죽이고 내가 산다는 뜻으로, 서로를 제거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극단적인 경쟁의 논리를 말한다. 오늘날의 사회적 갈등과 분쟁 역시 이러한 사고방식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인간 사회가 약육강식의 동물 세계와 다름 없는 경쟁과 살육이 자행되고 있다. 그러나 인간 사회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살타아생’의 논리가 아닌 ‘위타공생(爲他共生)’의 원리가 필요하다.

사슴이 먹이를 함께 먹기 위해 친구를 부르는 울음소리를 낸다는 녹명의 교훈은 감동적이다. 오늘의 우리가 우리를 다시 돌아보게 하는 뜻깊은 명언이다. 사슴의 울음은 싸움을 부르는 소리가 아닌 서로를 부르는 소리이다. 함께 모여 먹이를 나누고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신호이다. 이 단순한 자연의 현상 속에는 인간 사회가 지향해야 할 깊은 지혜가 담겨 있다. 공동체는 경쟁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서로를 부르고 인정하며 함께 살아가려는 상생의 마음이 있을 때 비로소 건강한 사회가 만들어진다.

녹명의 울음은 결국 화합의 소리이며 공존의 메시지이다. 서로를 적으로 규정하고 배제하는 사회는 오래 지속될 수 없다. 오히려 서로를 불러 모으고 지혜를 나누며 공동의 미래를 함께 모색할 때 사회는 더 큰 힘을 얻고 번영하게 된다.

사슴이 들판에서 서로를 부르며 울던 그 오래된 자연의 소리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의미 있는 상징으로 남아 있다.

녹명의 울음이 들려주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함께 부르고 함께 살아가자는 것이다. 그것이 이기주의에 빠진 분쟁과 살육의 시대를 넘어 공동체의 극락을 여는 길이다. 사슴이 먹을 것을 놓고 친구를 부르는 울음 소리가 이 시대에 필요하다. 내가 먼저 녹명 소리를 내고 볼 일이다.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URL복사
사람들
김천 감문 새마을남녀협의회가 21일 새마을 회원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봄꽃 심기 행 
울진 북면이 지난 19일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대상으로 이미용 봉사활동을 실시했다. 
후포면사무소 2층 회의실에서 지난 19일, KB증권과 (사)열린의사회가 주관한 ‘행복뚝딱 
한국농어촌공사 경주지사는 21일 경주시 안강읍 두류리 소재 방울토마토 농가를 방문해 ‘행 
경주 동천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2026년 주거환경개선사업의 일환으로 \'든든하우스 지원 
대학/교육
대구동부교육지원청, 신규 및 저연차 공무원 역량강화 연수  
청도영재교육원, ‘2026학년도 영재교육원 개강식’  
대구한의대, 영덕 실버복지관과 '글로컬 3.0 대학'지역혁신 선도  
영진전문대-경북휴먼테크고, 일학습병행 협약 체결  
대구 교육청, 성인문해학습자 '실생활 맞춤형 디지털 문해교육'  
대구보건대, 국제·국내 초음파 자격시험 13건 취득  
대구보건대, 국제협력 선도대학 육성 지원사업 단계평가 연속 ‘A등급’  
청도 풍각초, '1학기 현장체험학습’ 활동  
대구서부교육청, 신규공무원 현장 밀착형 멘토링 및 인사상담  
국립경국대·한국사회복지행정학회, 고령친화대학 논의 본격화  
칼럼
현대 여성의 삶은 치열하다. 직장 업무와 가사, 육아를 병행하다 보면 자신의 건강 
이 책이 따뜻한 이유는 죽음을 이야기하면서도 결국 삶을 다루기 때문인 것 같다.  
중동 전쟁은 단순한 지역 분쟁이 아니라 역사, 종교, 자원, 강대국 이해관계가 중 
2026년 5월 1일은 노동절로 바뀌어 근로기준법의 근로자가 아닌 노동자로 공무원 
복차지계(覆車之戒)는 앞의 수레가 뒤집히는 모습을 보고 뒤의 수레가 미리 경계한다 
대학/교육
대구동부교육지원청, 신규 및 저연차 공무원 역량강화 연수  
청도영재교육원, ‘2026학년도 영재교육원 개강식’  
대구한의대, 영덕 실버복지관과 '글로컬 3.0 대학'지역혁신 선도  
영진전문대-경북휴먼테크고, 일학습병행 협약 체결  
대구 교육청, 성인문해학습자 '실생활 맞춤형 디지털 문해교육'  
대구보건대, 국제·국내 초음파 자격시험 13건 취득  
대구보건대, 국제협력 선도대학 육성 지원사업 단계평가 연속 ‘A등급’  
청도 풍각초, '1학기 현장체험학습’ 활동  
대구서부교육청, 신규공무원 현장 밀착형 멘토링 및 인사상담  
국립경국대·한국사회복지행정학회, 고령친화대학 논의 본격화  
제호 : 세명일보 / 주소: 경상북도 안동시 안기동 223-59 (마지락길 3) / 대표전화 : 054-901-2000 / 팩스 : 054-901-3535
등록번호 : 경북 아00402 / 등록일 : 2016년 6월 22일 / 발행인·편집인 : 김창원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창원 / mail : smnews123@hanmail.net
세명일보 모든 콘텐츠(기사, 사진, 영상)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세명일보 All Rights Reserved. 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수합니.